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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과자 속 시디과가 감탄했던 에스파 CG 제작자
강문경, 황아영, 김서연 ㅣ 기사 승인 2024-12-03 12  |  698호 ㅣ 조회수 : 241

 최근 대학생들 사이에서 인기인 유튜브 콘텐츠 ‘전과자’에 우리대학 시각디자인학과가 소개됐다. 영상 속에서 시각디자인학과 재학생들이 우리대학 아웃풋으로 에스파의 3D 작업에 참여한 졸업생을 언급하며 관심을 모았다. 화제의 졸업생이자, 현재 3D 아트 업계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3D 아티스트 오수환 졸업생과 화상으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Q. 우리대학 학우들에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3D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오수환입니다. 엔터테인먼트와 패션 업계에서 3D 아트 콘텐츠, 3D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Q. 3D 아트의 어떤 매력에 이끌려 관심을 갖게 됐나요?



 A. 저도 원래 시각디자인학과(이하 시디과)를 다녔던 학생으로서 편집 디자인을 배웠어요. 학교를 다니며 ‘상상하는 것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더 없을까’하는 생각을 하다가 접하게 된 분야가 3D 아트였어요. 어릴 적부터 SF 영화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를 즐겨 봐와서 세계관을 구축해 자신만의 상상으로 풀어내기를 좋아했습니다. 평소 상상하던 취미가 계기가 돼서 3D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생각해요. 3D 아트의 매력이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내가 상상한 것을 제약 없이 표현할 수 있는 도구라는 점이 가장 매력적인 포인트인 것 같아요.



▲ 에스파 ‘Drama’ 앨범 재킷 이미지



Q. 최근 우리대학 시디과가 인기 유튜브 콘텐츠 ‘전과자’에 소개되며 주목받았습니다. 영상에서 에스파의 ‘Drama’ 뮤비 티저 제작에 참여하신 졸업생으로 언급되셨는데요. 작업 과정에서 전달하고자 했던 의도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이번 기회를 통해 정정하고 싶은 부분이 있어 말씀드립니다. 제가 참여했던 작업은 에스파의 뮤직비디오가 아니라 앨범 재킷 작업이었습니다. 앨범 재킷 작업은 뮤직비디오와는 별도로 앨범 커버, 프로모션 재킷 포토 등으로 구성된 다른 작업인데요. ‘전과자’에서 저를 언급해 주신 분이 티저라고 말씀하셔서 레퍼런스가 제 것이 아닌 뮤직비디오 일부가 나왔더라고요. (뮤직비디오를) 제가 제작한 것으로 혼동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아 정정하고 싶었습니다.



 에스파 앨범 재킷 작업에서는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느낌을 반영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지금까지 에스파와의 협업을 다섯 번 정도 이어오면서 느낀 점은 작업물이 결국 팬들의 소비 콘텐츠라는 점이었어요. 3D 아트의 활용 자체가 팬들에게 다채롭고 흥미로운 콘텐츠를 보여주기 위해 3D 아트를활용하는 거더라고요. 그 때문에 팬들이 봤을 때 거부감이 없이 새롭고 흥미롭게 느낄 수 있는 작업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Q. 아모레퍼시픽과 SM의 콜라보 제품 ‘Fansignal Lip Balm’ 프로모션 영상을 제작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레드벨벳, NCT, 에스파의 응원봉을 모티브로 각 영상 배경을 다르게 표현하셨는데요. 각 그룹별로 담고자 했던 분위기와 느낌에 대해 설명 부탁드려요.



 A. 사실 꽤 어려운 작업이긴 했어요. 클라이언트가 SM이 아닌 아모레퍼시픽이어서 각 그룹(레드벨벳, NCT, 에스파)의 콘셉트에 맞는 영상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보통 아이돌 그룹들은 앨범마다 콘셉트가 바뀌잖아요. 어느 포인트에서 아티스트의 색깔을 표현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결국 일반 대중 분들이 아티스트를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연상되는 각 그룹의 대표적인 이미지와 어울리는 색깔을 정해 작업을 진행했어요.



▲‘레드벨벳 Fansignal Lip Balm’ 캡처



 레드벨벳은 (클래식) 왈츠 분위기의 곡을 냈던 그룹이라 밝고 발랄한 느낌을 살렸고 리본이나 꽃 같은 요소를 활용해 표현했습니다. NCT는 여러 그룹 중 NCT127을 대표로 선정해 도시적이고 차가운 느낌의 모던한 이미지가 떠올라 번잡한 도시 분위기로 표현했어요. 에스파는 (다른 그룹들에 비해) 색깔이 너무나 명확했죠. SM의 세계관을 선도하는 그룹이어서 광야라는 공간을 시각적으로 잘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Q. 이 밖에도 르세라핌, 선미 등 많은 아티스트들과 협업을 진행해 오셨는데요.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A. 에스파의 ‘MY WORLD’ 앨범 작업입니다. 이 앨범의 타이틀곡 「Spicy」 뮤직비디오는 CG 비중이 컸기 때문에 기획부터 촬영까지 전반적으로 깊이 참여했어요. 시드니까지 장거리로 출장을 가서 촬영해 긴장감도 컸고, 여러모로 힘들었던 작업이라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또 하나는 최근 참여한 르세라핌의 「CRAZY」 뮤직비디오입니다. 그동안 여러 뮤직비디오 작업에 참여했지만 「CRAZY」는 제가 처음 CG 감독으로서 참여한 작업이에요. 저와 성향이 맞는 팀을 구성하고, 감독님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많은 정성을 들인 작품이라 특히 애정이 갑니다. 「CRAZY」 작업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점은 CG가 지나치게 눈에 띄지 않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예시로 뮤직비디오에서 물거품 효과를 화려하게 연출할 수 있지만, 일부러 과하지 않게 아티스트와 잘 어우러지도록 조절했어요.



Q. 최근 3D 업계의 트렌드는 어떤지와 현재 공부 중인 새로운 3D 기술이 있다면 어떤 것일지 궁금합니다.



 A. 요즘은 단순히 3D 작업만으로는 트렌드에 맞추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표현 방식이 섞인 작업들이 주목받고 있는데 2D와 3D, 그리고 실제 촬영을 결합해 독특하게 연출된 작품들이 요즘 트렌드에 부합한다고 생각합니다. 매년 새로운 3D 기술이 등장하고 관련 프로그램들의 업데이트가 이뤄지다 보니 3D 공부는 꾸준히 이어가고 있어요. AI나 사진, 촬영 문법 및 연출법, 조명 등 타 분야도 함께 공부하고 있습니다.



Q. 3D 아티스트가 되기 위해 어떤 역량을 갖추는 것이 좋을지 조언 부탁드려요.



 A. 가장 중요한 것은 ‘표현력’이라고 생각해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3D 아트의 매력은 제약 없이 상상한 것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것을 3D로 표현해 내지 못한다면, 그 매력도 빛을 발하지 못한다고 봅니다. 표현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3D 관련 툴에 대한 숙련도가 필수입니다. 다만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와 비교했을 때 3D 툴은 훨씬 더 복잡하고 매년 새로운 기술들이 빠르게 업데이트돼 숙련되기가 어려워요. 흐름을 놓치지 않고 계속 공부해서 창작에 활용한다면 표현력을 점차 기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Q. 콜로소 강의에서는 시네마 4D*를 쓰셨는데 평소에 주로 무슨 툴을 활용하시나요?



 A. 네, 강의와 동일하게 시네마 4D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영상 작업을 주로 하다 보니 애프터 이펙트*도 함께 많이 활용하고 있어요. 앞서 말씀드린 표현력을 기르기 위해 최근에는 요즘 빠르게 성장 중인 ‘블렌더’라는 3D 툴도 공부하고 있습니다. AI 툴은 직접적으로 사용하지는 않고 보조적으로 기획 과정에서 활용하고 있어요. 기존에는 레퍼런스를 찾거나 스케치를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미드저니*를 활용해 시간을 단축했어요. 이렇게 만든 AI 이미지는 클라이언트와의 소통에서도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Q. 시디과 학생들 사이에서 수환 님의 졸업 작품이 유명한데요. 졸업 작품을 준비하실 때 가장 중점을 뒀던 부분과 현재 졸업전시를 준비 중인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을까요?



 A. 제가 졸업 작품을 준비할 때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계획’이었습니다. 작품 제작 기간 동안 목표로 한 퀄리티를 내기 위해 테스트 작업을 진행하고 구체적인 스케줄을 세우며 계획을 탄탄히 세웠습니다. 졸업작품을 준비 중인 학생들에게는 목표치를 높게 설정하라는 조언을 드리고 싶어요. 작업을 하다 보면 계획했던 수준을 조금 낮춰야 할 때도 있었죠. 하지만 처음에 목표를 높게 잡았기 때문에 조금 낮춰진 결과물이더라도 나중에 돌아봤을 때 ‘나 정말 노력했다’는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어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을 인정하고 격려하는 마음가짐이에요.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자신을 인정하고 토닥이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3D 아티스트로서 앞으로 새롭게 진출하고 싶은 분야나, 계획해두신 목표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앞으로 분야를 확장하거나 이동할 예정은 없어요. 다만 지금까지 엔터 업계와 패션 업계의 상업적인 일에만 몰두하다 보니 더 작가주의적으로 개인 작업에 집중해 보고 싶어요. 작가적인 면모를 살려 3D 아티스트로서의 창작을 이어나가고, 상업적인 분야에서는 디렉터로서 프로젝트를 이끌어나가는 일도 해보고 싶습니다. 즉 상업적으로는 디렉터, 개인적으로는 작가로 두 가지 역할을 병행하고 싶어요.



*시네마 4D: 3D 모델링 및 렌더링, 애니메이션 소프트웨어

*애프터 이펙트: 모션 그래픽 및 합성 관련 영상 소프트웨어

*미드저니: 텍스트를 입력하면 이미지를 생성해주는 AI 소프트웨어



강문경 기자 rivmun@seoultech.ac.kr



황아영 수습기자 ayoung6120@seoultech.ac.kr



디자인 |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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