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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디지털 디톡스’를 해야 하는 이유
박종규 ㅣ 기사 승인 2024-03-18 16  |  686호 ㅣ 조회수 : 109

 아침에 일어나면 습관적으로 SNS를 켜고 메시지를 확인한다. 확인하고 나면 인스타그램 ‘릴스’를 보고 릴스에 질리면 유튜브 ‘쇼츠’로 넘어간다. 그러다가 최근에 『도둑맞은 집중력』이라는 책을 보고, 나도 이런 디지털 자극에 중독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내가 카프카 『변신』에 나오는 ‘그레고르 잠자’처럼 하루아침에 바퀴벌레가 된다고 해도 적어도 한 시간 동안은 그 사실조차 모르고 릴스나 보고있을지 모른다. 그래서 나는 SNS 밖에서 내 삶을 되찾기 위해 ‘디지털 디톡스’를 하기로 했다.



 디지털 디톡스는 디지털 자극에서 벗어나 오프라인에서 활동하며 디지털에 익숙한 뇌에 휴식을 주는 것을 말한다. 나는 지난 일주일간 스마트폰 앱을 통해 SNS와 불필요한 앱들을 제한하는 형식으로 디지털 디톡스를 했다. 우연하게 앱 이름도 ‘디지털 디톡스’다. 나는 이 앱을 통해 인스타그램, 유튜브, 인터넷 등 시간을 많이 쓰게 되는 앱은 물론이고 배달 어플, 웹툰, 에브리타임 등 SNS가 없어지면 많이 사용할 것 같은 앱도 함께 제한했다. 학과나 동아리 관련 소식이 올 수 있는 메신저는 시간을 정해놓고 사용했다. 당연히 PC를 이용한 게임이나 영상도 금지했다.



 그렇게 일주일을 보내면서 가장 큰 고비는 대중교통에서 이동하는 시간이었다. 지하철을 타고 통학하는데, 지하철에서 모두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니 무료함을 넘어 소외감까지 들었다.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잠시 앱을 멈추고 SNS를 확인하고 싶었다. 하지만 ‘디지털 디톡스’ 앱을 중간에 멈추려면 1,400원을 결제해야 한다. 돈이 아깝다기보다는 못 버티고 돈을 낸다는 사실이 자존심이 상해 첫날에는 주변 사람들을 관찰하며 시간을 보냈다. 평일 지하철에는 생각보다 다양한 사람들이 탄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다음 날부터는 책을 읽기로 했다. 약 40분 정도 이동하는 시간 동안 생각보다 많은 페이지를 읽을 수 있었다. 책은 중간에 덮어도 내용에 크게 지장이 없는 『체호프 단편선』, 『카프카 단편선』 같은 단편을 주로 읽었다.



 디지털 자극 없이 보내는 일주일 동안 가장 크게 체감된 것은 하루가 길어지고 집중이 잘된다는 것이었다. 내가 자주 이용하던 릴스와 쇼츠 모두 30초 이내 짧은 영상이지만 하루에 사용하는 시간은 절대 적지 않았다. 그래서 디지털 디톡스를 통해 낭비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 또한 잠자기 전 두 시간 정도는 아예 핸드폰을 사용하지 않으니, 밤잠을 설치는 일도 줄었다.



 SNS 회사들은 전문가들을 고용해서 사용자의 이용 시간을 늘리려고 온갖 연구를 한다고 한다. 릴스나 쇼츠를 계속해서 다음 영상으로 내리게 되는 구조 역시 그런 연구의 결과다. 크리에이터 역시 많은 아이디어를 짧은 영상에 넣고 강렬하게 만들다 보니 우리는 이런 방식의 SNS에 쉽게 중독된다. 만약 스스로 느끼기에 너무 많은 시간을 SNS에 사용하고 해야 할 일에 방해가 된다면 디지털 디톡스를 통해 뇌에 휴식을 주고 모니터 밖 세상에 집중해 보는 건 어떨까.



박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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