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好캉스
고태영, 이승훈, 김윤경 ㅣ 기사 승인 2019-12-08 02  |  626호 ㅣ 조회수 : 1430





  최근 〈호텔 델루나〉, 〈미스터 션샤인〉 등 호텔이 등장한 드라마가 큰 사랑을 받았다. 그 중 〈미스터 션샤인〉을 봤다면 ‘글로리 호텔’을 기억할 것이다. 글로리 호텔은 주인공인 배우 이병헌 씨가 미국 군인 신분으로 조선에 돌아와 머물렀던 스토리의 주요 무대였다. 드라마의 시대 배경은 조선 시대 후기, 신미양요, 병인양요 이후의 개항기였기 때문에 글로리 호텔은 서양식 신식 호텔이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 최초로 호텔이 생긴 것은 언제일까? 1880년대 후반 인천이 개항장으로 열리면서 외국의 상인, 외교관, 선교사들의 왕래가 잦아졌다. 늘어나는 숙박의 수요에 맞춰 인천항에 거주하던 일본인 무역상 호리 히사타로는 이들이 머물 목조 호텔을 건립했다. 이것이 우리나라 최초의 호텔인 대불호텔이다. 이 호텔을 시작으로 한국에서의 숙박은 대부분 호텔, 모텔, 민박 같은 형태로 운영돼왔다. 당시의 숙박시설은 여행객들이 잠을 자고 머물 수 있는 형태로 운영됐다.



  숙박시설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했다. 1980년대 한국에는 세계화, 개방화의 물결이 밀려들었다.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 올림픽의 연이은 성공이 그 원인이었다. 세계에 한국이 알려지면서 외국인 여행객이 급증했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관광산업이 발전하기 시작했고, 숙박시설 수요도 늘어났다. 대표적인 형태가 리조트나 펜션 그리고 게스트하우스 등이다. 이때부터 숙박시설의 서비스는 다양해졌다. 잠을 자고 머무는 것 이외에도 ▲취사 시설 ▲헬스장 ▲사우나 ▲오락실 등의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되기 시작했다.



  고급 호텔이 등장하고 고객의 다양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숙박시설도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숙박시설의 개념도 점차 바뀌기 시작했다. 호텔은 단지 여행 중 잠시 눈을 붙였다 가는 숙박시설에서, 다양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따라서 휴가 기간에 멀리 있는 휴양지를 대신해 호텔로 휴가를 떠나는 ‘호캉스’가 등장했다.



  호캉스란 영어 단어 ‘Hotel’과 ‘Vaccance’의 합성 신조어로, 멀리 여행을 떠나지 않고 도심 속 호텔에서 편안하게 휴가를 즐기는 것을 의미한다. 호캉스가 트렌드가 된 이유에는 얼리 힐링족의 역할이 컸다. 이들은 불확실한 미래에 현재를 희생하기보다 자신의 건강과 여가, 편의 등을 위한 소비에 아낌없이 지갑을 연다. 얼리 힐링족은 휴가 기간에 멀리 있는 휴양지로 떠나지 않더라도, 좋은 호텔에서 여유롭게 재충전하는 것이 더욱 가치가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호캉스의 주요 이용층으로 등장했다. 새롭게 등장한 얼리 힐링족을 사로잡기 위해, 그리고 ‘휴가 시즌에 빈 객실을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가’라는 호텔의 고질적인 고민을 한 번에 해결하고자 호캉스라는 마케팅 전략이 등장했다. 실제 얼리 힐링족의 호텔 소비가 늘어나자 ▲더 플라자 ▲서울 웨스턴조선호텔 등은 이들을 타깃으로 호캉스 패키지를 출시했다. 호캉스를 즐길 수 있는 고급 호텔은 호텔 내 ▲풀장 ▲고급 레스토랑 ▲편집숍 등 고급 시설을 제공하거나 ▲반려동물 케어 ▲전통문화 체험 등 특색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비교적 낮은 가격으로 고객을 유치하는 가성비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얼리 힐링족: 자신의 행복한 삶을 가장 중시하는 2~30대를 지칭하는 트렌드 용어





#실무자가 전하는 팁

  국내 H 여행사에서 해외호텔 판매 및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문정환 씨는 호캉스를 좀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세 가지 팁을 전했다. 첫째로 각 업체가 프로모션을 진행할 때 예약하는 것이다. 보통 업체에서 진행하는 프로모션은 마진을 거의 남기지 않고 판매하기 때문에 직원 할인가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프로모션 시기를 확인하는 방법은 포털사이트에 있는 테마별 전문 여행카페를 이용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스마트컨슈머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호캉스 홀릭’이라는 네이버 카페가 있다. 이러한 카페들은 입문자를 위한 호텔 기초 강좌 및 호텔 프로모션과 같은 여행정보를 제공한다.



  둘째로 해당 호텔의 공식 홈페이지를 노리는 방법이다. 글로벌 체인 호텔인 메리어트, 힐튼 등과 같은 곳은 공식 홈페이지 요금이 다른 판매 채널보다 저렴하다. 그 외에도 투숙 날짜가 임박한 객실의 라스트 미닛(last minute) 판매를 예의주시하는 방법도 있다. 갑작스럽게 호캉스를 떠나고 싶다면 라스트 미닛 요금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이용하는 행운을 얻길 바란다.



*라스트 미닛(last minute) : 숙박이나 항공 업계에서 ‘떨이’ 혹은 ‘땡처리’의 의미로 사용한다. 가까운 숙박 날짜까지 판매되지 않은 객실이나 예약 취소된 객실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행사이다.



#입문용 호텔

  대학생이 가볼 만한 호텔은 어디가 있을까? 기자가 추천하고 싶은 호텔은 특급호텔의 자체 비즈니스호텔 브랜드이다. 대표적으로 호텔신라에서 만든 신라스테이, 롯데호텔에서 만든 롯데시티호텔·L7이 있다. 이러한 호텔은 서울 중심에 골고루 분포해 있으며, 1박 평균 객실요금도 스탠다드 룸(2인) 기준 10만 원대로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이들 호텔은 기존 호텔의 노하우를 살린 젊은 감각의 인테리어, 시설을 적용한 3~4성급의 비즈니스호텔이다. 만약 호텔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부킹닷컴 ▲익스피디아 ▲호텔스닷컴과 같은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 사이트가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고객이 선택한 ▲예산 ▲조식 포함 ▲객실 컨디션 ▲부대시설 등을 고려한 호텔을 다양하게 추천하기 때문이다. 부담 없이 입문용 호텔부터 차근차근 정복해보자. 시작이 어려울 뿐, 호캉스의 매력에 빠지는 건 시간문제다.



#이것만 준비하면 나도 호캉스 전문가

  호캉스는 여행을 위한 계획과 예약의 복잡함을 받지 않으려 선택하는 휴식 방법이다. 그 때문에 호캉스에는 많은 준비물이 필요 없다. 시작부터 스트레스 받으면 실패한 호캉스가 될 수 있다. 그럼에도 함께 떠나면 즐거움이 배가 될 아이템을 소개한다.



  하나, 블루투스 스피커. 블루투스 스피커는 무선이고 작아 휴대하기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틀고 빵빵한 음질로 방안을 가득 메워보자. 이곳이 곧 파라다이스가 될 것이다.



  둘, 태블릿 PC 혹은 노트북. 과제, 시험과 잠시 안녕을 고하고 나만의 영화관을 만들자. 여기에 블루투스 스피커까지 연결하면 더 실감 나는 음질로 즐길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셋, 수영복. 수영장은 호텔 선택의 기준이 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호텔 수영장은 날씨에 상관없이 다가오는 겨울에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실내 수영장은 비교적 이용객이 적어 수영장 전체를 빌린 것처럼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호텔에 따라 탈의 공간이 협소할 수 있으므로 객실에서 미리 수영복을 착용하고 가길 추천한다.



  넷, 거품 입욕제(배스 밤). 예약 혹은 체크인 시 욕조가 있는 객실을 배정해달라고 어필해보자. 취향에 맞는 입욕제를 선택해 욕조 중간 정도 채워진 물에 넣으면 기분 좋은 향기와 시각적인 즐거움을 함께 경험할 수 있다.



  추가로 와인 한 잔, 맥주 한 캔을 즐긴 후 깊은 잠에 빠져보는 것도 좋다. 호텔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차를 마시며 평소에 읽고 싶던 책을 보는 것도 추천한다. 물론 무엇을 가져갈지는 당신의 자유다. 어떤 방법이든 최고의 호캉스가 되길 바란다.






  처음에 호캉스는 단순히 가까운 도심에서 날씨와 상관없이 호텔 수영장을 이용하고 룸서비스를 이용하는 휴가였다. 하지만 다양한 소비자가 호캉스를 즐기게 되면서 호캉스는 진화를 거듭했다. 애완동물과 함께하고자 하는 사람을 위해 만들어진 ▲펫캉스(펫+바캉스), 아이가 있는 부모를 위해 준비한 ▲키캉스(키즈+ 바캉스), 독서를 즐기는 사람을 위한 ▲북캉스(북 + 바캉스),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넷캉스(넷플릭스+바캉스) 등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를 호텔과 융합했다. 이 중 서울에서 즐길 수 있는 이색적인 호캉스를 소개하려 한다.

 



락고재 서울



  락고재는 130년 된 한옥을 개조해 만든 숙박시설로서 한국문화를 잘 보여주고 있다. 조선시대 양반 가옥을 전통 기와, 장독대, 소나무 등을 통해 멋스럽게 표현했다. 콘셉트에 맞는 다양한 무료 서비스도 제공한다. ▲양반의 다도를 즐길 수 있는 웰컴 티, ▲조선 시대 왕과 왕비가 돼보는 궁중 한복 대여 등이 있다. 이외에도 천연황토 찜질방과 세탁 서비스, 그리고 조식이 제공된다.



ㆍ위치: 안국역에서 도보로 약 550m

ㆍ예상 소요시간(대중교통): 우리대학에서 1시간 5분

ㆍ1일 숙박비용: 약 30만원/ 기본 2인 최대 3인

ㆍ추가비용: 기본인원 초과 시 1인당 10만원



L’Escape



  호텔 파리의 낭만적인 분위기를 서울에서 느끼고 싶다면 이 호텔을 추천한다. 프랑스식 인테리어에서 나아가 살롱문화를 호텔 프로그램으로 녹여냈다. 살롱문화는 과거 프랑스 상류사회에서 성행된 귀족과 문인의 모임이다. 그곳에서 그들은 그들의 다양한 관심사에 대해 토론했다. 호텔에서는 ▲와인 클래스 ▲북 토크 ▲타로 클래스 등 다양한 관심사에 관한 클래스를 제공한다. 비용은 프로그램마다 다르며, 무료부터 최대 1인 3만원의 참가비가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 숙박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반려동물의 집, 장난감, 간식 등을 제공한다.



ㆍ위치: 회현역에서 도보로 약 200m

ㆍ예상 소요시간(대중교통): 우리대학에서 1시간

ㆍ1일 숙박비용: 패키지 이용 시 최저 21만원~30만원/ 기본 2인 최대 2인

ㆍ추가비용: 반려동물 1마리 동반 시 10만원



H AVENUE 호텔(이대점)



  호캉스의 고풍스러움과 캠핑의 낭만을 한 번에 즐기고 싶다면 이곳에서 호캉스를 즐기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이곳에는 글램핑 룸이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글램핑이란 글래머와 캠핑의 합성어로 일반적인 캠핑과 다르게 갖춰진 시설에서 편하게 즐기는 캠핑을 말한다. H AVENUE 이대점에서는 루프탑을 개조해 글램핑 파티룸을 운영하고 있다. 글램핑 룸은 복층 구조로 돼 있어, 2층에서는 글램핑을, 1층에서는 숙박하는 곳으로 공간을 분리했다. 최대 2인 숙박이 가능하기 때문에 3인 이상이 이용하고 싶다면, 글램핑 룸에 추가로 방을 예약해야 한다.



ㆍ위치: 이대역에서 도보로 약 400m

ㆍ예상 소요시간(대중교통): 우리대학에서 1시간 5분

ㆍ1일 숙박비용: 약 15만원~20만원/ 기본 2인 최대 2인

ㆍ추가비용: 조식 1인당 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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