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달면 DM으로 알려드려요”, 정보 없는 외부 유도형 콘텐츠
곽보림 기자 승인 2026.05.09 10 713호

 최근 인스타그램 릴스에서 핵심 정보를 영상 밖으로 빼내 다이렉트 메시지(이하 DM)를 통해 전달하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일례로 성형 후기를 이야기하다 끝에 “제가 수술한 병원이 궁금하시면 팔로우 후 댓글 남겨주세요. DM으로 정보 발송해 드립니다” 라고 말하는 방식이 있다. 이러한 외부 유도형 콘텐츠는 인스타그램 릴스를 중심으로 △화장품 △패션 △성형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영상 안에는 시술명도, 병원 정보도 없다. 핵심 정보는 댓글을 달아야만 얻을 수 있다. 영상 자체는 개인의 경험담이나 일상 공유처럼 보이지만, 특정 병원이나 시술 안내로 이어지는 경우 광고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이 방식이 단순한 콘텐츠 전략인지, 아니면 광고 규제의 사각지대를 이용하는 것인지를 두고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 댓글을 달아 DM을 통해 정보를 전달받는 모습

 

 인플루언서가 이 방식을 선택하는 이유


 

 콘텐츠 제작자로서 이 방식을 택하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서 ‘얌슈’로 활동 중인 박연수 씨는 “다른 인플루언서의 콘텐츠를 보다가 DM을 받은 뒤, 단순히 팔로우를 취소하기보다 추가 정보가 궁금해져 팔로우를 유지한 경험이 여러 번 있었다”며 “그 경험을 바탕으로 같은 방식을 적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영상 안에 정보를 직접 담지 않는 이유로는 형식적 한계를 언급했다. 박 씨는 “짧고 빠르게 소비되는 릴스 형식에서는 링크나 이미지 전달에 한계가 있어, DM을 통해 더욱더 구체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방식은 수치로도 확인됐다. 박 씨는 “반응이 좋은 릴스의 경우 평소 대비 팔로워 유입이 약 100배 가까이 증가한 사례도 있었다”고 전했다.


 

 외부 유도형 콘텐츠, 우리대학 학생들의 경험과 반응


 

 영상 밖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외부 유도형 정보성 콘텐츠는 우리대학 학생들에게도 익숙하다. 박민주 씨(건축·26)는 “다섯 번에 한 번은 이런 내용이라 쉽게 접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서영 씨(문창·26) 역시 “릴스를 볼 때마다 한 번씩은 꼭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이 접한 분야도 △화장품 △패션 △성형 △대학 입시 △장학금 등으로 다양했다.



 실제로 댓글을 달아 DM으로 정보를 받아본 경험도 있었다. 김민서 씨(건축·26)는 “진학사 활용법이나 스나이핑* 방법 같은 입시 정보가 궁금해 댓글을 달았지만, 막상 받아보니 누구나 알 법한 이야기에 그쳐 실망했다”고 밝혔다.



 같은 콘텐츠를 보면서도 광고로 받아들이는 정도는 사람마다 달랐다. 박 씨는 “뷰티나 패션 분야는 전부 광고라고 느껴졌다”고 한 반면, 이 씨는 “광고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단순 추천이라고 여겼다"고 말했다.



 불편함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김 씨는 “바로 알려주지 않고 한 번 더 과정을 거치게 되면 오히려 제품에 대한 호기심이 사라지고 거부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 씨는 다른 각도에서 우려를 표했다. “만약 이 콘텐츠가 광고였다면, 광고인 줄 모르고 정보를 받은 소비자는 결국 속고 제품을 사는 것”이라며 투명한 정보 제공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규제 범위의 부재


 

 외부 이동 유도형 정보성 콘텐츠를 둘러싼 법적 논의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현행 규제가 이런 형태의 SNS와 영상 콘텐츠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의료법 제57조 제1항에 따르면 의료광고를 할 경우 사전 심의를 받도록 하고 있고, 표시광고법 제3조에서는 소비자를 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는 광고를 금지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현행 규제는 공개된 콘텐츠를 전제로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영상 안에 병원명이나 시술 정보가 직접 드러나지 않으면 심의 대상으로 보기 어렵고, DM이나 댓글을 통해 전달되는 정보가 법적으로 광고에 해당하는지를 두고도 해석이 엇갈린다. 콘텐츠를 올린 제작자, 광고를 의뢰한 업체, 유통 창구인 플랫폼 중 책임을 져야 하는 대상이 누군지도 현행법으로는 명확히 가리기 어렵다. 보건복지부 질의응답에 따르면 개인이 자발적으로 올린 시술 후기를 일률적으로 의료 광고로 보기는 어렵다는 견해다. 다만 병원과 사전 약속하에 게시된 내용이거나 병원이 유도한 정보라면 의료광고에 해당할 수 있으며, 비공개 댓글이나 쪽지를 통해 특정 의료기관으로 진료를 유도하는 측면이 있다면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대가를 받고 병원을 안내했다면 의료법 제27조 제3항의 유인과 알선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도 명시했다.


 

 숏폼 플랫폼 속 정보와 광고, 불분명한 경계


 

 문제의 핵심은 콘텐츠의 형식이 광고임을 가리는 구조에 있다. 영상 자체는 시술 후기나 일상 공유처럼 보이지만, 실제 안내는 댓글이나 DM으로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어떤 정보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되는지는 외부에서 추적할 수 없고, 플랫폼 역시 이 흐름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거나 제재할 수단을 갖추지 못한 상태다. 규제가 공개된 콘텐츠를 기준으로 설계된 이상, 핵심 정보가 비공개 채널로 빠져나가는 방식은 심의 망 바깥에 놓인다.



 콘텐츠 형식이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규제는 여전히 공개된 콘텐츠를 기준으로 설계돼 있다. 그러나 광고는 이미 보이지 않는 곳으로 옮겨갔다. 영상 밖에서 이뤄지는 안내, 추적할 수 없는 일대일 소통으로 인해 소비자 보호의 공백이 생기고 있다.



 콘텐츠 형식 변화에 맞춰 규제 범위를 어떻게 재설정할 것인지, 플랫폼과 제작자와 업체 사이 책임 기준은 어떻게 정립할 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스나이핑 방법: 틈새 전략을 활용해 성적에 비해 상향 지원하는 것을 의미하는 입시 은어


 

곽보림 수습기자

kwaks@seoultech.ac.kr


0개의 댓글
댓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