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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문학 평론_인식의 직선과 곡선의 교점은 사랑의 점
기사 승인 2021-12-05 19  |  653호 ㅣ 조회수 : 450

인식의 직선과 곡선의 교점은 사랑의 점



17101741 김정빈



 



  가능은 질문의 중앙이며 불가능은 질문의 주변이다. 질문은 문제에 대한 답을 얻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전제를 포함한다. 이 때, 방향으로써의 질문은 중앙과 주변이라는 두 가지의 상태로 존재한다. 질문의 중앙은 살아있음을 뜻한다. 살아있다는 것은 운동성을 내포하며 이는 시간에 종속되어 변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질문의 주변은 죽어있음을 뜻한다. 죽어있다는 것은 정지성을 내포하며 이는 시간으로부터 독립되어 불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러한 서로의 모순의 상태가 서로를 창조해낸다는 것에 주목해야한다. 왜냐하면, 살아있음과 죽어있음은 상대적인 속성으로 서로를 존재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살아야만 죽어있음이 창조되고 죽어야만 살아있음이 창조되는 것이다. 이는 확률로써의 가능에 대해서는 질문이 살고 결정으로써의 불가능에 대해서는 질문이 죽는 것이 가능이 불가능을 낳고 불가능이 가능을 낳는 역설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존재하지 않을 것 같기에 거짓같은 모순은 존재하며 이로부터 비롯되는 역설이 진실이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현재는 기쁘지 않더라도 미래는 반드시 기쁠 것이라는 가능성을 믿는 경향이 있다. 미래의 기쁨의 가능마저도 믿지 않으면 현재가 슬플 때 고난을 이겨낼 수 있는 동력의 근거가 상실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에 미래가 기쁘지 않다는 것, 다시 말해 미래의 기쁨이 불가능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슬픈 미래를 알게 된 현재는 고난을 이겨낼 수 있는 동력이 상실되는 포기의 상태로 접어들어서 기쁘지 않게 될 것이라고 흔히들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미래가 슬프다는 것을 알더라도 이를 알게 된 현재가 반드시 기쁘지 않다는 확실한 인과관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미래의 슬픔을 알게되는 것이 현재의 기쁨을 더욱더 소중하게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시간과 관련된 모순과 역설에 대해 탐구하는 작품이 영화 ‘컨택트(2016)’와 그 원작인 ‘당신 인생의 이야기(2016)’이다.



  영화 ‘컨택트(2016)’와 그 원작인 ‘당신 인생의 이야기(2016)’에서는 인간으로써는 외계인인 헵타포드의 체경들이 지구에 도착하여서 사람들이 혼란에 싸인 상황으로 시작된다. 여기서 시간에 대한 대비적인 인식 구조를 취하는 두 존재로써 루이스와 헵타포드가 등장한다. 루이스가 지닌 인간의 시간 인식 구조는 직선이다. 이러한 인식 구조는 시간이라는 순서에 종속되어서 흐르고 부분적인 것만을 파악할 수 있기에 인과론적인 사고 체계를 구축하게 된다. 그래서 이러한 인식 구조를 지닌 루이스는 언제나 과정에 속해있다. 이는 살아있는 운동성이 내재해있으며 시간의 흐름에 맞추어서 변화하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루이스는 헵타포드와 소통으로 인해 얻은 정보를 인과적 관계에 기초하여 해석하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루이스의 질문은 가능을 향하기에 중앙에 있다. 반면, 헵타포드가 지닌 외계인의 시간 인식 구조는 곡선이다. 이러한 인식 구조는 시간이라는 순서에 독립되어서 정지하고 전체적인 것을 파악할 수 있기에 목적론적인 사고 체계를 구축하게 된다. 그래서 이러한 인식 구조를 지닌 헵타포드는 언제나 결과에 속해있다. 이는 죽어있는 불변성이 내재해있으며 시간의 흐름에 맞추지 않고 불변하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헵타포드가 루이스와의 소통에서 하는 행위들은 목적론적 관계에 기초하여 시행하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헵타포드의 질문은 불가능을 향하기에 주변에 있다.



  ‘동일한 시간에 대해서 대비되는 두 인식 구조가 존재한다.’ 이러한 문장에 대해 기존의 사고는 이 문장은 모순이기에 이를 부정하는 관점을 취할 것이다. 이러한 모순은 원작인 ‘당신 인생의 이야기’에서 ‘세월의 책’이라는 예시를 통해 구체적으로 제시된다. ‘세월의 책’은 과거와 미래에 걸친 모든 사건을 연대순으로 기록한 책이다. 이 앞에 서 있는 어떤 사람은 자기 인생의 사건들 중에 특정한 날에 당첨될 경주마에 대한 정보가 기록되어 있어서 그 경주마에게 100달러를 걸면 20배에 해당하는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청개구리 같은 성격의 소유자여서 경마에 돈을 걸지 않기로 한다. 이 때, 모순이 발생한다. ‘세월의 책’은 실제 미래에 관한 지식을 제공받는다는 전제에 입각해 있기 때문에 틀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지만 위의 어떤 사람의 예시에서는 틀리게 되는 일이 발생하게 된다. 그렇다면 ‘세월의 책’은 옳다는 것과 당사자는 ‘세월의 책’과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양립시킬 수 있을까? 이 문단의 첫 문장을 부정하는 관점에서는 두 사실이 서로 대비되는 모순이기 때문에 양립할 수 없다는 대답을 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동일한 내용에 대해서 이를 접근하는 단일한 형식만이 존재한다는 전제에 입각해 있다. 그래서 ‘세월의 책’이 옳거나 아니면 틀리다는 대답 중 하나만을 선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볼 것이다.



  하지만 동일한 내용에 대해서 이를 접근하는 단일한 형식만이 존재한다는 전제가 맞지 않다면 모순을 부정하는 관점은 부정된다. 모순을 부정하는 관점의 전제를 부정하는 근거는 착시 현상 그림을 통해 제시할 수 있다. 관찰자들은 착시 현상 그림의 동일한 대상에서 고개를 돌린 우아한 젊은 여인의 모습을 볼 수도 있고 고개를 푹 숙인 노파의 모습을 볼 수도 있다. 이 때, 젊은 여인의 모습과 노파의 모습 중 하나의 모습만이 타당하는 주장은 옳지 않다. 두 모습은 하나의 대상에서 파생되는 다른 맥락에서 존재하는 것이기에 두 모습 다 동등하게 타당한 것이다. 두 모습을 동시에 볼 수는 없지만 두 모습은 동시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를 세상의 사건들에 대한 해석으로도 확장해서 생각해볼 수 있다. 특정한 하나의 사건에 대해서 사람들은 각각 다른 생각을 지닌다. 이는 하나의 객관적으로 보이는 사건이더라도 둘 이상의 주관적 관점들로 인식되면 각각의 맥락에서 다른 생각들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에 근거하면 ‘세월의 책’은 옳다는 것과 틀리다는 것이 양립할 수 있다. ‘세월의 책’을 읽고 미래를 알게 된 현재의 어떤 사람은 미래에 관해 얘기하지 않으며 결코 미래에 반하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가 미래를 안다는 사실을 결코 인정하기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그는 현재의 맥락과 미래의 맥락이 각각 존재한다는 것을 파악하기에 현재의 맥락만으로 미래를 함부로 안다고 판단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미래의 맥락에서는 ‘세월의 책’은 옳은 것이 되고 동시에 현재의 맥락에서는 ‘세월의 책’은 틀린 것이 되는 것이다. 이는 또한 시간에 대해 대비되는 인식 구조에 적용해서 생각할 수 있다. 인간인 루이스가 지닌 자유의 의지는 인과론적 인식의 맥락에서는 완벽한 현실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외계인인 헵타포드가 지닌 결정의 목적론적 인식의 맥락에서는 완벽한 현실이다. 맥락이 서로 다를 뿐이고 각각의 다른 맥락은 서로를 강제하지 못한다. 그리고 어느 쪽이 다른 쪽보다 더 타당하거나 덜 타당하다는 우열을 가릴 수도 없다. 양쪽은 서로 다르기 때문에 모두 동등하게 타당할 뿐이다. 하나의 내용를 해석하는 양의적인 형식이 존재하는 것이다.



  루이스는 헵타포드와의 소통을 통해 그들의 목적론적 형식을 해석하면서 그들의 맥락을 이해하고 더 나아가서 그들처럼 미래를 예지하는 인식 구조로 변화하면서 인과론적 인식 구조와 목적론적 인식 구조를 동시에 품도록 변화하게 된다. 그래서 그녀는 과거에 죽은 그녀의 딸인 한나가 인과록적 인식 구조의 맥락에서는 존재하지 않지만 목적론적 인식 구조의 맥락에서는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헵타포드와 소통하지 않아서 이를 이해하지 못한 루이스 이외의 사람들은 헵타포드의 맥락을 부정하며 자신들의 맥락만을 타당한 것으로 간주한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들과 다른 헵타포드의 존재를 틀린 것으로 규정하며 헵타포드의 행위들을 자신들의 맥락 안에서만 과도하게 해석하여 결국 헵타포드를 적대적으로 규정하기에 이른다. 이러한 상황이 극단으로 치닫자 영화 ‘컨택트’에서는 중국 군대의 최고 통치자인 샹 장군이 헵타포드와의 전쟁을 벌이기 일보직전까지 치닫는다. 하지만 목적론적 인식 구조를 통해 샹 장군의 아내의 유언을 알게 된 루이스는 샹 장군에게 통화를 하고 그에게 그의 아내의 유언을 들려주고 그가 저쟁을 벌이지 못하게 만든다. 헵타포드의 맥락을 틀린 것으로 규정한 샹 장군이 그들의 맥락은 단지 다른 뿐이라는 것을 루이스가 이해시켜준 것이다. 이렇게 서로의 다른 맥락을 인정하자 루이스에게 목적론적 인식 구조라는 선물을 준 헵타포드는 인간과의 전쟁을 벌이지 않고 평화롭게 지구를 떠난다. 그 후 헵타포드를 같이 조사했던 물리학자 게리와 결혼하여 그녀의 딸인 한나를 낳게 된다. 한나는 인과론적 인식과 목적론적 인식이 공존하는 모순을 근간으로 탄생한 존재인 것이다. 루이스는 양의적인 인식 구조로 인해 한나의 탄생과 죽음을 동시에 관찰하게 되지만 도리어 이러한 역설적 상황이 딸에 대한 그녀의 사랑을 극대화시킨다. 딸의 존재가 부재로 이어지고 딸의 부재가 존재로 이어지는 것을 양의적 인식 구조를 통해 체험한 것이 루이스에게 딸의 소중함과 간절함을 극한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인식의 직선과 인식의 곡선은 사랑이라는 점에서 교점을 맺게되는 것이다.



  기존의 사고는 논리만을 타당한 것으로 간주했고 그와 반대인 모순을 타당하지 않은 것으로 규정하였다. 하지만 논리와 반대인 모순은 오히려 반대라는 특성으로 인해 사고의 폭을 넓혀준다는 진실이 무시되어 왔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다시 말해, 논리가 빛의 세계만을 인식하였다면 모순은 어둠의 세계도 인식하게 해준다. 이러한 루이스가 지닌 양의적인 사고 방식은 다른 맥락들이 서로 공존하는 역설을 통해 조화를 이루며 인간을 살리면서 죽이고 죽이면서 살리는 성장과 그 속에 깃든 감정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이러한 역설의 근본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이 ‘시간’이며 이러한 진실을 영화 ‘컨택트’와 그 원작인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통해 체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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