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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났지만 끝나지 않은 화물연대 파업
박세정 ㅣ 기사 승인 2023-01-09 13  |  669호 ㅣ 조회수 : 58

끝났지만 끝나지 않은 화물연대 파업





 화물연대 파업 개시



 지난 11월 24일(목)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영구화와 품목 확대를 요구하며 파업을 시작했다. 안전운임제는 화물 노동자들의 적정 임금 보장을 통해 ▲과로 ▲과적 ▲과속을 막아 도로 위 안전을 확보하는 제도이다. 지난 3년간 시멘트와 컨테이너 화물 운송 노동자들에 한해 적용됐고, 올해 제도가 사라지는 ‘일몰’을 앞두고 있었다. 당정은 화물연대 측 요구대로 하면 매년 21조 5천억원의 경제적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는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의 연구에 근거해 안전운임제 일몰 3년 연장, 품목 확대 거부를 내세우며 대립했다. 한경연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안전운임제를 시행하면서 누적된 경제적 비용만 총 21조 2천억원이라고 진단했다.



 화물연대 파업이 지속되면서 큰 피해가 발생했다. 15일 한경연은 올해 화물연대의 6월과 11~12월 두 차례 파업으로 인한 직간접 경제 손실액이 10조 4천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생산과 출하 차질로 발생한 직접적인 피해액으로만 5조 8천억원의 피해를 봤다고 추정했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 11월 26일(토) 부산에서 파업 불참 차량에 쇠구슬이 잇따라 날아들어 차량 앞 유리가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전남 광양에서는 화물연대 조합원이 비조합원을 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되는 등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비조합원에 대한 조합원들의 폭력 행사가 발생했다.



 이러한 국가적인 커다란 경제적 손실과 폭력 행위로 인해 화물연대 파업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커졌다. 한국갤럽에서 지난 12월 6~8일 동안, 전국 성인남녀 1천명을 상대로 ‘화물연대 파업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한다’란 주제로 조사한 결과 ‘우선 업무 복귀 후 협상’이 71%로 ‘주장 관철 때까지 파업을 계속해야 한다’(21%)를 압도했다. 화물연대 파업 장기화로 주유소 휘발유 품절 등 국민 실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면서 대중 여론이 급격히 악화한 것도 있었다.



 파업이란 무엇인가



 파업은 노동자들의 가장 전형적 쟁의 행위로, 노동자들이 일시적으로 ▲생산활동 ▲업무 수행 ▲노동력의 제공을 거부함으로써 자신을 고용한 사용자들에게 그들의 권익을 개선하기 위한 요구를 수용하도록 압박하는 행동이다. 대다수의 국가에서는 노동삼권(▲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보장하며, 적법한 절차에 따르는 노동자들의 파업행위를 정당한 단체행동으로 허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헌법 제33조 1항에서 노동삼권을 보장하고 있으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의해 노동조합의 결성과 쟁의 행위 등에 대해 상세한 법률적 기준과 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파업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합법적인 파업이 되기 위해서는 ▲쟁의 주체가 노동조합이어야 하며 ▲쟁의 목적이 근로조건 결정과 관련된 사항이어야 하고 ▲찬반투표, 조정 등의 절차를 밟아야 하며 ▲쟁의 수단이 폭력·파괴 등을 동반하지 않아야 한다. 이 중 한 가지 조건이라도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해당 파업은 합법파업이 아닌 불법파업으로 간주된다. 만약 파업이 정당하지 않다면 채무불이행이나 불법행위에 대해 민사책임이 면책되지 않으며, 나아가 형법상 범죄구성요건에 해당한다면 각 규정 위반에 대한 형사책임을 부담해야 한다.



 정부의 대응과

 파업 종료



 정부는 이번 파업을 불법 파업이라 주장하며, 파업으로 인해 한국 경제에 상당히 큰 경제적 손실이 예상된 만큼 지난 11월 29일(화) 정부는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 업무개시명령이란 동맹 휴업, 동맹 파업 따위의 행위가 국민 생활이나 국가 경제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거나 초래할 것으로 판단될 때 강제로 영업에 복귀하도록 내리는 명령이다. 이 명령을 거부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3천만원 이하의 벌금 ▲운수업 관련 면허 취소 등의 법적 조치를 받게 된다. 특히 여기서 면허 취소는 화물차 기사에게 앞으로 업무를 못하게 하는 것과 같다.



 이러한 정부의 강경 대응과 화물연대 파업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은 화물연대가 파업을 지속하는 데 어려움을 겪도록 만들었으며, 12월 8일(목) 민주당이 안전운임제 지속과 경제적 피해 최소화를 위해 정부여당의 ‘품목 확대 없는 안전운임제 3년 연장안’을 수용하면서 파업 동력을 잃은 화물연대는 파업을 시작한 지 16일째인 12월 9일(금) 파업을 종료했다.



 화물연대 파업 종료

 이후의 상황



 파업은 끝났으나 정부와 화물연대 간의 갈등은 해결되지 못했다. 지난 12월 19일(월) 화물연대는 정부가 사상 처음으로 파업 중인 화물 노동자들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데 대해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법원에 신청했다. 위헌법률심판제청은 법률의 위헌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는 경우 법원이 직권 또는 당사자의 신청에 의해 헌법재판소에 위헌심판을 제청하는 제도다. 또한 공공운수노조는 총파업과 관련해 한국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등의 조치가 국제노동기구(ILO) 결사의 자유 협약에 위반한다며 ILO에 진정을 넣었다고 20일(화) 밝혔다.



 반면 정부여당은 “3년 연장안은 파업 전 제시한 안으로, 안전운임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라고 입장을 바꿨다. 파업으로 인한 국가적 피해를 막기 위해 3년 연장안을 제안했지만, 화물연대가 이를 거부하고 집단운송거부에 돌입해 막대한 피해를 초래한 만큼 이를 그대로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정부는 총파업에 따른 청구서를 예고했다. 이번 파업으로 산업계 피해가 3조 원에 달하는 만큼 그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는 것이다.



 한편 국회에서는 민주당이 12월 9일(금) 국토교통위원회 교통 법안심사소위에서 안전운임제 3년 연장안을 단독 처리했다. 민주당은 이어 국토위 전체회의를 열어 개정안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국민의힘은 반발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공정위의 화물연대

 파업 조사 논란



 화물연대 파업이 끝난 이후, 화물연대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조사가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공정위는 지난해 11월 총파업에 들어갔던 화물연대가 파업 과정에서 다른 사업자의 운송을 방해하고, 파업에 참여하도록 강제했다는 등의 의혹이 공정거래법상 ‘사업자단체 금지행위’에 해당한 것으로 보고 직권조사에 착수한 상태이다.



 12월 28일(수) 공정거래위원회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건설노조 부산건설기계지부를 사업자단체로 규정해 제재 결정을 내렸다. 공정위가 특수형태 근로자(특고)로 구성된 노조를 사업자 단체로 공식 판단한 첫 사례다. 이에 따라 화물연대도 사업자 단체로 규정돼 제재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를 두고 ‘사업자를 규율하는 공정거래법을 노조에 적용해 노동자의 정당한 활동을 억압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으며, 시장 경쟁의 부당성을 들여다보는 공정위가 이 조사를 하는 것이 적절한가를 두고 논란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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