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티스트는 유행을 따르지 않고 자기만의 색을 예술로 승화하는 사람이다. 일부 아티스트는 가수로서 자신의 말을 가사로 쓰고, 노래라는 확성기를 통해 전한다. 한편, 아티스트에게 패션은 또 다른 확성기다.
콜드플레이는 사랑, 평화, 다문화주의를 지향한다. 대표곡인 「Fix You」, 「Viva La Vida」, 「My Universe」는 인간 사회의 보편적 주제를 몽환적이면서도 희망적으로 표현했다. 정규앨범 「Mylo Xyloto」 발매 이후 멤버들은 공연에서 물감이 뿌려진 자켓, 컬러풀한 암밴드를 착용했다. 이는 억압에 맞선 거리 예술의 자유와 다문화적 조화를 연상시킨다. 또 관객들과 동일한 LED 팔찌를 착용함으로써 콜드플레이의 초국적 가치관을 시각화했다.
곧 내한을 앞둔 오아시스는 90년대 브릿팝의 직설적이고 반항적인 음악을 대표한다. 밴드 멤버인 노엘 갤러거와 리암 갤러거는 맨체스터 출신으로, 노동자의 분노, 바램, 고독을 노래에 담았다. 갤러거 형제의 반항적 태도는 그들의 패션에서도 볼 수 있다. 리암 갤러거는 피쉬테일 파카와 에비에이터 자켓을 즐겨 입었다. 노엘 갤러거는 헌팅 재킷, 피코트, 더비 슈즈를 애용했다. 그들의 머리는 자다 일어난 듯 뻗쳐 있고, 정돈되지 않은 구렛나루가 귀를 덮는다. 맨체스터 노동자를 떠오르게 하는 갤러거 형제의 패션은 노골적이고 자기주장 강한 그들의 노래와도 조화를 이룬다.
새 앨범 「Bully」로 돌아온 칸예 웨스트는 사회 비판, 불안정한 자아를 핵심 가치로 삼아온 아티스트다. 그의 음악 「New Slaves」, 「Black Skin head」는 인종 문제 등 사회 속 불편한 진실을 드러낸다. 또 「I Am a God」 등에서는 자기 신격화와 불안정한 자아가 동시에 나타난다. 지난해 8월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렸던 리스닝 파티에서 칸예는 얼굴을 완전히 가리는 마스크를 착용했다. 마스크는 칸예의 자아 해체, 불안정성을 상징한다. 칸예는 자신의 패션 브랜드 YEEZY를 통해 스트리트 패션을 저렴한 가격에 대량 생산하며 패션계 거품에 저항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패션은 가수의 세계관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시각 언어다. 가수에게 패션은 음악의 연장선이다.
손해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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