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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을 위한 학교, 아직도 갈길은 먼가
류제형 ㅣ 기사 승인 2023-07-03 11  |  677호 ㅣ 조회수 : 254


류제형

(경영·18)


 2023년 여름방학 생활관 모집에 지원하면서, 이해가 가지 않는 광경을 발견했다. 생활관 홈페이지 서버 문제로 1학년 학우들이 1인실에 신청하지 못한 것이었다. 당시 생활관 행정실은 처음에는 “이번에 실수가 있었고 다음에 이런 일이 없도록 주의하겠다”며 대충 얼버무리며 넘어가려했는데 1학년 학우들의 항의가 계속됐고, 결국 일정을 급히 변경해 1학년 학우들에게도 1인실을 신청할 기회를 제공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생활관 행정실에서 이 사태를 국민신문고를 통해 고발한 학우를 찾는듯한 태도를 보여주기도 했다고 한다. 찾아낸다고 해도 별다른 불이익을 줄 수는 없겠지만, 행정실의 태도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생각은 확실히 들었다.



 사실 생활관 운영과 관련한 고질적인 문제는 예전부터 많았지만, 매년 해결되지 못하는 느낌이 들어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이외에 에브리타임에서 발견한 올해 학내 이슈 중에 기억나는 것이 있다면 ▲도예학과의 사물함 강제 철거 ▲하계방학 계절학기 수강신청 기간 논란 ▲천원 아침 학식 신청 논란 ▲조형대 MT 시행 무산 ▲예비군 버스 미지원 논란 ▲총학생회 어의대동제 준비 관련 논란 등이 있던 것 같다. 논란이라는 것은 매년 생겨나는 것이고 문제없는 학교는 없다지만, 올해 유독 우리대학에서 안타까운 일들이 많이 발견되는 느낌이다.



 신문사에서 중요한 학내 이슈를 기사화해 학우들을 상대로 여론을 형성하는 역할을 하지만, 말 그대로 여론 형성에만 그칠 뿐이다. 근본적으로 신문사에서 직접 다른 조직에 압력을 행사해 문제를 해결할 권한이나 능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위에서 언급한 문제들의 일부는 피해 학생들이 직접 학교를 상대로 끈질기게 항의 전화를 시도해 힘들게 해결하고, 대다수의 문제는 해결조차 못하고 결국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우리대학에서 학생 단체가 학우들의 의사를 대변하는 경우는 매년 실시되는 등록금심의위원회에 총학생회장이 학우들을 대표해 참석하거나, 중요한 학내 이슈를 총학생회 또는 단과대 학생회에서 대표로 학교 측에 건의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그런데 총학생회에서 학우들의 의견을 대변하는 시스템에도 분명히 한계가 있다. 총학생회가 일할 의지가 없는 경우에는 대다수 학우들이 열심히 목소리를 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학우들을 위해 일해야 할 중앙자치기구 및 각 학생회에서도 매년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터져 학우들을 답답하게 하곤 한다.



 기존의 학생 단체가 학우들의 의견을 충분히 대변하지 못할 경우, 학교 측의 잘못된 행정으로 고통받는 일부 학우들은 항의 전화나 신문고 같은 수단을 통해 매번 힘든 싸움을 해야하는 걸까? 나도 신문사에서 중요한 이슈를 취재하고 기사화하면서, 신문사에서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글을 통해 학우들에게 사실을 알리는 것이 전부인 것을 보고 가끔 답답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현실적으로 학우들 중에서는 총학생회장 정도는 돼야 학우들을 대표해 학교 측에 공식적으로 무언가 입장을 전달할 수 있다. 학생 조직에서 일하고 있지 않은 대부분의 학우들은 주어진 학업 및 개인 활동에 집중하느라 시간적인 부담으로 부당한 일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것조차 쉽지 않은 현실이다.



 예전에는 총장 핫메일이라는 것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알 수 없는 이유로 모습을 감췄다. 이를 시작으로 학우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수단이 서서히 하나둘씩 사라져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기도 한다. 이럴 때일수록 신문사나 교지편집위원회 등의 공식적인 여론 형성 수단이 더더욱 오랫동안 무탈하게 유지돼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도 엄연히 학우들을 위해 봉사하는 학생 조직 중 하나다.



 이번 생활관 1인실 신청 논란도 결국은 피해 학우들이 처음부터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항의한 덕분에 해결될 수 있었고, 올해 이전에 터진 문제도 종종 이와 같은 방식으로 해결되고는 했다.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학생 사회는 생각보다 쉽게 유지되는 것이 아니다. 매번 많은 학우들이 학교 안에서 일어나는 각종 부조리에 대해 분노하고 여론을 형성해 문제를 해결하고 자신들의 권리를 지킨다. 이 글을 읽는 모든 학우들이 대학 생활을 하면서 직접 겪거나 목격한 적이 있는 부조리를 잊지 않고 기억하며 항상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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