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곳에서 피어나는 꿈, 교환학생의 이야기
정혜원, 김용하 기자 승인 2026.05.09 11 713호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대만 타이중에서 온 LO GUANG QI입니다. 현재 우리대학 조형예술학과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하고 있고, 대만에서는 대만예술대학교 대학원 조소과 석사 4학년에 재학 중입니다.


 

 Q. 한국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처음에는 한국 드라마를 보다가 자연스럽게 한국어 공부를 시작하게 됐어요. 학교에서 1년 정도 수업을 들었지만, 대부분은 혼자 공부하거나 친구들과 이야기하면서 조금씩 익혔어요. 한국어에는 한자어가 많아서 대만 사람인 저에게는 외우기가 조금 수월한 면도 있었어요.


 

 Q. 우리대학을 알게 된 계기와 지원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우리대학을 알게 된 건 대만에서 외국 교환학생의 버디를 맡았던 인연 덕분이에요. 그 학생이 바로 이 학교 재학생이었거든요. 제가 대만에서 공부하는 조소 분야와 비슷한 전공이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지원하게 됐어요. 교환학생을 결심했을 때 가족들은 이런 기회는 무조건 잡아야 한다며 적극적으로 지지해 줬어요. 나중에 제가 후회할까 봐 걱정하셨던 것 같아요.


 

 Q. 처음 한국에 도착했을 때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A. 인사하는 방식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한국에서는 선생님이나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꼭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존댓말을 사용하잖아요. 대만에서는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경우가 많고, 선생님께도 이름의 뒷부분을 부르는 경우가 있어서 처음에는 조금 낯설게 느껴졌어요.



 지하철역 승강장 안에 편의점이 있는 것도 신기했어요. 대만에서는 승강장 안에서 음식이나 음료를 먹거나 마시면 벌금을 내야 해서, 한국에서 자유롭게 먹을 수 있다는 게 꽤 낯설었어요. 엘리베이터를 찾기가 어렵다는 점도 처음에는 조금 불편하게 느껴졌고요.


 

 Q. 한국 생활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A. 수업 시간에 작품을 발표할 때가 가장 힘들었어요. 한국어 전문 용어를 잘 몰라서 쉬운 단어로만 설명할 수밖에 없었거든요. 말하고 싶은 건 많은데 단어가 부족해서 답답하게 느껴질 때가 많았어요. 교수님이나 친구들이 제 말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항상 걱정됐고요.



 또 전시 준비를 함께하면서 친구들에게 서로 작품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느냐고 물어봤는데, 상대방을 비판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어서 그런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대만에서는 모여서 서로 작품에 대한 의견을 자주 나누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으면서 배우는 편이에요. 처음에는 그 문화 차이가 조금 어색하게 느껴졌어요.

 





 


 Q. 수업에 적응하기 위해 나름의 방법이 생겼나요?



 A. 지금은 수업 내용을 전반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편이에요. 모르는 전문 용어가 나오면 바로 번역을 찾아보고, 그 단어들을 휴대폰 메모장에 정리해 두고 있어요. 발표를 준비할 때는 먼저 말하고 싶은 내용을 모국어로 정리한 뒤, 한국어로 번역해서 여러 번 연습해요. 막상 발표할 때는 긴장을 많이 해서 설명이 잘 나오지 않을 때도 있는데, 교수님들께 번역한 내용을 보여드리면 이해해 주셨어요. 수강을 허락해 주시고 배려해 주신 점에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Q. 학교생활에서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A. 솔직히 말씀드리면 수강신청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어요. 우리대학에 오기 전에 신청할 수 있는 과목이 거의 두 과목 정도밖에 없었고, 대부분의 수업이 한국어로만 진행돼서 듣고 싶은 수업이 있어도 실제로 수강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저는 한국어를 어느 정도 할 수 있어서 그나마 들을 수 있었지만, 함께 지낸 유럽 교환학생 친구 중에는 수업을 거의 듣지 못한 경우도 많았어요. 통역 지원이 없어서 수강이 거절되는 경우도 있었고, 그로 인해 교환학생 생활의 의미를 느끼기 어렵다고 말하는 친구들도 있었어요.



 교환학생이 존재하는 이유 중 하나는 현지 학생들과의 교류라고 생각하는데, 언어 문제로 수업에 참여할 수 없다면 그 의미가 줄어들 수밖에 없잖아요. 가능하다면 영어 강의가 늘어났으면 좋겠고, 어렵다면 지원 단계에서 관련 정보를 더 명확히 안내해 줬으면 해요.



 반면 국제처 Marina 선생님과 ISC 친구들은 학교생활 적응에 정말 큰 힘이 됐어요. 덕분에 다양한 한국 문화 활동에도 참여할 수 있었고, 함께 지내면서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Q. 한국 학생들과 어울리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나요?



 A. 사진 동아리에서 많은 친구를 사귀게 됐어요. 동아리에는 외국인이 거의 없어서 대부분 한국 학생이었는데, 처음에는 제가 여기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해 주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MT에 참여했을 때예요. 조원 중 한 명이 “외국어로 대화하는 게 부담스럽지 않냐”고 물어봤는데, 저는 더 많은 친구를 사귀고 싶었고 한국어 말하기 실력도 키우고 싶어서 들어왔다고 했어요.



 처음에는 술 게임 규칙을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친구들이 천천히 설명해 줘서 점점 익숙해졌어요. 저를 외국인이라고 해서 거리감을 두지 않고 편하게 해 준 점이 정말 고마웠어요. 동아리 덕분에 한국어 실력도 많이 늘었고,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 여러 곳에 함께 사진을 찍으러 다니며 좋은 시간을 보냈어요.

 





 


 Q. 서울에서의 평소 일상은 어떤가요?



 A. 수업이 많지 않은 날에는 대만 친구들이나 다른 교환학생들과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을 찾아다니는 편이에요. 서로의 고향 음식을 소개해 같이 먹거나, 각 나라의 간식을 나눠 먹기도 해요. 한국에 와서 단순히 학교 수업만 듣는 것이 아니라 여러 나라 친구와 일상을 공유하면서 자연스럽게 서로의 문화를 배우게 됐어요. 가끔은 한국에서만 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에도 참여하면서 교환학생 생활을 더 풍성하게 보내려고 해요.


 

 Q. 고향이 그리워지는 순간도 있었나요?



 A. 가끔 대만 음식이나 음료, 간식이 많이 생각날 때가 있어요. 그럴 때는 대만 친구들이랑 서울에 있는 대만 식당에 가서 먹어요. 맛이 완전히 똑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조금은 그리운 느낌이 나요. 외대 근처에 있는 대만 식당이나 ‘더정’이라는 음료 가게를 추천하고 싶어요. 더정은 제가 대만에서 자주 마셨던 브랜드인데, 한국에도 있어서 정말 반가웠어요.


 

 Q. 공릉동에서 자주 가는 단골 장소가 있나요?



 A. 추천하고 싶은 곳은 ‘신미방 마라탕&양꼬치’예요. 마파두부랑 토마토 달걀 볶음이 고향에서 먹던 맛과 비슷해서 가끔 그리울 때 찾게 돼요. 심지어 중국어로 주문도 할 수 있어서 더 편해요.



 아침에는 주로 이삭토스트에 가요. 대만에서는 아침에 식당에 가서 먹는 문화가 있는데, 한국에서는 그런 가게가 별로 없어서 비슷한 느낌을 찾다가 알게 됐어요.



 그리고 서울에서 즐겨 찾는 곳은 해방촌이에요. 혼자 산책하기에 정말 좋은 곳이에요. 그냥 걷다가 마음에 드는 카페에 들어가서 앉아 있고, 풍경을 보면서 쉬기 좋아요. 거기에 있으면 시간이 좀 느리게 흐르는 느낌이 들어요.


 

 Q. 한국에 와서 새롭게 빠지게 된 것이 있나요?



 A. 혼자서 가보지 않았던 곳을 찾아다니는 걸 좋아하게 됐어요. 작년 추석 연휴 때는 혼자 대구, 안동, 경주를 여행했다가 마지막에는 부산에서 친구와 합류했어요. 새로운 도시를 발견하는 게 재미있어서, 교환학생 동안 최대한 많은 곳을 돌아다니고 싶어요.


 

 Q. 졸업 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마지막으로 교환학생에 대해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지금은 교환학생 신분이라 대만으로 돌아가 졸업해야 해요. 하지만 나중에는 워킹홀리데이나 취업으로 다시 한국에 와서 생활해 보고 싶어요. 다음에는 더 잘 준비된 상태로 다시 오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후배들에게는 틀리는 걸 너무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어요. 외국인이니까 실수하면서 배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모르면 배우면 되고, 처음부터 완벽한 사람은 없으니까요.


 

정혜원 기자

hyewon5617@seoultech.ac.kr

김용하 기자

divine1251@seoulte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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