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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없는 길 위에 선 우리, 보편적 이념에서 벗어나 나를 찾아야
기사 승인 2020-08-31 22  |  633호 ㅣ 조회수 : 528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은 “리어가 이리 걷고 말하나? 두 눈은 어디 갔어? 지능이 줄었거나 분별력이 마비됐어 ․ ․ ․ ․ ․ ․ 내가 누구인지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없었던 리어 왕은 결국 광기에 휩싸여 죽음에 이른다.



  불확실하다는 것은 그 자체로 끝나지 않는다. 극심한 불확실성은 불안과 공포를 자아내고 인간의 근원적 불안과 공포는 죽음까지 이끌기도 한다. 불확실성은 불안을 초래하고, 현재 불안감은 최고조에 달해 있다. 우리 사회는 ‘불안, 경쟁, 피로’라는 말로 요약될 수 있으며, 이러한 불안, 경쟁, 피로가 극에 달해 삶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가 최근 14년 동안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를 차지했다는 것만으로도 불확실성이 불안과 공포를 자아내고 사람들을 죽음까지 가게 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자살이 아니더라도 정신질환 즉, 우울, 불안, 중독 등 정신건강에 이상이 있는 사람들이 우리나라 국민 4명 중 1명에 이르며, 이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은 년 8조에 달한다.



  이제는 가야할 방향과 목표를 우리 스스로 찾고 세워야 할 때가 되었다.



  열심히 노력하면 좋은 학교와 직장을 얻을 수 있고, 집도 장만해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공식도 이 시대에는 맞지 않는 이야기가 되었다. 우리가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세상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우리가 맞이하고 있는 불확실성의 세계, 즉 끊임없는 불안의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패러다임의 수정이. 많은 사람들이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지만, 지금이 물실호기(勿失好機), 절호의 기회이다. 패러다임의 수정시기에는 혁신이 필요한데 이는 내적인 요소인 인간의 의식변화 즉 자기혁신이 필요하다.



  내가 바뀌면 변화가 시작되고, 그것이 자기혁신이다. 자기혁신을 위해서는 ‘습관적인 반응’을 버려야 한다. 관행적인 삶의 형태, 즉 남이 만든 기준에 내 삶을 맡기는 것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내 성품, 천부적 독창성을 발휘할 수 있는 직업을 찾아야지, 사회의 보편성이 만든 안전지대(safe zone)에 들어가려 노력하는 것은 불확실성이 높은 미래에는 맞지 않는다.



  아인슈타인은 “모든 사람은 천재다. 하지만 물고기들을 나무 타기 실력으로 평가한다면, 물고기는 평생 자신이 형편없다고 믿으며 살아갈 것이다”라는 말을 했다. 모든 사람이 같은 잣대로 평가되어 표준화의 부속품처럼 사용되던 시절은 이제 종결되었다. 과거에는 표준화로 인해 인재를 찍어내듯이 만들어냈고, 높은 사회적 지휘를 꿈꾸는 엘리트를 잘 양성하는 것이 교육의 목표였다. 표준화에 맞지 않으면 마치 나무타기를 잘 못하는 물고기인 것처럼 스스로를 낙오자라고 생각하고 사회도 그렇게 평가를 했다.



  ‘보편적 이념’을 따르며 살고, 이러한 보편적 이념이 나의 가치관과 이념처럼 믿고 살고 있다. 즉, 세상의 평균적 기준대로 살아가는 것이 바람직한 삶이라고 생각하고 그 기준에 맞춰 살려고 노력한다. 내 삶의 주도권이 ‘보편’에 파묻혀 있고, 나로 시작하는 가치는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래서 누구는 엘리트가 되고 누구는 실패자가 되고, 보편적 기준에 의해서 낮게 평가되면 괴로워한다. 즉, 나는 물고기인데, 나무를 못타기 때문에 괴로워하고, 나무를 잘 타기 위해 평생을 수고한다.



  지금까지는 ‘하면 된다’, ‘노력으로 이룰 수 있다’라는 말로 본성을 무시한 채 물고기를 나무 잘 타는 다람쥐가 되려고 노력해왔다. 이제는 내가 내 삶의 주인이 되어, 내 기준대로 세상을 바라보는 가치적 자율성을 가져야 한다. 기업이 반드시 대기업으로 성장해야만 성공한 기업이 아닌 것처럼, 우리는 자신의 가치에 맞게 미래를 설계하고, 내 기준으로 나를 바라볼 때 불확실성으로 가득 찬 미래를 살아 갈 수 있는 힘의 근원을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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