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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비의 예산을 둘러싼 상반된 입장 충돌
서나연 ㅣ 기사 승인 2024-10-07 19  |  695호 ㅣ 조회수 : 151

▲러비가 예산 분배안 철회를 위한 서명을 받고 있다.


 

 지난 9월 23일(월), 교지편집위원회 러비(이하 러비)의 입장문이 러비의 인스타그램과 에브리타임에 올라왔다. 입장문의 내용은 지난 9월 20일(금)에 진행한 회의에서 총학생회, 동아리연합회, 학생복지위원회로부터 일방적으로 러비의 교지비를 삭감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는 것이었다.



 러비가 올린 입장문을 시작으로, 총학생회를 비롯한 타 자치기구의 입장문과 러비의 2차, 3차 입장문이 추가로 올라오며 러비의 자치회비 삭감에 대한 논의가 뜨겁게 이뤄졌다.



 본지는 자치회비 삭감에 대한 구체적인 상황을 알고자 박경원(인공지능·23) 러비 편집장을 만났다.



교지비 논의에 대한 엇갈린 입장



 23일, 러비 측은 1차 입장문을 통해 “1,000원이라는 교지비를 일방적으로 통보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총학생회가 발표한 입장문에서는 “러비와의 협의를 통해 금액 조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논의 후 통보할 수밖에 없다는 절차를 수차례 말씀드렸으나, 해당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두 기구의 입장이 상반된 가운데, 총학생회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러비 측의 ‘일방적 통보’ 표현은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이에 대해 러비 측은 “1차와 2차 회의를 통해 교지비 조정에 대한 구체적인 금액과 산출 근거를 듣지 못했다”며 “2차 회의 결렬 후에 부총학생회장에게 1,000원이라는 금액을 통보받았지만, 그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러비 측은 타 중앙자치기구가 실제로 협의 의사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총학생회칙 제139조와 제142조에 따르면, 러비는 중앙운영위원회에 속하지 않아 자치회비 분배 회의에 참석할 의무가 없다는 것이다. 총학생회는 이러한 규정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1차 및 2차 회의에서 ‘교지비는 안건 상정과 인준 없이 총학생회 임의로 조정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대외적으로는 협의 의사를 보이면서 실제 회의에서는 임의로 예산을 조정하겠다는 발언은 상충된 주장으로 비춰진다고 지적했다.



 총학생회는 입장문에서 “2022년도 전부터 러비 측에 금액 조정에 대한 협의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러비 측은 “22년도 이전부터 금액 조정 협의가 있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러비 측에 따르면, 2022년도 1학기에는 러비가 먼저 금액 조정을 요청한 바 있으며, 당시 재정 상황이 좋지 않아 긴급 예산안을 편성하고 편집장의 사비로 운영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러비는 2022년도 2학기와 2023년도 1학기 동안 중앙자치기구로부터 자치회비 금액 조정에 대한 연락을 받지 않았으며, 2023년도 2학기에 처음으로 총학생회 측에서 자치회비 분배 회의 참석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당시 총학생회는 러비가 고정 비율로 받을 때보다 더 많은 예산을 받을 수 있다고 설득했으나, 러비 측은 내부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결정을 보류한 상태에서 회의가 종료됐다고 설명했다.



러비, 예산 삭감에 반박, 안정적 지원 촉구



 타 중앙자치기구와의 예산 협상 과정에서 러비 측은 “100원이라도 부족하면 발간 자체를 못한다”는 주장을 제기하며, 이에 대한 타당한 근거를 요청받았다. 이에 대해 러비 측은 교지 발간에 필요한 비용 항목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러비는 교지 발간 사업에 있어 표지 디자인비용, 내지 디자인비용, 인쇄비가 주요 지출 항목이라고 밝혔다. 2023년 2학기부터는 표지 디자인을 타이포그래피 하나로 축소해 비용을 절감하고 있으며, 현재 표지 디자인비는 회당 8만원, 내지 디자인비는 회당 80만원(시세의 절반 이하), 인쇄비는 1,000부 기준으로 회당 150만 원(시세의 약 75%)이 소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지 디자인을 외주로 맡기는 이유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러비는 “내지 디자인이 기술적으로 요구되는 작업이기 때문에,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3년 2학기에는 내부에 해당 분야의 숙련자가 있어 디자인 작업을 자체적으로 해결했지만, 일반적으로는 외주를 이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외주 디자이너는 사업자 등록이 된 개인 사업자이며, 중앙감사위원회에 확인한 결과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러비 측은 이러한 비용 절감 노력을 통해 교지의 발간 빈도를 늘리고, 홍보비용에 투자해 인지도를 높여왔다고 강조했다. 또한 자치회비가 적게 들어오는 2학기에는 이전 학기 이월금을 활용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자치회비의 40% 삭감이 이뤄질 경우, 기존 계획에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비는 교지 발간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최소한의 자치회비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하며, 향후 협의 과정에서 보다 안정적인 예산 지원을 요청할 방침임을 밝혔다.



러비, 삭감 절차 및 도덕적 쟁점에 문제제기



 러비는 최근 예산안 편성과 관련해 적합한 절차를 거쳐 전학대회에서 인준받았음을 강조하며, 이번 학기 예산안에 대해 더 이상의 문제 제기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협의’라는 과정에서 발생한 절차상의 도의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러비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세 가지 주요 문제를 제기했다. 첫 번째 문제는 전학대회 당일 교지편집위원회 부원들의 출입 불허 사안이다. 러비는 총학생회칙에 근거해 편집장을 포함한 5인의 출입을 사전에 고지했으나, 총학생회장이 안건과 무관하다는 이유로 출입을 불허했다고 주장했다. 러비는 2023년 1학기 교지편집위원회 부원 전원이 전학대회에 참관한 선례를 들어 이를 뒷받침하고 있으며, 불허 사유에 대한 답변이 없었던 점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두 번째 문제는 사적 대화를 공식 입장으로 인용한 점이다. 2차 회의가 결렬된 후, 러비 편집장은 부총학생회장과의 통화에서 자신의 의견이 러비의 공식 입장이 아님을 여러 번 강조했으나, 타 중앙자치기구 측이 이를 공식 입장으로 간주한 것에 대해 도덕적으로 잘못된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모순은 러비의 협의 의사와 타 중앙자치기구 측의 주장 간의 신빙성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세 번째 문제는 러비가 취재를 강요한다는 주장이다. 1차 회의에서 중앙자치기구 측은 러비가 학교 측에 불리한 발언을 해달라고 강요했다고 주장했으나, 러비는 내부 조사 결과 이러한 사실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에 기반 하지 않은 주장이며, 러비의 취재 방식에 대한 일괄적인 지적은 적절치 않다고 덧붙였다.



총학생회 “러비 예산집행 목록 이해하기 어려워…”



 러비와의 인터뷰를 마치고 본지는 해당 사태의 사실확인을 위해 우리대학 총학생회장 이동원(건시공·19), 부총학생회장 박신우(산정시·22)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총학생회 측은 러비의 예산으로 1,700원을 배부한 관례가 언제부터 이어져온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러비의 예산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정의된 바가 없으며, 과거에 보관되지 않은 자료가 많아 정확한 배부 시행 년도를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러비 예산 삭감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입장문에 기재한 ‘타 중앙자치기구의 사업 축소 과다’와 ‘이해하기 어려운 예산 집행 목록’이 예산 삭감의 주요 원인에 해당한다”며 “특히 중앙자치기구 중 학생복지위원회보다 더 많은 예산을 배정받아 타 자치기구와 다른 방식으로 분배를 받는 점에서 형평성에 어긋날 수 있다”고 구체적인 설명을 더했다. 이어 “이러한 사유로 2022년부터 러비의 예산 분배 변경에 대한 중앙자치기구들의 요청이 지속적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교지 발간과 관련해 “기존대로 1,700원을 분배 받을 시 1년에 약 1,000만원에 근접하는 예산을 배정받게 된다. 자치회비로 제작되기에 학우분들을 위한 자치언론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지만, 교지 확인 결과 약 100페이지 중 단 3페이지만이 학교 관련 내용이며, 나머지는 무관한 내용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설명했다.



 디자인과 관련한 예산 집행에 대해서는 “러비를 제외한 모든 자치기구는 내부 홍보국을 편성해 자체적으로 디자인 부분을 해결하고 있다. 현 자치기구 상황상 (러비의 경우) 장학금 수헤 혜택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매번 디자인 외주를 맡기는 점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으며 이는 타 자치기구 대표자 모두 동의했다”며 예산 집행과 관련한 부분을 지적했다.



 총학생회 측은 예산 삭감의 마지막 이유로 “러비 측과 자치회비 분배 회의를 통해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1,700원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자치언론이라는 이유로 삭감하면 안된다’라고 주장했고, 이는 논리적인 근거가 부재해 중앙자치기구 판단 하에 예산 조정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러비 측에서 지적한 ‘갑작스런 예산 삭감 통보’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고지해 왔다”며 “매 년, 매 학기 지속돼 왔다. 또한 2022년부터 러비 측에 예산 절감에 대해 요청해왔고 금년 상반기 4월 경에도 해당 내용이 사전에 전달됐기에 이 부분은 러비 측에서도 몇년에 걸쳐 인지하고 있던 부분이라고 사료된다”며 러비 측의 주장에 반박했다.



 예산 삭감의 구체적인 근거를 묻는 질문에 “이전 러비의 예결산안을 참고해 교지 발간비 등에 대한 금액을 산정해 전달했다”며 러비 측은 금액 조정 협의를 위한 자리에서 ‘100원이라도 줄어들면 폐간하겠다’는 말의 반복으로 분배 회의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은 채 마무리됐기에 러비 측 의견을 일부 수용해 상향된 금액으로 다시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러비 측의 촉박한 회의 시간과 관련해서 자치회비 분배 회의를 늦출 수 없었냐는 질문에 총학생회 측은 “자치회비 분배 회의가 늦어지면 그만큼 예산 집행 시기 또한 미뤄져 자치회비를 사용하는 행사의 진행이 어려워진다”며 “얼마 전 마무리된 우리대학 어의대동제의 경우, 전학대회 개회 이틀 뒤에 진행됐기에 더더욱 연기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중앙자치기구 자치회의 분배 회의 일정이 촉박했음에도 인준 안건 등이 사전에 준비될 수 있던 이유는 9월 3일(화) 공고한 소집공고에 따라 일정이 사전 공지됐기 때문이다”며 시간이 촉박했다는 주장은 모든 자치기구에 해당하는 말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자치회비 분배와 관련한 분쟁이 이어질텐데 구체적인 대응 방안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분쟁이 따를 요소라고 판단하지는 않는다”며 “러비 측에서 예산 감축에 대한 예비비 및 예산 활용 부분에서 사전에 준비하지 못했던 점은 (러비 내부의) 인수인계 미흡에서 발생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사태를 통해 자치기구 가운데 자치언론으로 활약하는 러비 측의 의견을 제대로 이해하는 시간이 됐기에 러비 측의 의견을 최대한 수용할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며 관계 개선의 의지를 보였다.



 이어 총학생회 측은 “자치기구 간의 예산 분배 협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하지만, 사전에 입장문과 성명문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러비 측의 의견을 고려하면 중앙자치기구와 금액 조정에 대해 협의할 시간이 충분했다고 생각한다”며 러비 측의 사전에 준비된 입장문 및 성명서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통해 “자치기구 간에 발생한 일로 학우분들께 혼란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언제나 모든 자치기구의 상황을 고려해 합리적인 결정을 위해 노력하는 총학생회가 될 것”이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지난 2년 자치회비 수입은 증감없어…



 한편 이번 러비 예산 삭감 사태와 관련해 자치회비 납부자 감소와 관련한 논란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중감위에 따르면 2023년도 1학기의 자치회비 수입은 총 36,682,496원, 같은해 2학기의 경우 총 24,852,112원, 2024년도 1학기의 경우 총 36,674,000원, 같은해 2학기의 경우 총 24,926,000원으로 자치회비의 수입이 감소하지는 않았다.



서나연 기자 jsdgtj@seoultech.ac.kr


김종현 기자 24100076@seoulte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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