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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타이완 지진, 우리도 더 이상 안심할 수 없다
강문경 ㅣ 기사 승인 2024-04-29 14  |  688호 ㅣ 조회수 : 68

규모 7.2 지진 타이완 강타... 25년 만의 강진



 지난 4월 3일(수) 오전 8시 58분, 타이완 동부 화롄현 남남동쪽 23km 해역에서 규모 7.2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은 타이완에서도 25년 만의 강진으로 손꼽히며 보통 규모 5.0에서 6.0 사이의 지진이 발생하기에 규모 7.0을 넘는 지진은 이례적이다.



 이번 지진으로 인한 피해 정도는 매우 심각하다. 현재까지 16명 사망, 3명 실종, 1천여 명의 부상자가 나타났다. 타이완 국가 차원에서 초기 대응에 나섰으나, 악천후로 인해 실종자 수색 및 구조 작업이 더딘 상황으로 전해졌다. 현재 타이완 당국에서는 지진 초기 대응은 일단락됐다고 보고 ‘정규 대응’으로 방향을 전환해 ‘수색·구조 작업’과 ‘무너진 건물 복구·재건 업무’를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타이완 강진은 자국뿐만 아니라 주변국에도 영향을 미쳤다. 바로 일본 오키나와에서 30cm가량의 지진 해일이 관측된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일본에 비해 타이완 강진으로 인한 피해가 적었다. 과학적인 측면에서 바라봤을 때, 타이완 지진이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이번 지진이 ‘역단층성 지진’으로, 단층면이 한반도를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고는 단층면에 수직 방향으로 강하게 발달하고, 단층면과 수평 방향으로는 파고가 낮아 한반도에는 큰 영향이 없었다. 이번에는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지 않았으나 단층 방향이 바뀌거나 진원의 깊이가 얕을 경우 제주도와 남해안에도 언제든 지진해일 피해 발생의 가능성이 있다.



경주 지진, 공포스럽던 그날의 이야기



 2016년, 우리나라 경주에서도 규모 5.8의 강진이 일어났다. 갑작스러운 지진으로 인해 건물 외벽이 무너지고 많은 사람이 혼란에 빠졌다. 경주에서 실제로 지진을 겪었던 장 씨(23)에게 당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먼저 지진이 발생한 날, 당시 상황에 관해서 물었다. 장 씨는 “당시 저는 고등학생이었고, 학교에서 야간자율학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교실 책상들이 진동하기 시작하더니 밖에선 ‘쿠구궁’거리는 굉음이 들려왔습니다. 땅이 점차 크게 흔들렸고 그제야 지진이라는 것을 인지했습니다. 너무 갑작스러운 경험이라 반 친구들 모두 눈만 마주치며 가만히 있었습니다. 그러다 몇 명이 밖으로 뛰쳐나가더니 그제야 모두 학교 밖으로 뛰쳐나갔습니다. 아비규환이라는 말이 어울릴 것 같습니다. 야자가 취소되고 귀가하자마자 규모 5.8의 지진이 또 발생했습니다. 그날 밤 사람들은 모두 길가에 나와 있었고, 우리 가족도 무서워서 건물 없는 논밭 옆에 몇 시간 동안 있었습니다. 여진은 끊기지 않았고 두려움에 떨었던 기억이 납니다”고 답했다.



 이어 지진 발생 후 거리의 상황과 지진 피해를 본 주변 사람은 없었냐는 질문에는 “다행히 크게 눈에 띄는 피해는 없었습니다. 몇몇 건물의 유리창이 깨지거나 벽에 살짝 금이 간 정도였습니다. 물리적인 피해는 크지 않았지만, 많은 경주 시민이 한동안 지진 트라우마에 시달렸습니다. 거의 한 달 동안 여진이 지속됐습니다. 학교 친구들은 불안에 떨며 공부했고, 큰 차량이나 기차가 지나가며 나는 진동에도 다들 깜짝 놀라곤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의 내진 설계는 아직도 미흡한 점을 알리며, 당시 지진의 경험으로 내진 설계의 중요성에 대해 체감했는지에 관한 질문에는 “당시 경험으로 자연재해가 우리와 먼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몸소 깨달았습니다. 만일 그때 진도가 조금이라도 더 높았다면 생각만 해도 무섭네요. 내일 당장 진도 7 이상의 지진이 일어난다 해도 이상한 일이 아니에요. 지진이 자주 발생하지 않을 뿐이지, 언젠가는 지진이 또 발생할 거예요. 내진 설계는 그 언젠가를 대비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모든 건물에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합니다”라고 답했다.



우리나라 내진 설계 전국 16%대



 이처럼 우리나라도 지진을 대비하기 위해 내진 설계가 필수적인 요소가 돼야 한다. 2017년 12월부터 2층 이상 연면적 200㎡ 또는 높이 13m 이상인 모든 건물 대상으로 내진 설계가 의무화됐으나, 현재 우리나라의 내진 확보 비율은 16%대이며 2023년 기준 서울시의 내진율은 19.7%에 불과하다. 제도적으로 내진 설계가 의무화된 것에 비해 실제 내진율은 낮은 편으로 실제 내진 설계를 적용하는 것이 시급하다.



우리나라,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 아냐



 지난 타이완 지진으로 우리나라 지진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경고하고 있다. 최근에도 4월17일(수) 오후 11시경 발생한 일본 오이타현 강진 여파로 부산 주민들이 흔들림을 느꼈다. 이에 따라, 지진 안전 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내에 있으면 탁자 아래로 들어가 몸을 보호하고, 흔들림이 멈추면 전기와 가스 차단, 출구 확보 후 계단을 이용해 야외 넓은 공간으로 대피한다. 실외에 있으면 가방 등의 소지품으로 머리를 보호해 안전한 장소로 대피하고, 특정 장소에 따라 산에서는 산사태, 절벽 붕괴에 주의해 이동하고 지진해일 특보 발령 시 고지대로 이동해야 한다. 이와 같은 지진 안전 수칙을 준수해 불시에 닥칠 지진 위험을 대비해야 하는 시점이다.



강문경 수습기자

rivm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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