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나긴 터널도
언젠가는 끝나기 마련
류제형(경영·18)
2021년 새 학기가 밝았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학우들 모두가 동기들의 얼굴을 보기가 쉽지 않다. 2020년 1월 20일(수) 우리나라에 최초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어느덧 이렇게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세계 각지에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여전히 많은 확진자가 나오고 있고 길게 늘어진 터널은 아직도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정부는 올해 11월 집단면역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예측하고 있다. 20학번이 그랬듯, 21학번도 올해 캠퍼스 라이프를 누리는 것은 먼 이야기가 될 듯하다.
2018년 5월, 쏟아지는 비 속에서 교내 축제를 즐기던 기억이 난다. 날씨는 최악이었지만 인파 속에서 블랙핑크의 무대를 즐겁게 관람한 것이 지금도 추억으로 남아 있다. 마스크와 거리두기가 필수인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니 더욱 예전이 그리운 요즘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났다. 우리대학에 다니는 많은 학우들도 일상의 변화로 스트레스가 심할 것이라 생각된다.
보통 우울감과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방법이라고 하면, 밖에 나가서 신나게 놀거나 사람들을 만나서 많은 대화를 나누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변화된 일상 속에서 그렇게 하기는 어려우니 혼자만의 방법도 필요한 시기다. 기자의 경우에는 방황하던 도중 ‘사는 게 힘드냐고 니체가 물었다’라는 책을 읽고 큰 감명을 받았다. 삶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느냐에 관한 책인데, 이 책의 첫 번째 질문은 ‘내 인생은 왜 이리 힘들기만 할까?’이다. 기자가 가장 인상 깊게 읽은 부분이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살면서 한 번쯤은 해본 생각이 아닐까 싶다. 기자도 코로나-19에 따른 장기간 사회적 거리두기와 개인적인 상황까지 겹치면서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곤 했다. 기자의 경우에는 컴퓨터 게임을 통해 우울감과 스트레스를 일시적으로 해소하고는 했는데, 컴퓨터 게임을 열심히 즐겁게 하고 나면 다시 우울감과 스트레스가 쌓인 상태로 돌아가 버렸다.
그런데 마침 이 책을 읽던 도중 쇼펜하우어라는 한 철학자에 얽힌 일화가 눈에 들어왔다. 어느 날 새 한 마리가 쇼펜하우어의 친구가 입은 양복 위에 똥을 싸버렸는데, 이에 쇼펜하우어는 “내가 뭐라고 했나, 이 세계는 생각할 수 있는 세계 중에서 가장 악한 세계라고 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이에 쇼펜하우어의 친구는 “이 세계는 그래도 괜찮은 세계야. 만약 새가 아니라 소가 하늘을 날아다닌다고 생각해봐”라고 답했다. 이 상황을 코로나-19에 대입해볼까? 비록 예전의 일상이 멈춰버렸지만 그래도 영화에 나올 법한 좀비 바이러스 같은 것보다는 낫다. 적어도 국가 기능이 붕괴되고 폭력과 약탈이 판치는 상황은 아니니 말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일상의 변화 때문에 나타나는 부정적인 감정들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 모두 쇼펜하우어의 친구처럼 생각하며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
비대면 수업으로 인해 우리대학 캠퍼스는 올해도 한산하다. 많은 학우들이 마스크를 벗고 마음껏 캠퍼스 라이프를 누리며 청춘을 즐길 날을 기다리고 있다. 고생 끝에 낙이 오듯, 코로나-19라는 기나긴 터널이 끝나면 분명히 밝은 빛으로 가득 찬 지상낙원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기자는 이 글을 읽는 모든 학우가 힘든 상황 속에서도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며 어떤 시련에도 무너지지 않는 강인한 사람이 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