대한민국의 미래, 불확실성에 맞서는 20대 창업가의 목소리를 담다
이원재, 정재민 기자 승인 2026.11.02 13 718호

 지난 10월 28일(수) 강남구 코엑스에서 ‘2026 정주영 창업경진대회’가 개최됐다. 이번 대회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초대 회장의 기업가정신을 계승하고 새로운 창업가를 발굴하기 위해 마련됐다. 비기너 부문 20대 창업가들은 저마다 다른 아이디어를 성공적으로 선보였다.



 그러나 대회에서 선보인 창업 아이디어와 매출 성과 이면에는 20대 청년 창업가 대다수가 겪는 어려움이 있었다. 사업 경력과 경험 부족으로 인한 고객과의 초기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것의 어려움과 성공에 대한 불확실성은 창업을 이어가는 데 걸림돌이 됐다. 본지는 비기너 부문 20대 창업가들에게 창업을 선택한 계기부터 고객의 신뢰를 얻기까지, 창업 과정에서 마주한 어려움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 들어봤다.



 





▲ 삼성 코엑스에서 개최된 2026 정주영 창업경진대회의 발표 무대


 





창업에 뛰어든 20대들, 각자 다른 출발점


 

 비기너 부문의 창업가들이 창업을 택한 이유는 각자 달랐다. 농산물 유통 AI 솔루션을 제공하는 홍다오 타로랩스 대표는 특별한 계기가 아닌, 급변하는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으로 창업을 택했다. 홍 대표는 군 전역 후 AI의 발전으로 기존에 재학 중이던 컴퓨터공학과 관련 취업시장이 흔들리는 모습에 위기감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를 계기로 자신만의 강점을 고민했고, 한일 이중국적이라는 자신의 배경과 농업에 종사하는 가족의 경험이 기존 일본 농산물 유통시장의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는 데 경쟁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홍 대표는 이를 자신만의 생존 전략으로 삼아, 유통 AI 솔루션을 제공하는 창업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박이철 더블제로 대표는 “돈을 좇기보다 일 자체에서 재미를 느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며 사업을 확장해 왔다. 박 대표는 영화·드라마 보조출연 아르바이트를 통해 현장의 비효율적인 인력 관리 방식을 발견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디지털 서비스 ‘캐스팅’을 개발했다. 이후 기존 영상 제작 소프트웨어가 창작자의 의도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현직자들의 요구에 주목해 AI 기반 영상 편집·생성 플랫폼 ‘쇼티’를 연달아 선보였다. 박 대표는 “창업은 오래 버티며 실패하지 않는 싸움이다. 돈만 좇다 보면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포기하기 쉽다”며 예비 창업가들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도전하는 것이 후회를 줄이고, 그 과정에서 성취감과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경험의 한계를 넘어, 고객의 신뢰를 얻기까지


 

 우수한 제품을 개발했다고 해서 반드시 매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만큼이나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는 일도 중요하다. 그러나 20대 창업가는 오랜 기간 사업을 운영해 온 기업에 비해 업계 인지도와 거래 실적이 부족한 만큼, 고객에게 제품의 경쟁력을 입증하고 설득해내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농산물 유통업에 뛰어든 홍 대표 역시 사업 초기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 직접 현장을 찾고는 했다. 홍 대표는 “농산물 유통 사업이 주로 지방을 중심으로 전개되다 보니, 청년들의 외면을 받는 경향이 있다”며 20대 창업가가 현장에서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열정을 보여주는 것이 신뢰 형성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처음부터 영업을 목적으로 접근하기보다 대학생이라는 신분을 활용해 업계 관계자들에게 가치사슬(밸류체인)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방식이 고객 전환율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라며 자신만의 영업 노하우를 전했다. 홍 대표는 이러한 현장 소통과 함께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부족한 영업 경험을 보완했다며 기존 인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반면 AI 에이전트 보안 플랫폼을 개발하는 이학성 루타일 대표는 새로운 인적 네트워크를 직접 구축하는 데 주력했다. 이 대표는 학술대회에서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콜드메일*을 보내거나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보안 콘퍼런스를 찾아 질문을 건네는 등 업계 관계자들과의 접점을 넓혀 나갔다. 이 대표는 이 과정에서 보여준 진정성과 열정이 관계자들의 신뢰를 얻고, 새로운 인맥을 소개받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인적 네트워크 구축과 함께 고객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하고 개발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쟁사들이 AI 안전성 강화에 초점을 맞출 때, 루타일은 고객이 필요로 하는 AI 권한 제어와 성능에 주목했기에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박 대표는 첫 고객 확보가 이후 고객과의 신뢰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초기 고객과의 거래 경험이 새로운 고객을 설득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된다”며 사업 초기에는 무엇보다 첫 고객을 확보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한 시장 진입 전략으로 “대기업이 조직 규모에 따른 위험 부담으로 쉽게 진출하지 못하는 틈새시장을 공략 해야한다”며 점진적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20대 창업의 또 다른 벽, 불확실성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뿐만 아니라 창업의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불확실성 역시 20대 창업가들이 마주하는 과제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미취업 청년 창업 실태 및 촉진 요인 조사’에 따르면, 청년들의 50%는 창업을 택하지 않는 이유로 ‘실패 위험에 대한 부담’을 꼽았다. 창업에 투입해야 하는 시간과 비용 역시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 대표도 “사실 걱정이 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 많은 창업가가 공통으로 느끼지만 잘 이야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걱정이 오히려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동기가 된다”며 창업 과정에서 불안감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더불어 창업이 뜻대로 풀리지 않아 다시 취업에 도전하더라도, 창업 과정에서 쌓은 경험이 실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홍 대표는 불확실성을 이유로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지 않는 태도에 대해 경고했다. 홍 대표는 “20년 후의 미래를 보면 우울해지는 것 같다. 무력감을 느끼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눈 앞에 일을 어떻게 해쳐나갈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더불어 홍 대표는 “앞으로 창업을 준비하려는 사람은 기존의 성공 방정식을 좇기보단,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야 한다. 급변하는 환경에 살아남기 위해서 자신의 강점을 분석해 경쟁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 역시 불확실한 미래를 걱정하기보다 도전에 나서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20대라는 나이가 오히려 과감한 도전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이라고 봤다. 이미 쌓아온 경력이나 부양해야 할 가족 등 상대적으로 고려해야 할 조건이 적어 창업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재밌고 좋아하는 일은 오래 할 수 있다”며 창업은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도전을 권했다.


 



▲ 전시현 동문이 정주영 창업경진대회에 참가한 에이올로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창업대회를 빛내는 우리대학 학우들


 

 우리대학 학우들도 많은 어려움을 극복해가며 창업의 꿈을 펼치고 있다. 졸업 후 스타트업 전선에 뛰어든 우리대학 동문 전시현 씨(산정시·21)와 휴학 후 창업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김현수(기자차·22) 핀타 대표에게 20대 창업에 관해 자세히 들어 볼 수 있었다.




 전시현 씨는 정주영 창업경진대회에 참가한 AI 마케팅 스타트업 ‘에이올로’의 팀원으로 지난 7월에 합류해 AI 개발을 맡고 있다. 전 씨에게 창업 전선에 뛰어들게 된 계기를 묻자 “학부 때 대학교 교육과정을 주어진 대로만 따라가다 보니 회의감이 들었다. 한계를 느끼더라도 20대에 창업에 도전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며 “유능한 사람들이 창업하는 것을 많이 봤기에 창업이 정답임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전 씨는 창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에게 집에서 혼자 조사를 하기보단, 직접 현장에 나가서 부딪히길 권장했다. 현직자 인터뷰, 답사 등 현장 조사를 거치며 자신에게 끊임없이 되묻는 과정을 통해 부족한 점을 채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창업이 실패하더라도 시간은 경험으로라도 남게 되지만, 빚을 진 상황이라면 매우 막막하다”며 무리한 빚을 지기보단, 정부지원금이나 자신의 자본으로 창업하길 당부했다. 이어 전 씨는 “현재 창업은 ‘완벽한 제품’보단 ‘창업자’ 자신을 팔려고 해야 한다”며 20대 창업가는 신뢰를 쌓기 위해 이력을 채워 전문성을 길러야 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전 씨는 “타인의 기준에 맞춰 살면 나 자신은 그대로여도 불행해질 수 있다. 따라서 내 가치관에 맞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창업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 것 같다”며 창업을 꿈꾸는 학우들을 격려했다.

 





▲ 부산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부산광역시장상을 수상한 김현수 핀타 대표




 

 김 대표는 청년 세대의 주거 문제와 어르신의 재정·고립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시니어 홈쉐어 서비스 ‘홈투게더’를 운영 중이다. 김 대표는 지난 10월 9일(금) ‘부산 창업 아이디어 경진 대회’에서 전국 342팀을 제치고 대상의 자리에 올랐다. 더불어 전국 100명만을 선정하는 모두의 창업 3라운드에 진출했다.




 김 대표의 창업은 현장에서 부딪히며 시작됐다. 홈투게더는 빈방을 지닌 어르신과 주거 환경이 마땅치 않은 청년을 연결하는 서비스다. 따라서 빈방을 지닌 어르신을 찾기 위해 직접 인근 경로당을 다니며 어르신의 목소리를 듣고 고객을 확보했다. 김 대표는 “현장에서 뛰어다닌 경험이 있기에 지금의 홈투게더가 있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20대 창업의 현실에 관해 묻자 김 대표는 “기관 같은 경우는 대학생 창업가라는 이유로 불신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젊다는 사실은 무기가 될 수도 있다”며 “대학생이기에 주변에서 먼저 도움을 주고, 호의적으로 대해 주는 경우가 꽤 있다”고 전했다.




 또한 김 대표는 대학생이기에 활용할 수 있는 학내 인프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멘토링, 사업화 자금 지원, 전문가 연결 등 우리대학 창업지원단의 지원이 이번 부산 창업 아이디어 경진 대회 대상의 밑거름이 됐다”며 우리 대학 학우들도 창업지원단 지원을 활용하길 권장했다.


 

 점점 문턱이 낮아지는 창업의 기회


 

 현재 20대 청년들은 불확실성과 부족한 여건에도 창업에 도전하고 있다. 이 대표는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그만큼 선택의 폭도 넓어지고 있다. 따라서 리스크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기에 미래에 대해 큰 걱정을 하지 않고, 도전했으면 좋겠다”며 젊은 창업가들과 도전하는 이들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콜드메일: 사전에 아무런 교류나 동의가 없던 상대에게 영업, 파트너십, 취업 기회 등을 얻기 위해 보내는 첫 이메일


 

이원재 기자

skyleo03@seoultech.ac.kr

정재민 수습기자

jaemin439@seoultech.ac.kr


0개의 댓글
댓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