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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온달과 평강공주,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아기장수 설화, 모두 한 번쯤은 들어본 우리 민족의 심상이 투영된 신화와 설화이다. 최인훈은 이 설화 속에서 한국적 문화형을 찾고 예술적으로 형상화하며 희곡만이 표현할 수 있는 극문학의 세계를 보여준다. 독자들은 그의 희곡이 만들어내는 예술적이고 엄격한 형식미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이』에는 총 일곱 편의 작품이 수록돼 있다. 일곱 편의 작품 중 책의 제목인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이’는 아기장수 설화를 배경으로 한 희곡으로 1970년대 당시 유신체제라는 정치적 상황을 떠올리게 만들기도 한다. 또한 이 희곡 속 민중의 모습, 확성기로 들려오는 아기의 목소리, 말더듬이 남편의 모습은 이 작품만의 독특한 형식을 보여주며 한국적인 심상의 근원을 탐구하고자 한다.
최인훈은 소설가로 남기보다 극작가로 기억되기를 원했다. 희곡이 그의 문학적 여정의 최종 귀착지인 이유는 그의 작품을 읽다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희곡 속 한국적인 심상을 찾아가며 한국 극문학을 읽는 즐거움을 마음껏 누리길 바란다.
김서진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