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문 개선 사업 조감도 계획안. 향학로가 일적선으로 연장되고 SeoulTech Sports and Culture Complex 옆으로 광장이 조성된 모습이다. (시설과 제공)
작년 9월 말, ‘서울과기대-노원 상생 발전 모색’에 대한 언론 보도가 이어지며 우리대학 학생들 사이에서 정문 개선 사업 및 스포츠 시설 건립 사업이 화두에 올랐다. 당시 정문을 철거하고 주민과 함께 사용하는 스포츠 시설이 들어온다는 소문에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다. 이에 본지는 이번 사업에 대한 학교 측의 입장을 들어봤다. 32년간 우리대학의 얼굴이었던 정문은 왜 사라지는 것이며 정문 개선 사업은 현재 어떤 단계에 있을까. 우리대학 김동환 총장(이하 김 총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안전 문제와 연관된 정문 철거 결정
현재 우리대학 정문은 보행자와 차량이 함께 통행하는 구조로 두 동선이 겹쳐있는 상황이다. 특히 정문의 제한된 크기로 정문(편도 1차선)-주차안내소(편도 2차선)-회전 교차로(편도 1차선)로 구성된 도로는 출퇴근 시간 차량이 몰려 심각한 교통 체증이 발생하고 있다. 김 총장은 “총장으로서 가장 염려하는 점은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것이다. 안 그래도 좁은 도로에 학생과 차량의 동선이 꼬여 혼란을 빚는 모습을 목격했고, 그 도로에 학생들이 전기 스쿠터나 자전거를 타고 다니기도 해 사고의 위험이 크다”며 안전상의 이유로 현재 도로 체계에 개선이 필요함을 설명했다.
또한 지난 3월 18일(화) 오후 2시, 시설과 주관으로 진행된 정문 개선 사업 설명회 자료에 따르면 정문 앞 보행자의 무단횡단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문을 기준으로 좌측과 우측의 횡단이 불가능해 많은 보행자가 교내 횡단보도를 우회하고 있다는 것이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회전 로터리-향학로 사이 도로의 경사와 차량 자체 회전 반경으로 인해 발생하는 시야의 둔각이 큰 위험 요소라고 밝혔다. 유동 인구가 급증하는 출퇴근 시간에 도로 위에서 빚어지는 혼선을 해결하기 위해 제시된 방안이 차량 동선과 보행자 동선의 분리이다. 정문 개선 사업 조감도 계획안에 따르면 향학로를 현재 정문까지 일직선으로 연장함으로써 운전자는 시야 방해 없이 주행하고, 보행자는 보도를 통해 안전하게 통행할 수 있게 된다. 학교 측은 정문 개선 사업의 가장 큰 목적이 정문 인근의 차량 중심 동선을 보행자 중심 동선으로 개선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어진 지 32년이 지난 정문은 내구성 저하로 재료 탈락이 발생하기도 했다. 우리대학 정책 연구 및 점검 결과, 정문의 화강석이 떨어지는 낙하 사고가 확인돼 현재는 임시로 안전 보강 조치가 취해진 상태다.
▲ 우리대학 도로 및 보행로 체계 현황. 향학로에서 정문 맞은편 맥도날드로 이동하려면 최소 3개의 횡단보도를 건너야 한다.
정문 개선 사업,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나…
정문 개선 사업 및 교내 도로 체계 개선 사업의 구체적인 조감도 계획안은 완성돼 이번 겨울방학부터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방학 시기에 착공하는 이유는 정문 철거 및 도로 개선 공사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차량 통제, 보행자 통행 방해 등의 불편 사항들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계획안에 따르면 현재 정문부터 다산관까지 차량 중심적으로 구성된 도로는 보행자 중심으로 전면 재편될 예정이며, 정문 앞 교차로에는 X자 횡단보도를 설치해 보행자 안전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또한 캠퍼스의 주축이 될 다산관과 정문 진입로의 방향성을 일치시켜 학교의 개방성을 강화하고, 향학로와 연결되는 보행자 통로를 만들 예정이다. 조감도를 비롯해 정문 개선 사업과 관련한 자료는 우리대학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학교 측은 현재 다수의 캠퍼스 내부 공사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공사 현장 또는 인근에 신호수를 배치하는 등 학생들의 안전한 통행을 위해 지속적으로 관리·감독하겠다고 밝혔다. 충분한 안전 조치 마련과 함께 향학로 인근에 우회로를 만들어 공사 기간 동안 학생들의 이동에 어려움이 없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 조성될 광장. 김 총장은 광장 지하에서 SeoulTech Sports and Culture Complex로 이동할 수 있는 지하도 또한 계획중이라고 밝혔다.
다산관을 중심으로 강화될 우리대학의 아이덴티티
우리대학의 대표적 공간인 정문의 철거에 아쉬움을 드러낸 학생들의 반응에 대해 김 총장은 “우리대학의 상징이자 정체성이라 볼 수 있는 다산관은 현재 정문에 의해 가려지고 있다. 정문을 없앴을 때 보행로와 다산관이 이어지며 대학을 입구에서 봤을 때 다산관이 더 잘 드러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본부 기능을 다산관으로 옮기려 하고 있다. 대학의 핵심인 대학본부가 정문에서 잘 보이게 된다면, 우리대학의 이미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교내 행정 부처의 재배치 계획을 밝혔다.
한편, 기존 정문을 기억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정문 기록화 사업을 통해 ▲모형 제작 ▲실물 사진 ▲3D 데이터 보존 등의 방식을 통해 현재 정문이 우리대학의 역사로 기억되게 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 조성될 광장의 구체도 계획안. 캠퍼스를 가로지르는 ‘어의천’의 활용 방안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SeoulTech Sports and Culture Complex, “학생들이 주로 사용할 것”
‘지역 주민들을 위한’ 문화·체육 지원센터가 아니냐며 학생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던 체육시설의 실상은 어떨까. 해당 체육 복합 시설은 지역 매칭 사업에서 시작됐다. 학교 측은 정부(437억원)와 노원구청(50억원)으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체육 복합 시설을 증축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기에 노원구청을 설득해 50억원을 확약받았고 총 487억원의 예산으로 해당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노원구의 협력을 통해 교육부의 허가를 받았기에 ‘지역 협력’이라는 대의적 이름으로 체육 복합시설이 우리대학 내에 지어지게 된 것이다.
김 총장은 “해당 시설의 이름은 ‘SeoulTech Sports and Culture Complex’로, 분명히 우리대학에 소유권이 있다. 방학마다 우리대학의 부지를 구민들에게 개방해 왔기에 해당 건물도 주민들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오해가 생겼다고 생각한다. 건물 예산의 약 10~15%를 노원구청이 지원하기에 이에 상응해 운영시간의 10~15% 정도의 사용 시간을 지역 주민에게 할애할 예정”이라며 운영 계획을 밝혔다. 이어 “수영장, 피트니스 등 여러 시설을 운영하는 데 막대한 운영비용이 들기 때문에, 교내 예산을 활용해 운영비용 전액을 감당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지역 주민들의 이용료로 일부를 충당한다면 안정적인 시설 운영이 가능하다. 그러나 구민을 위한 시설이 아닌 우리대학의 시설이기에 낮 시간대는 학생들만 오롯이 사용하고, 야간이나 주말 정도의 시간을 구민들에게 개방하는 등 학생들의 사용에 불편함이 생기지 않게 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김 총장, “노원구와는 서로 돕는 관계”
지역 협력 문화·체육 지원센터와 정문 개선 사업이 학생들 사이에서 더 논란이 됐던 이유는 앞서 우리대학이 방학 기간을 활용해 종합운동장에 구민들을 위한 시설을 제공해 왔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김 총장은 학생들이 여름방학에 운영하는 물놀이 시설과 겨울방학엔 눈썰매 시설 때문에 불만이 많은 것은 알고 있지만, 방학 때 학교를 개방하는 이유는 ▲우리대학 축구장 잔디 조성에 사용된 노원구청의 9억원의 예산 지원 ▲노원구청 소속 시니어 근로자 10명의 우리대학 내 공유 킥보드 정리 및 미화 작업 등 노원구로부터 받는 여러 도움 때문임을 밝혔다. 김 총장은 “학교가 주민들에게 뭔가를 허용하면 반드시 구청도 우리대학에 무언가를 허용해 준다. 학교를 개방하면 여름, 겨울철엔 주민들이 좋아하는 학교가 되고, 주민들도 노원구청이나 지자체에 좋은 얘기를 전달하면서 선순환을 일으켜 여러 지자체에서 도움을 주려 한다. 우리대학만의 이익만을 챙긴다면 도움받지 못할 부분이 훨씬 많을 것이고, 또 주민으로부터 사랑받지 못하는 학교는 좋은 학교가 아닐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며 학교와 지자체의 협력을 부정적인 시선으로만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민과 함께 사용하기 위해선 책임 있는 운영 필요해…”
이와 같은 대학 측의 사업 발표에 일부 학생들은 과도한 개방이 아니냐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정문을 없앰과 동시에 주민과 함께 사용하는 스포츠 시설이 들어오면 교내 분위기가 혼잡해질 것을 우려하기도 했다.
디자인을 전공하고 있다고 밝힌 한 학생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계획안의 X자 횡단보도 설치에 대해 “유일한 해결 방안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X자 횡단보도를 설치하게 된다면) 정문 좌·우측 통행량 분산 등 얻을 수 있는 것이 클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 측의 SeoulTech Sports and Culture Complex의 운영 방법에 대해서는 “책임없는 이용은 언제나 문제를 야기한다고 생각하기에 (주민들이) 이용을 희망한다면, 센터 등록과 책임에 대한 부분을 명확히 해야 할 것”이라며 정확한 규칙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변화의 장을 맞이한 우리대학의 미래는
우리대학은 현재 행복기숙사, 첨단연구동, 도서관, SeoulTech Sports and Culture Complex 등 여러 교내 건물을 건립해 캠퍼스 재구성에 나서고 있다. 큰 변화의 장을 맞고 있는 우리대학의 미래는 어떤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을까.
김 총장은 “(우리대학이) 글로벌 탑티어 대학이되기 위해서는 많은 연구 시설과 교육 시설이 따라와야 한다.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발전하기 어렵다”며 “학교의 역량 발전과 함께 좋은 학생들이 입학하고 있기 때문에 그에 걸맞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확실히 더 많은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학생 교육 및 연구 증진을 위해서 새로운 건물의 건설이 필수적이며, 캠퍼스의 조경과 녹지의 훼손을 지양하면서 동시에 발전을 위해서 인접 기관의 부지에 우리대학 협력시설 건립을 추진할 계획도 있다고 덧붙였다.
더욱더 장기적인 계획에 대한 질문에 김 총장은 “10년, 20년 후를 생각했을 때 인근 기관(▲한국원자력의학원 원자력병원 ▲경기기계공업고등학교 ▲한국전력공사 인재개발원) 전체를 묶어 하나의 클러스터를 만들고 싶다. 공동체를 구성해 함께 발전을 도모한다면 (학교는 물론) 주위 기관들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밝히며 우리대학을 중심으로 인접한 기관과의 협력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종합적인 비전을 제시했다.
김종현 기자 24100076@seoultech.ac.kr
윤지선 기자 yjs1320@seoultech.ac.kr
이혜원 수습기자 dl0840@seoultech.ac.kr
다음은 정문 개발 사업 조감도 (시설과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