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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코스모스
기사 승인 2024-11-21 18  |  697호 ㅣ 조회수 : 12

나의 코스모스

홍지현(GTM·23)



 11월 14일에 어떤 하루를 보냈는가? 누군가는 지나가는 나날 중 하루였을지 모르겠다. 이날은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일인데, 매번 드는 생각이지만 날씨가 수능 전까지는 따뜻하다가도 수험생들의 눈치를 보는 건지 당일엔 추워지는 게 항상 신기하다.



 아직 수능 당일을 기억하고 있나? 필자는 수능을 친 지 2년이 되어가는 데 여전히 수능 시즌이 되면 긴장되고 심지어 꿈에도 가끔 나온다. 그만큼 지금까지도 수능이 필자에게 아주 중요한 순간 중 하나이다. 선명하게 기억나는 그날, 어떤 옷을 입었는지, 점심으로 무엇을 먹었는지, 주변 학생들은 어땠는지, 부모님이 데리러 와주실 때, 가채점할 때 등 모든 것이 어제 일어난 것처럼 기억난다. 한번은 친구들과 수능 당시를 이야기하면서 점심으로 먹은 메뉴를 물어본 적이 있었다. 여러분들의 점심 메뉴는 무엇이었나? 질문을 던진 이유는 다들 필자가 먹은 점심 메뉴를 듣고 나면 놀라는 친구들이 있어서 질문을 던져봤다. 필자의 경우에는 조각 케이크를 먹었는데, 놀랄 만한가? 하지만 점심 메뉴로 아주 괜찮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당 충전도 되고 수학치고 상처받은 마음을 케이크가 위로해 주기도 했다. 수능을 칠 계획이라면 참고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필자가 다소 무거워질 수 있는 수능이란 키워드로 글을 시작했지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어서 11월에 큰 이벤트 중 하나인 수능으로 시작했다. 2020년도에 방영했던 <스타트업>이라는 드라마를 아는지 모르겠다. 작품 2화에서 청년 창업자인 달미에게 할머니가 넌 코스모스야, 아직 봄이잖아, 천천히 기다리면 가을에 가장 예쁘게 필 거야라고 대사하는 장면이 있다. 실제로 코스모스는 6월부터 꽃을 피울 준비를 하지만,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찬 공기가 느껴지는 10월에서야 비로소 활짝 핀다. 무리 지어 피는 꽃이라 해도 언뜻 보기에 바람에도 잘 흔들리고 약해 보이는 그 꽃들이 계절의 변화를 몸소 겪으면서 말이다. 다른 의미로 코스모스는 질서와 조화를 지니고 있는 우주 또는 세계라는 의미도 있다. 칼 세이건의 저서 ‘코스모스’에서 우주의 시작인 하나의 점이 여러 환경과 조건 속에서 ‘별’로 태어나 각자의 위치에서 빛을 낸다고 설명하고 있다. 수능이라는 10대의 마지막 관문을 지나 펼쳐진 흰 도화지 같은 세상 속에서 나만의 길을 그려나가는 것이 어렵게 느껴질 때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불확실한 미래와 잘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달리고 있는 청년세대를 포함해 모든 세대에게 한 번쯤 그 대사를 알려주고 싶었다. 지금도 우리 모두 나만이 낼 수 있는 빛을 내며 반짝이고 있는 것은 자명한 사실임을 잊지 말길 바란다. 두달 채 남지 않은 올해도 언젠가 필 우리의 코스모스를 위해 잘 마무리 짓길 바란다.



 “넌 코스모스야, 아직 봄이잖아. 천천히 기다리면 가을에 가장 예쁘게 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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