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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
기사 승인 2021-03-14 21  |  642호 ㅣ 조회수 : 112

어린 왕자





박상준(산공·19)



  필자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책을 읽어왔는데, 대부분은 소설이었다. 어려서 마냥 책 읽는 자체가 좋았던 시절에는 그 소설을 읽고, 주인공에게 반해서 항상 주인공의 입장에 몰입해 이야기를 즐겼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읽으면서 주인공 중심의 서사에 관한 회의감이 들었던 것 같다. 그것은 생텍쥐페리의 잘못이 아니었다. 우연히 내 생각이 깊어지던 시기와 맞물렸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어린 왕자』를 읽으면서 마음이 치유되고 감동받았을 것이다. 어린 왕자가 말하는 한마디 한마디는 어린 시절 감수성이 부족했던, 그리고 여전히 부족한 필자에게도 감동을 줬으니 말이다. 허나 필자는 내게 감동과 여러 감정을 전달해줬던 그 어린 왕자에게서 배신감을 느꼈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필자는 어린 왕자 속의 여우와 같다. 외로움이 있었다. 그래서 필자는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싫었다. 집에 있어야 하는 시간에는 항상 책을 읽었다. 책을 읽으면 시간이 빨리 갔기에 외로울 시간도 없었다. 필자가 생각했던 여우는 그랬다. 마을에서 혼자 외롭게 있는, 세상을 혼자서 사는 여우였다.



  “네가 날 길들인다면, 우린 서로에게 하나뿐인 존재가 되는 거야” 여우는 어린 왕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제발 길들여 달라고 부탁까지 했다. 결국, 어린 왕자와 여우는 서로에게 하나뿐인 존재가 되는 ‘길들임’이라는 단계를 밟게 된다. 그때 필자의 시각에서는 여우가 무척 행복해 보였고, 그 행복함이 영원할 것 같았다. 하지만 머지않아 왕자는 자신의 고향을 향해 떠난다. 서로에게 하나뿐이었던 여우를 두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지구라는 행성을 떠나 그의 별로 향했다. 당시 필자는 여우에게 몰입하고 있었기에 어린 왕자의 선택에 슬프고 화가 났다. 더욱 감정이 격해졌던 것은 이후 여우의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우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여우는 어린 왕자를 통해 밝은 세상을 봤고 행복을 느꼈다. 여우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은 어린 왕자였다. 그래서 여우는 왕자가 떠난 후 말로 표현 못 할 이별의 고통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소설 속 여우는 생각이 깊고 성장했기에 분명 고통을 견뎌냈을 것이다. 필자는 그런 고통을 극복하는 여우의 이야기가 참 궁금했다. 필자는 『어린 왕자』를 읽은 지 1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여우가 잘 살기를 바라고 있다.



  끝으로 필자는 살아가며 자신의 삶 속의 본인 스스로가 주인공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응원하고 싶다. 필자가 여우의 삶을 기억하고 기대하듯, 분명 누군가도 당신의 삶을 기억하고 기대해주는 독자가 있지 않을까? 당신의 뒤 이야기를 궁금해하는 독자들이 많다. 당신은 언제나 주인공이고 이야기를 기대하게 하는 작가이기도 하다. 그러니 쉽게 포기하지 말고 뒤 이야기를 끊임없이 써 내려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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