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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논란으로 가득 찬 홍명보호...본질은 절차의 공정성
이준석 ㅣ 기사 승인 2024-08-22 13  |  693호 ㅣ 조회수 : 76

 지난 7월 8일(월) 대한축구협회(이하 축구협회)는 홍명보 감독을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정식 선임했다. 홍명보 감독은 클린스만 감독 경질 이후 5개월 만에 국가대표팀 정식감독이 됐다. 선임이 발표된 후 축구협회와 홍명보 감독은 축구 팬들로부터 여러 비판을 받고 있다. 홍명보 감독은 2021년부터 울산 HD 축구팀의 감독으로 선임돼 17년 만의 리그 우승과 창단 최초 리그 2년 연속 우승을 기록하며 감독으로서의 좋은 역량을 증명했다. 그럼에도 왜 많은 축구 팬들은 홍명보 감독 선임을 부정적으로 바라볼까?



갑작스러운

감독 선임…

의문은 이때부터



 올해 2월 전임 감독이었던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된 후 축구협회는 새 감독이 될 적임자를 물색했다. 축구협회는 9월에 열리는 월드컵 3차 예선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급하게 감독을 선임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 사이 사우디아라비아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월드컵에서 큰 주목을 받았던 에르베 르나르, 프리미어리그 감독 경력이 있는 제시 마치 등 꽤 좋은 커리어를 가진 감독들이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심지어 유럽축구연맹 올해의 감독까지 선정된 경력이 있는 세놀 귀네슈 감독은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지도자 인생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인터뷰까지 하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팬들이 기대할 만한 감독들과의 협상이 모두 어긋났고 대표팀 감독직은 오랜 기간 공석이 됐다. 감독 공백에 대한 팬들의 걱정이 커지던 시기 갑작스레 대표팀 감독으로 홍명보 감독이 내정됐다는 발표가 나왔다.



 막판에 후보로 올랐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출신 감독인 다비트 바그너 감독의 얘기가 전해지며 논란이 커졌다. 바그너 감독은 한국 대표팀 감독을 맡기 위해 훈련 방법, 경기 운영 등의 내용이 담겨있는 50장 이상의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해 면접에 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뿐만 아니라 한국 축구의 문제점과 비전까지 제시하며 적극적인 자세로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했다. 반대로 홍명보 감독은 애초부터 대표팀 감독에 관심이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홍명보 감독은 대표팀 감독 후보로 계속 언급되자 “10년 전에 이 위치(대표팀 감독)에서 아픔이 있었다. 그런 것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제 이름이 거론되는 것에 ‘이 사람들이 예의가 없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하며 대표팀 감독에 관심이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게다가 대표팀 감독으로 내정되기 1주일 전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나의 태도는 항상 같다. 우리(울산 HD) 팬들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며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이처럼 대표팀 감독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사람을 1주일 사이 빠르게 선임한 것은 팬들이 의문을 가지기에 충분했다.



특혜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협회



 팬들이 가장 분노하는 지점은 그 1주일 사이에 홍명보 감독 선임이 결정되며 선임에서 필요한 과정들이 생략됐다는 것이다.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 총괄이사는 홍명보 감독의 선임 과정에서 면접을 패싱하고 직접 찾아가 설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심층 면접과 프리젠테이션을 거친 바그너와 대조적으로 면접도 없이 갑작스럽게 홍명보 감독이 선임된 것은 팬들을 의문스럽게 했다. 팬들은 채용되기 전 당연히 거쳐야 할 절차를 무시하고 선임될 만큼 홍명보 감독의 커리어가 크게 좋은 것도 아니라는 의견이다. 오히려 홍명보 감독은 10년 전 대표팀 감독으로서의 실패 경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성인 국제대회에서 큰 업적도 가지고 있지 않다. 이 과정을 본 박지성 전 축구선수는 “절차대로 밟아서 감독을 선임하겠다는 약속 자체가 무너졌다”고 말했고 “한국 축구의 근간이 흔들렸을 때가 진짜 위기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그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생각에 우려스럽다”고 말하며 안타까움을 숨기지 않았다. 추가로 선임 과정을 의심스럽게 본 문화체육관광부는 축구협회의 홍명보 감독 선임에 대해 기초조사를 진행했고 공식 감사까지 빠르게 착수해 현재 진행 중이다.



구단과 팬 모두 당황한 돌연 선임



 기존 소속팀이었던 울산 HD 축구팀에 대한 예의 논란도 크게 불거졌다.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되기 1주일 전 홍명보 감독의 단호한 인터뷰는 구단과 소속팀 팬들을 안심시켰다. 구단도 언론의 말과는 별개로 홍명보 감독이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빠르게 결정된 감독 선임에 구단은 큰 혼란에 빠졌다. 한참 K리그 우승 경쟁 중이었고 감독의 의견이 들어간 선수영입도 마친 상태였기 때문이다. 이에 울산 팬들은 경기장에 ‘피노키홍’, ‘우리가 본 감독 중 최악’, ‘거짓말쟁이 런명보’라는 걸개를 내걸며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



 홍명보 감독과 축구협회는 많은 축구인들과 팬들의 반대 속에서도 업무를 이어나가고 있다. 감독으로서의 업무를 시작하기도 전에 부정적 여론으로 가득 찬 상황, 홍명보호는 이 위기를 잘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준석 수습기자

hng458@seoulte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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