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학생 사이에서는 극단적으로 소비를 줄이는 ‘무지출 챌린지’가 유행이다. 평소 소비가 큰 편도 아니고 충동구매도 거의 하지 않기에 적게 쓰는 건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도전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3일 동안 ‘하루 만원으로 살아보기’를 체험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이번 챌린지에도 무언의 규칙이 존재했다. 모든 생활비는 만원 안에서 해결해야 하고, 하루에 한 끼는 반드시 챙겨야 했다. 또 제3자의 물자를 갈취하거나 금전적 도움을 받는 것은 불허하다는 엄격한 규칙이 있었다.
3일간 여러 규칙을 준수하며 소비를 절약하고자 했을 때 가장 난감했던 것은 커피였다. 매일 아침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잠을 깨우는 것은 고등학생 때부터 이어온 습관이기 때문이다. 첫날 아메리카노 한 잔에 3,500원, 3일이면 1만 500원이다. 이는 총 3만원의 금액 중 3분의 1을 넘는 금액이기에 다른 대책을 고민해야 했다. 테이크아웃 커피에 대한 해결책은 스틱 커피 제품인 카누로 타협하고 장바구니를 챙겨 가까운 마트로 향했다.
마트에 갈 때부터 살 물건은 명확했다. 8개의 스틱이 포함된 카누 커피와 한 끼를 대체할 음식들을 담았다. 다만, 계산대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평소 즐겨 먹던 과자와 제로콜라 등 여러 소비 유혹을 이겨내야 했다.
최종 장바구니에는 카누(2,700원), 컵라면 3개(3,300원), 유부초밥(3,180원)이 담겼다. 3일동안 고정적으로 먹을 식량을 사며 총 9,180원의 지출로 순조로운 출발을 시작했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든 생각은 이번 챌린지의 관건이 식비 문제 해결이라는 것이었다.
다음날은 저녁 약속이 있어 식비 외에도 교통비를 지출해야 했다. 3일간의 체험이지만 평소 자전거 타는 것을 좋아했기에 7일간 2시간을 이용할 수 있는 따릉이 정기권을 4천원에 구매했다. 또 라면으로 하루 한 끼를 해결하기에는 배고픔이 사라지지 않아 교내 학생회관 식당에서 5천원 식권을 2장 구입해 둘째 날과 셋째 날 든든한 식사를 했다. 이외에도 스터디원들과 공부하는 셋째 날에는 스터디룸 대관 대신 원격 회의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등 평소 당연하게 여겼던 지출의 대안을 찾고자 노력했다. 다행히 노력은 통했다. 체험 기간 동안 쓴 돈은 총 2만 3,180원으로 무려 6,820원의 여유를 남기며 챌린지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자주 이용하던 배달 음식이나 외식을 자제하고 사고 싶은 물건도 생활에 불필요하면 구입하지 않으며 자체적으로 소비 없는 날들을 보냈다. 물론 기존의 소비 습관을 완전히 탈피하고 새롭게 태어나는 마음으로 절약법을 익히는 데는 많은 시행착오들이 있었다. 하지만 3일 동안 여러 노력의 과정들은 평소 느끼지 못했던 단돈 ‘1만원’의 소중함을 상기시켜줬고, 이전의 잘못된 소비 습관을 스스로 반성하게 해준 색다른 경험이었다.
누구나 처음부터 알뜰한 소비와 양질의 생활방식 사이 적절한 소비 습관을 구축하는 것은 어렵다. 한 번쯤은 고물가 시대를 살아가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무지출 챌린지’를 체험해 본다면, 평소 본인의 절약 습관을 돌이켜보고 그 돈의 소중함을 되새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박진홍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