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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할 수 없는 마음들이 있다. 특히 사람에 대한 감정들이 그렇다. 상종할 수 없다고 여긴 상대에게 어느 순간 연민을 느끼고, 평생 미워하겠노라 다짐했던 결심도 언제였냐는 듯 사라지곤 한다. 작은 계기에도 동요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메종 드 히미코>는 그러한 감정의 모순된 지점들을 그려낸 영화이다. 주인공 사오리는 어머니와 자신을 버리고 떠난 게이 아버지 히미코를 한평생 증오해 온 인물이다. 사오리는 암에 걸렸다는 히미코의 소식에, 유산을 목적으로 그가 거주하고 있는 게이 실버타운 ‘메종 드 히미코’에 매주 방문하기로 결심한다. 무식하고 천박한 그곳 사람들의 삶과 고민, 외로움을 마주하며 사오리는 진심으로 그들을 응원하고, 사랑하게 된다.
이 영화는 이성과 동성 간의 사랑을 넘어 사람에 대한 사랑을 다룬다. 메종 드 히미코의 벽 한편에는 사오리의 어머니가 그곳의 사람들과 찍은 사진이 걸려있다. 평생 미워해도 모자랄 히미코와 몰래 인연을 이어왔던 어머니를 사오리는 비로소 이해하게 된다. <메종 드 히미코>는 머리보다 가슴으로 이해하는 영화라고 소개하고 싶다. 마치 우리들의 마음이 그렇듯 말이다.
장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