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깨끗한 캠퍼스가 우리에게는 당연할지 몰라도, 누군가에게는 매일 아침 새벽의 고된 노동이다. 이를 체험해 보고자 어의관에서 하루 동안 직접 미화원으로 일해봤다. “학생들 오기 전까지 강의실, 복도, 계단, 화장실, 쓰레기통 청소를 어느 정도 마쳐야 해요, 생각보다 바쁘고 힘들 거예요” 사수의 말씀에 조금 겁이 났지만, 일단 자신 있게 “열심히 해보겠다”고 대답했다. 먼저 강의실 책상을 닦기 시작했다. 시간제한 탓에 뛰어다니며 기계처럼 계속 닦아야 했다. 이어서 바로 복도와 로비를 쓸고, 물걸레와 기름걸레로 닦고, 철 수세미로 얼룩까지 제거했다. 무심코 오가던 어의관의 복도는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처럼 느껴졌다. 다음은 화장실 청소다. 핸드타월을 비우고, 세면대와 거울, 바닥까지 깔끔하게 닦아냈다. 변기는 솔에 락스 희석액을 묻혀 일일이 닦고 물을 내려준다. 비위가 상할 틈도 없이 빨리 끝내야 한다는 생각만 들었다.
오전의 마지막 일정은 쓰레기 수거였다. 수거함 위에는 학우들이 그대로 두고 간 음료수 컵이 잔뜩 쌓여있었다. 방치된 음료수는 악취를 내뿜어 일의 고단함을 더했다. 분리수거까지 마치고 너무 힘들어서 넋이 나갈 때쯤 다행히 점심시간이 찾아왔다. 밥을 먹으며 다 같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장경옥 미화원은 “자식 같은 학생들이, 열심히 청소해 놓은 공간에서 공부하고 좋은 곳에 취업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 가장 보람차다”며 웃으며 말씀하셨다. 점심 이후에는 오전에 끝내지 못한 청소를 마무리하고, 많은 학우들이 건물을 나서며 금세 어지러워진 공간을 다시 청소했다. 이렇게 같은 작업을 계속해서 반복하며 하루가 끝났다.
지금까지 소개한 것은 어의관에서 이루어지는 미화 업무 중 일부에 불과하다. 이날 하루 어의관에서만 12,000보 이상 걸으며 중간에는 힘에 부쳐 그만둘까 하는 생각도 몇 번 했다. 그러나 일을 하며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곳까지 깨끗하게 지켜낸 이들의 땀과 헌신을 깨달을 수 있었다. 오늘부터 먼저 미화원분들에게 다가가 감사의 인사를 건네보는 것은 어떨까. 깨끗한 캠퍼스는 당연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마음이고, 정성이다.
황아영 기자 ayoung6120@seoultech.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