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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요?
김민수 ㅣ 기사 승인 2023-05-15 18  |  675호 ㅣ 조회수 : 796


<김주옥 (금속공예디자인학과 교수)>



Q. 최근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코미디언’ 작품의 바나나를 한 대학생이 먹어 치워 다른 바나나로 대체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바나나 1개가 작품으로서 1억 원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는 게 일반 대중의 입장에서는 이해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행위의 의미와 현대미술에 대해 학생들에게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A. 미술은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면 그림, 회화 그리고 조각으로 장르가 정해져 있어요. 지금의 현대 미술이라고 하는 것은 미술인데 현대적이라는 뜻이잖아요. 현대미술은 굉장히 탈 영역적이며 경계가 흐리고 여러 가지 새로운 장르가 융합한다는 특징이 있어요.



 예를 들어서 비디오 아트가 현대 미술에서 다뤄지는 이유는 비디오 기술이 미디어로 사용돼 예술로 만들어지기 때문이에요. 요즘 비디오 아트, 뉴미디어 아트, 아트테크, 인공지능 예술 등 모두 미술의 다양성을 추구한다는 점이 매우 큰 특징이에요.



 현대 미술은 계속 실험해요. 사회에서 나온 여러 가지 이슈, 기술, 과학 그리고 경제 체제 등을 반영하면서 고정된 형태를 제시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형태를 깨고 새로운 것을 더하면서요. 어떨 때는 다른 것과 융합하기도 하고 어떨 때는 사회 문제를 건드리기도 하고 어떨 때는 정치적인 발언을 하기도 하고 여러 가지를 시도하는 것이 현대미술이라고 볼 수 있어요. 그렇기에 당연히 더 어려울 수 있죠. 옛날의 미술은 똑같이 보이게끔 잘 그리기만 하면 되는데 이제는 그것만이 좋은 예술이라고 할 수 있는 단계가 너무 많이 지난 거예요. 이제는 작가에 따라서 본인의 감정을 얘기하면서 새로운 기술을 더할 수도 있고 경제 체제를 참고해 만들 수도 있어요. 여러 현상이 역사 속에서 많은 변화를 추구했고 많은 실험을 했지만, 대중이 이러한 과정을 모르고 지금의 현상만 보면 ‘이게 뭐지, 이게 왜 예술이야’라고 생각할 수 있는 거죠.



 예술에 대해 여러 정의가 있겠지만 제가 예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아요. 우리가 그저 일상의 타성에 젖어서 수긍하고 살다 보면 분간하지 못하고 쓸려가는 삶을 살기 쉽잖아요. 우리가 왜 그런 길을 따라서 살고 있는가 한번 생각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예술은 우리가 뭔가를 다르게 바라보고 그 틈을 균열 내거나, 새롭게 바꾸거나, 아방가르드라는 말처럼 낯설게 바라보면서 세상을 분석하는 역할도 제공해요. 이 세상에서 얘기되지 않는 다른 측면도 우리가 볼 줄 알고 새로운 도전을 하고, 제도를 부정하기도 하고, 때로는 이것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다른 각도로 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해요. 그런 지점에서 그 대학생이 한 행동은 좋은 발상이 될 수도 있었죠. 하지만 그 방법이 진부했다고 생각해요. 미술비평가들이 하나 같이 “도발할 거면 좀 더 참신하게 하지. 이미 했었던 걸 왜 또 하냐?”고 지적했어요. 왜냐하면 이런 선례가 외국에 있어서 그 액션을 따라 하게 된 거예요.



 예술은 사실 독창적이어야 더 가치가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정말 심도 있고 실험적인 연구를 하면서 새로움과 진정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새롭지도 않고 진정성도 없어 보이는 행위는 사실 좋은 예술이라고 보기엔 어려울 것 같아요.



Q. 학생들이 현대 미술을 더 쉽게 감상할 수 있는 팁이 있을까요?



A. 일단 저는 작가에 대해 잘 모르거나 내용을 쉽게 이해하지 못할 것 같을 때는 미술관에 가서 도슨트 해설을 듣고요. 요즘에는 작가의 작품에 대한 보다 쉬운 이해를 위해 그 작가의 전작도 함께 볼 수 있게 구성하고 인터뷰도 많이 해요. 작가와의 대화 같은 부대행사도 많이 마련이 되고요.



 사람들도 작품을 보는 것만으로 작품을 모두 이해할 수 없다는 걸 알아요. 저 같은 경우에는 전시를 보러 가기 전에 그 작가의 예전 작품을 리서치하거나 그 작가의 인터뷰 자료 혹은 작가의 SNS를 찾아봐요. 자료를 찾아보면 작가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면서 어떤 의도로 작품을 만들었는지 아는 데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김민수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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