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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영호 교수, 심리적 접근으로 운동 능력을 극대화하다
김민수, 김서진 ㅣ 기사 승인 2024-03-18 16  |  686호 ㅣ 조회수 : 125

 최근 김영호 스포츠과학과 교수가 국제스포츠심리학회(ISSP)의 펠로우로 선정됐다. ISSP 펠로우 자격은 국제 스포츠 및 운동심리학 분야의 발전을 위해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공헌을 해 온 학자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이에 본지는 스포츠와 심리학이 어떤 관계를 가지는지 물었다.



Q. 교수님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현재 스포츠과학과에 근무 중인 김영호 교수입니다. 우리대학에 2000년도에 부임해서, 햇수로 24년째 근무 중이네요.



Q. 최근 국제스포츠심리학회(ISSP)의 펠로우로 선정되셨다고요. ISSP에 대한 소개와, 펠로우로 선정되기까지의 과정 중 특별히 노력을 기울이신 부분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A. 국제스포츠심리학회는 1965년도에 창립된 회원국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스포츠와 운동 심리학을 공부하는 학생과 연구자들의 모임입니다. 각국의 학자들이 모두 모여 연구 교류라든지 학생들끼리의 공동 연구라든지 교환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저는 ISSP의 부회장을 두 번째 맡으며 14년째 학술 활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ISSP는 오랫동안 학회의 발전을 위해 헌신해준 학자들을 엄격하게 심사해 2~3명씩 선정합니다. 이번에는 미국 교수, 캐나다 교수, 아시아 교수인 저를 포함한 세 분이 선정됐습니다. 저는 아시아남태평양스포츠심리학회의 회장을 맡아 아시아의 성과와 발전을 계속해서 전달하며 국제스포츠심리학회와의 관계를 더 견고히 다지는데 헌신을 했다고 판단됩니다.



Q. 스포츠심리학이라는 학문은 일반인에게 꽤 생소한 것 같은데요. 어떠한 학문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예를 들어 유도 경기 결승전에 두 선수가 있다고 합시다. 두 경기 모두 기술적인 면에서 세계 최고입니다. 하지만 결승전에서 한 사람만이 금메달을 따겠죠. 두 선수의 기술력과 체력 조건은 대동소이한데 어떤 사람만이 금메달을 따고, 너무 잘하던 선수가 국내에선 훨훨 나는데 왜 외국만 나가면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할까 이런 궁금증을 갖게 되죠. 스포츠 심리학은 이렇게 선수들이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하는 데 심리적인 변인이 굉장히 크게 영향을 준다는 데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영역이 제가 대학에서 가르치는 운동심리학이라는 학문입니다. 스포츠심리학과 운동심리학의 기본적 뿌리는 같은데요. 적용되는 현장은 확연히 다릅니다. 스포츠심리학은 말 그대로 스포츠 경기를 앞둔 선수들이 최상의 경기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심리적 연구를 하지만, 운동심리학은 일반인들이 경쟁이 아닌 건강을 위해 또는 본인의 삶의 만족도를 위한 상황에서 적용됩니다. 요즘 젊은이들을 보면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10년 전인 옛날에 비해 확연히 늘었습니다. 정부에서 여러 가지 걸린 체육 시설들을 많이 만든 덕분이죠.



 그런데 통계를 내보면 아직도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사람의 수는 적습니다. a라는 학생과 b라는 학생이 있다고 합시다. a는 운동을 하면 친구 사귀기에도 좋고, 건강한 몸도 만들고, 스트레스도 해소될 거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 생각들은 모두 운동의 장점에 해당되죠. 반면에 b라는 학생은 운동을 하려니 먼저 장비를 사고 싶어요. 그래서 돈도 많이 들고, 화장하고 나왔는데 땀 흘려서 샤워도 다시 해야 합니다. 또 막상 운동을 하니 숨도 많이 차고, 친구들하고 게임도 하고 수다도 떨고 싶어서 운동할 시간은 부족하고요. b학생의 생각은 모두 운동의 장애 요인이에요.



 여기서 두 학생 중 누가 규칙적으로 운동을 할까요? 운동에 대해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a라는 학생입니다. 신체 활동을 어떻게 지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지죠. 운동심리학에서는 일반인들이 운동에 대해 부정적 사고보다 긍정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지각을 바꿔주는 것입니다. 이때까지의 접근은 운동하지 않는 사람한테 운동방법만을 얘기했지만, 운동심리학은 인지하는 뇌 구조가 바껴야 한다는 거죠. 운동은 참고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삶에 있어 중요하고 즐거운 활동이라는 인지 구조를 바꾸는 게 선행되고, 그 후에 올바른 운동 방법을 가르쳐야 즐거움을 느끼고 오랫동안 운동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스포츠심리학과 운동심리학의 성격이 매우 달라서 수업을 병행해서 가르치기보다는 학기별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Q. 스포츠 종목마다 선수들의 경기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이 특별히 다른 점이 있나요?



A. 개인 종목과 단체 종목에서 특히 차이가 있습니다. 분명한 점은 스포츠는 팀워크가 중요하다는 것이죠. 이 팀워크가 선수들끼리뿐만 아니라 코칭 스텝과 선수와의 관계, 이것도 사실 팀워크잖아요. 그래서 개인 종목에서도 팀워크가 중요하지만 개인의 성향이 많이 존중됩니다. 예를 들어 골프에는 코치가 분명히 있지만 시합장에 들어가면 선수가 오롯이 다 뛰어야 하잖아요. 단체 종목처럼 선수를 불러서 작전 타임을 가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선수 개인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따라서 모든 운동선수가 정신력이 강해야 하지만 특히 개인 종목 같은 경우는 선수들의 게임 운영 능력이나 멘탈이 강해야 합니다. 시합을 한 3시간 뛰는 동안에 아무하고도 상의할 수 있는 게 없으므로 멘탈이 흔들려버리면 혼자 그걸 해결해야 해요. 단체 운동에서도 선수 개인마다 게임을 운영하는 강한 정신력을 가져야 하는 건 맞지만 단체 운동의 기본인 팀워크가 해결이 안 되면 안 돌아가죠. 아무리 강한 선수들이 있어도 그게 합쳐지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래서 단체 종목 선수들은 심리훈련 프로그램인 PST(Psychological Skills Training)를 받기도 해요. PST에는 여러 가지 훈련 기법이 있습니다. ‘나는 할 수 있다’ 같은 긍정적인 자기 대화는 셀프 토킹이라고 하는 훈련 기법의 하나입니다. 의도적으로 부정적인 사고는 멈추고 긍정적인 자기 대화를 하는 것이죠. 또한 선수들이 긴장하면 원래 잘 보이던 주위의 폭이 좁아져서 조금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주의 집중 훈련을 통해 주위의 폭을 넓게 만드는 훈련을 하기도 합니다.



 양궁이나 사격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훈련 기법은 이미지 트레이닝입니다. 이걸 심상 훈련 이미지 트레이닝이라고 하거든요. 예를 들어 골프에서 티 샷을 하기 전에 머릿속에 자기가 먼저 올라가서 상을 그려보는 겁니다. 이것을 이미지 트레이닝이라고 해요. 우수한 선수일수록 이미지 트레이닝이 굉장히 잘 돼 있어요. 그리고 이미지 트레이닝의 관건은 선명도(vividness)라고 해요. 머릿속에 내가 운동하는 것을 그려볼 때 어떻게 하는지 잘 생각이 안 나고 희미하면 안 된다는 것이죠. 명확하고 깨끗하게 사진 찍는 것처럼 머릿속에 딱 떠올라야 훨씬 경기가 잘 됩니다. 그래서 운동선수들은 이런 것들을 계속 반복적으로 훈련합니다. 이것을 루틴 훈련이라고 해요. 루틴 훈련을 계속 반복적으로 해 선수들한테 주입 시켜주는 거죠.



Q. 교수님이 운동심리학 외에도 건강심리학을 수업해 주신다고 들었는데 둘 사이에 혹시 어떤 연관되는 점이 있을까요?



A. 운동심리학의 최종 목적은 건강하게 오랫동안 살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건강 운동 심리학은 이런 측면에서 존재하고 있어요. 여기서 건강심리학은 말 그대로 건강과 관련된 행동을 말해요. 건강과 관련된 행동은 흡연, 음주, 식습관, 규칙적인 운동이죠. 그래서 이 건강 관련 행동들을 건강한 행동으로 만드는 것, 즉 흡연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이고, 음주는 적당히 해야 할 것이고, 균형 잡힌 식사를 하도록 하는 것이죠.



 근데 사람들이 그렇게 하지 못하는 이유에 영향을 주는 것들이 태도, 동기, 자신감 이런 것들이에요. 이런 심리적 변인들은 스포츠심리학이든 운동심리학이든 건강심리학이든 거의 같습니다. 왜냐하면 이 학문의 뿌리는 일반 심리학에 있습니다. 따라서 좋은 심리적 변인들, 즉 내적 동기와 자신감을 높이고 태도를 긍정적으로 갖게 하는 것들을 통해서 궁극적으로 건강한 삶을 영위하게 하는 게 건강심리학의 목적이죠.



Q. 마지막으로 우리대학에서 스포츠 심리에 관심이 있거나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다 알다시피 우리대학에는 스포츠과학과가 있습니다. 이 스포츠과학과의 전신이 사회체육과였고, 예전에 제가 대학을 다니던 시절에는 전부 다 체육교육과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그때 체육교육의 목적은 100% 교사 양성이었어요. 대학에서 잘 배워 중고등학교의 체육 선생님이 되는 게 첫 번째 목적이었죠.



 그리고 1988년 올림픽이 서울에서 치러지고 난 이후 시설들, 각 지역의 경기장들을 정부가 국민에게 환원하기로 했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나라가 먹고 사는 게 사실 쉽지는 않은 때였습니다. 그래서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이런 것들이 사실 사치였을 수 있어요. 그런데 이 경기장이 시민들 품으로 돌아오면서 생활 스포츠라는 말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과 이름이 레저스포츠학과, 생활스포츠학과, 사회체육과인 학과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운동이 선수들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일반인들도 취미생활로서 얼마든지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이런 학과가 생긴 것입니다.



 스포츠 과학에서 스포츠심리는 매력 있는 학문입니다. “심리학이라서 눈에 보이지 않는데 어떻게 공부하지?”라는 의문이 들 수 있지만 제가 이야기한 경기력에 영향을 주는 불안, 동기, 자신감 이런 변인들을 과학적인 이론이나 체계적인 방법으로 확인하고 학습해 나가면, 앞으로 여러분들도 어떤 경기단체의 팀 구성원으로서 선수들 경기에 도움을 줄 수도 있고 연구소에 가서 일하거나 대한체육회 같은 스포츠 관련 직능 단체에 취업해 여러분의 꿈을 펼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스포츠심리는 매력 있는 학문이죠.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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