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과 성장한 프로 스포츠
한국의 프로 스포츠는 지역 연고에 기반을 둔 채 발전했다. 기아 타이거즈는 광주광역시를 연고로 두며 호남 사람들의 자존심이 됐고, 수원 삼성 축구팀은 수원 시민들의 사랑을 받으며 K리그 최고 명문팀으로 성장했다. 스포츠 구단의 홈 경기가 있는 날이면 경기장 주변은 지역 상인과 경기를 보러 온 관중들로 붐비고, 이는 지역 경제에 매우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처럼 스포츠구단은 지역 주민들과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고 함께 성장한다. 단순한 스포츠 팀이 아닌 한 도시를 대표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우리대학이 위치한 노원구에도 구를 대표하는 축구팀 ‘서울 노원 유나이티드’(이하 노원 유나이티드)가 있다. 원래 ‘서울 유나이티드’라는 명칭에서 2019년 ‘서울 노원 유나이티드’로 변경하며 사람들에게 노원을 더 노출시키기 시작했다. 노원 유나이티드는 2007년 서울 시민의 팀이라는 슬로건으로 탄생했으며 K4리그에서 경쟁중이다. 현재 K4리그는 K3리그와 함께 세미프로축구 리그로 ‘대전하나시티즌B팀’, ‘서울중랑축구단’ 등이 속해있다.
▲ 노원 유나이티드 홈경기를 관람하고 있는 관중들
힘껏 노원 유나이티드를 외치다, ‘서유불패’
노원 유나이티드가 속한 리그인 K4리그는 세미프로리그이기 때문에 프로리그보다 더 적은 관심을 받는다. 크지 않은 관심은 구단에 대한 적은 지원으로 이어지고 응원하는 팬들이 속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힘든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노원 유나이티드를 위해 응원하는 서포터즈가 있다. 노원 유나이티드 응원단 ‘서유불패’는 팀의 상황에 무릅쓰지 않고 노원 유나이티드를 위해 노래한다. 서유불패가 여러 어려움에도 노원 유나이티드를 끝까지 응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서유불패 서포터즈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서포터즈 이정성 씨는 “1,2부 리그에 있는 팀에 비해서 재정적으로 부족하고 관중도 적어 모든 부분에서 힘들다. 1,2부 리그의 팀들은 원정경기를 갈 때 구단에서 지원하는 버스를 팬들이 적은 비용만을 지불하고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서포터들은 카풀이나 대중교통을 갈아타면서 이동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원정 응원단을 모으기도 힘들고 응원도구 운반도 쉽지 않다”며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그럼에도 노원을 끝까지 응원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냐고 묻자 “서울 노원 유나이티드라는 이름, 우리 동네를 연고로 하는 우리 지역팀이라는 자부심이 가장 크다. 매주 주말마다 경기장에서 내 주변의 동네 팀을 응원하는 것이 나에게는 더 중요하다. 노원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우리에게는 메시와 호날두다”라고 답하며 팀에 대한 엄청난 소속감을 드러냈다. 노원 유나이티드 응원가 「노원은 나의 자존심」 중 ‘노원은 나의 자존심. 나의 영혼, 나의 열정’이라는 가사는 노원 유나이티드 팬들이 가지고 있는 팀에 대한 강한 애정을 보여준다.
승격 실패에도 희망 남긴 2024시즌
2024년 K4리그 노원 유나이티드는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에 불참해 승점 9점이 삭감된 채 시즌을 시작했다. K3리그로의 승격을 목표로 하는 입장에서 승점 삭감 징계는 치명적이었다. 하지만 노원 유나이티드는 감독과 선수들의 꾸준한 노력과 팬들의 끊임없는 응원으로 위기를 헤쳐나갔고, 13팀 중 최종 순위 3위를 기록했다. 그 결과 노원 유나이티드는 K4리그 3위의 자격으로 K3리그 15위를 기록한 포천 시민 축구단과 승격과 강등을 결정하는 승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단판으로 진행되는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노원 유나이티드는 전반전까지 동점으로 잘 마무리했지만, 후반 막판 포천 시민 축구단의 연속골로 3:1로 패배하며 승격에 실패했다. 하지만 승점 삭감으로 쉽지 않은 시즌이 예상됐던 노원 유나이티드는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올라가는 저력을 보여주며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품게 했다.
노원 유나이티드,
더 높은 곳을 향해
비록 승격에 실패했지만 팬들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서포터즈 김선태 씨(이하 김 씨)는 “현재는 세미프로리그중 가장 하위리그인 K4리그에 위치해 있지만, 더 노력해 K3리그로의 승격을 이뤄냈으면 좋겠다. 더 나아가 팀이 프로화돼서 K2리그, K1리그까지 올라가 더 높은 곳에서 경쟁하는 강한 팀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또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팬들과 함께 호흡하며 성장하는 팀이 돼 진정한 원팀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이 팀이 더 성장해 앞으로 노원구에서 K리그 경기를 보고 싶어 하는 팬들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노원 유나이티드의 밝은 전망을 기대했다. 현재 국내 축구리그는 프로리그인 K리그2와 아마추어리그인 K3리그간의 승격과 강등 제도가 실시되지 않아 K3리그 1위팀도 K2리그로 승격할 수 없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2027년부터는 K2리그와 K3리그간의 승격과 강등제도가 실시돼 노원 유나이티드의 프로 가능성도 열리게 됐다.
김 씨는 우리대학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로 “축구는 중계로 보는 것도 재밌지만, 경기장에 직접 와서 선수들의 땀과 열정, 서포터들의 응원 분위기를 느끼며 관람하는 것이 더 큰 재미라고 생각한다. 친구들과 만나는 자리 가지듯이 편하게 마들 스타디움에 들려줬으면 좋겠다. 노원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들이 과기대 학생들에게도 전해져 멋진 추억을 만들어 줄 것이다”라고 말하며 노원 유나이티드에 대한 관심을 부탁했다. 노원 유나이티드의 홈경기장인 노원 마들 스타디움은 7호선 중계역 근처 마들근린공원 내에 위치해있다.
▲ 노원 유나이티드 서포터즈 ‘서유불패’가 응원 중이다.
이준석 기자 hng458@seoultech.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