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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인터뷰_혼자 하는 자영업은 없다, 여기꼬치네 조영중 사장
김민수 ㅣ 기사 승인 2024-09-11 15  |  694호 ㅣ 조회수 : 88

공릉동 철길은 대형 상권처럼 번잡하지 않지만, 철길을 따라 산책하며 누구나 만족할 수 있는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매력적이다. 개성 있는 상인들이 모인 만큼 다양한 음식점과 카페가 자리해 있는데, 그중에서도 우리대학 학생들에게 특히 유명한 일명 ‘꼬치네 사장님’을 만났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앞에서 주점 ‘여기,꼬치네’와 카페 ‘빔블커피’를 운영하고 있는 39살 조영중이라고 합니다. 꼬치네 사장님이라고 불립니다.



Q. 여기,꼬치네가 생긴지 벌써 4년이 됐더라고요. 처음 가게를 개업한 계기가 무엇일까요?



A. 사실 원래는 아버지가 혼수용품 사업을 하셨어요. 그릇이나 플라스틱, 커튼 같은 것들을 팔았는데, 사업이 어려워지기 시작했죠. 아버지가 새로 사업을 한다면 뭘 하고 싶냐고 물으시길래 내가 하고 싶은 게 뭘까 고민하게 됐어요. 마침 동생이 공릉동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어서 근처에서 함께 가게를 해보자는 얘기가 나왔고, 위치를 찾다가 지금 이 곳 공릉동을 선택했죠. 제 성격상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나만의 작고 아늑한 가게를 운영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나름 심야식당을 꿈꾸며 선택한 업종입니다.



Q. 사업을 하시면서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A. 아무래도 가장 큰 스트레스는 매출입니다. 요식업은 매출이 안정적으로 나와야 유지할 수 있는 사업입니다. 하지만 사업을 하다 보면 안정적인 건 하나도 없고, 항상 외줄을 타는 느낌이에요.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가장 큰 스트레스였죠. 특히 이번 여름은 정말 힘들었습니다. 주변 가게들도 다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상인회 사람끼리 서로 위로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님들 덕분에 다른 스트레스는 거의 없어요. 가게 직원들도 오래 일해 주고 있어서 고맙고 손님들의 90% 이상이 과기대 학생들이고, 가게에 오는 학생들도 모두 착해서 큰 문제 없이 운영할 수 있어요. 우리 가게직원들도 군대에 가거나 졸업 전까지 오래 일해주고 있어서 정말 고마운 마음입니다. 사실 저는 매출이 가장 큰 고민이고, 그 외에는 큰 걱정이 없습니다.



Q. 빔블커피가 문을 닫고 새로 이자카야 ‘메이게츠’를 연다고 홍보하셨는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을까요?



A.꼬치네를 운영하며 보게 된 단점 중 하나는 가게가 너무 시끄럽다는 겁니다. 손님들이 조용히 식사하기 어렵다는 피드백도 많이 받았죠. 처음에는 30명 정도 인원을 수용하는 작은 가게였지만, 가게 이전을 하고 100명 단위로 수용인원이 늘어나니까 그만큼 소음도 커졌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좀 더 프라이빗하고 조용한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층으로 분리된 구조를 활용해서 손님들이 조용히 식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려 해요.



새로운 가게를 열게 된 데에는 가족의 영향도 컸습니다. 아버지가 예전에 사업을 하셨는데, 적자를 많이 보시면서 힘들어하셨어요. 그런 의미에서 아버지를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아버지와 가족이 함께 운영하는 가게라 더 의미가 큽니다.



새로운 가게를 위한 메뉴도 하나하나 새롭게 기획했습니다. 꼬치네에서는 모두 담지 못했던 메뉴들을 이번에는 하나도 빠짐없이 다채롭게 준비하려 했습니다. 메뉴들이 겹치지 않도록 신경을 많이 썼어요. 많은 인력과 자원을 투자해서, 그만큼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가지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새로운 가게 오픈 준비로 거의 하루에 16시간씩 일하고 있는데, 성과를 기대하기보다는 열심히 했다는 것만으로 후회는 없습니다.



Q. 새로운 가게에서의 운영 방침은 무엇인가요?



A. 새로운 가게에서는 손님들에게 최대한 말을 많이 걸지 않으려고 해요. 제가 워낙 손님들과 소통하는 걸 좋아해서 꼬치네에서는 자주 말을 걸었는데, 이번에는 더 조용한 분위기를 유지하려고 합니다. 가끔 사람은 조용하게 먹고 싶을 때도 있잖아요. 제가 운영하는 가게지만, 오지랖 넓은 성격을 조금 자제하고, 서비스의 퀄리티는 더 높여서, 손님들이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신경 쓸 예정입니다. 고층에 있는 공간은 조금 더 정적인 분위기로, 손님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장소를 만들어보려 합니다.



Q. 빔블커피가 영업이 잘 되지 않았던 요인을 꼽자면 어떤 점이 있을까요?



A. 카페라는 업종 자체가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예요. 우선 객단가가 낮고, 커피는 어디서든 쉽게 접할 수 있는 음료가 되다 보니 고객들 입장에선 굳이 우리 카페가 아니어도 상관이 없죠. 고객들이 굳이 우리 카페를 선택할 이유를 만들기 쉽지 않다는 거예요. 카페는 운영하는 데 고정비용이 많이 듭니다. 제가 운영을 안 하더라도 항시 인원으로 알바생이 두세명씩 있어야 하기에 인건비가 많이 들고, 3층짜리 건물의 임대료와 전기요금 등 모든 걸 감당하기가 상당히 어려워요. 자영업을 생각하는 사람들 중 카페나 차려볼까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단순히 카페 하나 차려서 잘될 거라는 기대는 이제 옛날 얘기입니다. 저도 베테랑이지만, 카페를 성공가도에 올리는 건 정말 쉽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Q. 대학가에 위치해서 시험기간에는 특히 테이블 회전율이 떨어질 것 같기도 해요.



A. 그건 오히려 장점이지 마이너스 요인이라 여기면 안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학생들이 오래 머물러 있으면 매출이 줄어든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는 다르게 봅니다. 그 학생들이 있어야 카페가 꽉 차 있고 활기가 생기거든요. 자리를 차지한다고 불평하기보다는 그들이 카페에 오고, 공부하며 오래 머무는 것이 오히려 우리 카페를 사랑해주는 증거라고 생각해요. 만약 손님이 많다고 그걸 부정적으로만 보면, 결국 그 손님들마저도 잃게 될 겁니다.



특히 대학가에 위치한 카페라면 더 어쩔 수 없는 부분입니다. 학생들도 어딘가에선 꼭 공부를 해야하는데 여기저기 가는 것도 소비자로서 부담이죠. 학생들에게 탓을 돌리기보다,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Q. 자영업을 생각하는 우리대학 학생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A. 사업이라는 게 생각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다양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이 요식업을 생각하고 있다면, 음식 만드는 기술만 가지고는 절대 성공할 수 없습니다. 제가 경험한 바로는, 음식의 중요성의 비중은 사실 10~20%에 불과해요. 더 중요한 것은 가게를 어떻게 운영할지, 고객과의 소통 방법, 그리고 전체적인 매장 관리입니다. 사업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요식업을 쉽게 생각하고 접근하는 경우가 많은데, 막상 시작해 보면 그게 얼마나 복잡한지 깨닫게 되죠.



자영업을 너무 쉽게 생각하지 않으면 좋겠어요. 사업을 시작하면 생각보다 많은 돈이 들고, 준비해야 할 것도 많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너무 어렵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도전하는 것도 중요해요. 저도 3천만원으로 자영업을 시작했는데, 그 돈도 모두 빚을 내서 시작하고 주변에서 투자를 받았죠. 돈이 부족하다고 포기하지 말고, 오히려 부족한 자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누구에게든지 조언을 많이 구하는 겁니다. 사업을 하다 보면 혼자만의 생각에 갇히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때 다른 사람의 경험과 지혜를 듣는 게 큰 도움이 됩니다. 저도 처음에는 혼자서 모든 걸 해결하려고 했지만, 점점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으면서 성장할 수 있었어요.



유튜브나 책에서도 자영업에 대한 조언을 많이 얻을 수 있지만, 실제로 그 업종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로부터 듣는 현실적인 조언이 가장 도움이 됩니다. 직접 경험한 사람이 해주는 조언 한 마디가 수천만원의 가치를 가질 때도 있습니다. 간단한 조언 한 마디로 해결될 일을 스스로 해결하려고 돌아가다 보면 시간과 돈을 낭비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니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조언을 구하세요. 저도 언제든지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도 멘토-멘티 프로그램을 통해 경험 많은 사람들에게 배울 기회가 많이 주어지고 있으니, 항상 그런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자세를 가지길 추천합니다.



Q. 앞으로 사장님의 목표나 계획은 어떻게 되세요?



A. 꼬치네를 시작하고는 거의 5년 동안 딱 하루 쉬어봤습니다. 하루 쉬는 것도 요로 결석 수술 때문에 아파서 쉬는데 가게 단골이 ‘사장님 어디 있어요?’ 전화를 해서 수술을 마치고 왔어요. 직원들만 있어도 가게를 운영할 수는 있지만 정말 단순하게 저를 보기 위해 오는 손님들도 있어요. 그래서 일찍 퇴근은 할지언정 하루 편하게 쉬지는 못해요. 이제 체질인 것 같아요. 자영업도 자영업이지만 손님과 직접 만나는 것도 체질에 맞다 보니 즐거워요.



Q. 사장님의 경영 철학이 있을까요?



A. 인터뷰를 통해 어느 정도 제 철학이 드러났을 거라고 생각해요. 제가 경영하면서 가장 크게 배운 것은, ‘혼자 하는 자영업은 없다’는 겁니다. 직원들과 함께, 손님들과 함께 가게를 꾸려나가는 것이 자영업의 본질이에요. 혼자서 모든 걸 해내려고 하면 오래 버티기 어렵죠. 가게를 운영하면서 직원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고, 그들이 있어야 가게가 잘 굴러간다고 느꼈습니다. 손님들과의 소통도 정말 중요해요. 손님들이 기분 좋게 먹고 가야 다시 찾아오겠죠. 그래서 저는 ‘무조건 안 되면 되게 만들어라’라는 마음으로 일을 하고 있어요. 손님들이 충분히 배부르게 먹고 만족해야, 그 만족이 결국 가게로 돌아온다고 생각해요. 늘 손님들이 만족하고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마지막으로, 일하면서 항상 즐거우려고 노력합니다. 그게 경영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겠네요.


김민수 기자 sasha7129@seoulte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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