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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신청 문제의 근원에는 대학의 재정 문제가 있다
기사 승인 2023-07-03 11  |  677호 ㅣ 조회수 : 207

 대학생들에게 매학기 수강신청은 해당 학기의 학교 생활을 결정짓는 중요한 행사다. 어떤 교과목을 듣게 되느냐에 따라 무엇을 배우게 될지가 정해질 뿐만 아니라 그 학기 삶의 질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1990년대 중반 한국 대학에서 학사 전산화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수강신청은 수기(手記)로 이루어졌고 그만큼 학생들의 개별적인 사정을 고려할 여지가 존재했다. 하지만 전산망을 통한 수강신청이 전면적으로 도입되면서 거의 모든 대학에서는 이른바 ‘인기 강좌’를 선점하기 위한 학생들 사이의 경쟁이 시작되었다. 수강신청이 개시되는 시각 전에 속도가 빠른 컴퓨터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시스템이 열리자마자 빠른 속도로 선호하는 교과목을 신청하는 풍경은 대부분의 대학가에서 찾아볼 수 있는 풍경이 되었다.



 문제는 선착순으로 다음 학기에 들을 교과목을 정하는 방식에 대해 누구도 공정하다고 말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이 방식이 많은 대학에서 이용되는 것은 다른 대안이 없거나, 있더라도 현실적으로 적용하는 데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기 때문일 뿐이다. 몇몇 대학에서는 이미 몇 가지 대안적인 수강신청 방식을 개발해 실제로 시행하고 있다. 본지 관련 보도(2면)에서 소개하고 있는 연세대학교의 사례는 수강신청에 시장의 원리를 일부 적용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개별 학생이 특정한 교과목을 수강하고 싶은 정도(다시 말하면 ‘효용’)를 수치화해 일종의 경매 시장에 참여하는 형식을 차용하는 것이다. 대학의 수강신청을 효율적인 자원 배분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꼭 연세대의 방법이 아니더라도 대안적인 방식을 고민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교무처 학사지원과에서는 앞으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새로운 시도를 해 보기를 바란다.



 다만, 대학에서 수강신청이란 자원 배분의 문제만이 아니다. 모두 알고 있듯이 우리대학 수강신청의 근본적인 문제는 주어진 자원 자체가 매우 적다는 데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불만은 전공과 전공기초 교과목에서도 일부 나타나지만, 특히 교양 교과목의 다양성이 낮다는 데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보통의 일반대학들과는 달리 전공의 다양성이 떨어지는 ‘과학기술대학’의 한계 때문이다. 우리대학에 학과가 개설되어 있는 공학, 예술, 경영학, 일부 인문사회과학 분야를 제외한 나머지 전 분야를 교양대학에서 담당하고 있고, 실질적인 교육 활동의 상당 부분을 강사와 시간강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나마 존재하는 학과 전임교원이 교양교육에 참여하는 비율도 낮은 편이다. 결국 주어진 자원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의 문제도 중요하지만, 자원을 어떻게 확대해 나갈 것인지 역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 문제의 근원을 파고들면 대학별 ‘학생1인당 교육비’의 격차에 맞닥뜨리게 된다. 2022년 대학알리미의 통계에 따르면, 우리대학 학생1인당 교육비는 약 1,685만원이다. 그에 비해 ‘과학기술원’으로 분류되는 대학들은 약 7천만 원에서 1억 원 정도이고,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는 5천만 원을, 지방거점 국립대학은 대개 2천만 원을 넘어선다. 이 차이는 학생 등록금, 정부 교부금, 연구 활동에 따른 산학협력단 회계, 발전기금 등 여러 자금원의 격차로부터 온다. 현재 진행중인 총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향후 우리대학의 발전을 위한 종합적인 전략을 고심하고 있을 줄로 믿는다. 하지만 재정적인 문제에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문제의 근원은 그대로 둔 채 겉으로 드러난 증상만을 다스리는 대증요법(對症療法)에 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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