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험을 앞둔 A 씨는 제2학생회관 ‘쉴 休’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문득 인기척에 고개를 드니, 맞은편 의자에 모르는 사람이 앉아있었다. 그는 A 씨에게 “1분이면 되는데, 잠깐 괜찮을까요? 좋은 말씀이 있습니다”라며 말을 걸었다.
학교에서 마음을 놓을 수 없는 학생들
우리대학 캠퍼스는 외부인을 대상으로 별다른 출입 통제를 하지 않고 있다. 그 결과 아침·저녁, 주말에는 우리대학 내에서 운동을 즐기거나 시설물을 이용하는 외부인을 자주 볼 수 있다. 하지만 부작용도 있다. 몇몇은 외부인 출입금지라고 명시돼 있는 제2학생회관 ‘쉴 休’에까지도 당당하게 들어와 포교 활동을 하거나, 학내 시설을 함부로 이용해 시설 노후화를 부추기기도 한다. 강우혁(건축공·15) 씨는 “학교 선배를 자칭하면서 도서관까지 따라와 전도를 한 사람이 있었다”며 “서둘러 길을 가야 할 경우에도 발목을 붙잡혀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제1학생회관의 자리를 차지해 정작 쉼터를 이용해야 할 학우들이 자리를 못 찾는 경우도 있다. 또한, 신발을 신은 채 소파에 누워 소파를 더럽게 만드는 사례도 발견됐다. 결국,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운영되는 시설물을 외부인들이 함부로 사용하는 것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기도 했다. 학생들의 주된 불만거리인 시설물 파손에 외부인들의 시설 사용 또한 한몫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교내에 들어온 외부인이 절도나 성범죄 등을 저지르는 경우도 있다. 지난 4일(금) 우리대학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도서관 앞에 스쿠터를 세워놓은 후 가방을 뒀다가 절도를 당했다는 내용의 글이 게시됐다. 게시자는 “CCTV를 확인한 결과 범인은 어떤 할머니였다”며 “외부인 출입이 문제가 되는 만큼 할머니가 상습범이라면 경찰에 신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과거 교내에서의 음주가 허용되던 시절에는 외부인들이 교내에서 음주 후 고성방가를 하거나, 쓰레기를 버리는 일도 있었다.
한편, 지난 2013년에는 우리대학 어의관 화장실에서 외부인이 여학생을 훔쳐보는 사건도 발생했다. 게다가 교내에서 외부인들이 저지르는 성범죄는 비단 우리대학뿐만 아니라 타 대학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 9월 21일(수)에는 한 60대 남성이 서울대학교 여자 화장실에서 성폭행을 시도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인근 주민들과의 갈등,
지나친 간섭? 국립대의 의무?
이렇듯 교내 외부인 출입으로 인해 학생들은 크고 작은 불편을 겪어 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외부인 출입을 통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교내에 외부인이 들어오는 것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대부분 대학에서도 캠퍼스를 인근 주민 등 외부인에게 개방하고 있고, 우리대학이 국립대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불편을 겪는 학생들의 입장을 반영한다면, 우리대학은 외부인의 출입을 막거나 교내 포교 활동 및 외부인 시설 이용을 통제해야 한다. 그러나 대학교 캠퍼스가 인근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공시설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외부인들이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캠퍼스를 개방해야 한다. 실제로 우리대학 내에 출입하는 대부분의 외부인은 인근 주민이었다.
공릉동 주민들이 우리대학 도서관에 개방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 현재 우리대학은 재학생과 휴학생이 아닌 외부인에게는 방문증을 발급하는 방법으로 도서관 이용을 허가하고 있다. 다만 우리대학 학생이 아닌 사람은 도서 대출을 이용할 수 없다. 또한, 외부인의 출입이 가능한 곳은 중앙도서관으로 한정돼 있으며, 외부인은 별관도서관을 이용할 수 없다. 도서관 박윤희 주무관은 “종종 열람실이 있는 별관도서관도 개방해 달라는 요구가 들어오기도 한다”며 도서관 개방 요구가 실제로 있었음을 시사했다.
지난해에는 우리대학 학생들과 인근 주민들이 제4기숙사 건립 문제로 갈등을 빚기도 했다. 우리대학이 제4기숙사 건립을 결정하자, 주민들은 건립 결정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그 당시 주민들의 기숙사 건립 반대 이유는 ‘대학 주변 임대업자들의 수입 감소’와 ‘공릉동 지역경제 황폐화’였다. 주민들은 노원구청 등에 민원을 제기하며 기숙사 건립을 막으려 했고, 학생들은 마찬가지로 민원을 제기하거나 2천여 명의 서명을 구청에 전달하는 등 제4기숙사 건립을 위해 노력했다. 결국 제4기숙사 건립이 확정돼 현재 공사 중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우리대학 학생들과 인근 주민들 사이의 갈등의 골은 메워지지 않고 있다.
우리대학에 외부인들이 “도서관을 개방해 달라”, “기숙사 건립 결정을 철회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그들의 지나친 간섭인지, 우리대학이 국립대로서 가져야 할 사회적 책무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학생들이 외부인으로 인해 불편을 겪거나,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누리지 못한다면 학교 측에서 조속히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 않을까.
[관련 기사: 563호 ‘일부 임대업자들의 이기주의 제4기숙사 건립 지연’]
우리대학 및 타 대학에서는 인근 주민과의 상생을 위한 방안으로 ‘당연하게’ 캠퍼스 내 외부인 출입을 허가하고 있다. 우리대학의 규정에 따르면, 학교 내에 자리를 잡고 포교 활동 등을 하면 제재를 가할 수 있지만, 캠퍼스 내에서 이동하며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에 대한 규제방안은 마련돼 있지 않다. 대학과 인근 주민의 상생이 무의미해지지 않기 위해서는 대학과 인근 주민 모두의 노력과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문단비 기자
mun_3058@seoultech.ac.kr
이우섭 수습기자
wszzang0121@seoultech.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