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제형(경영·18)
살아간다는 것은
죽어간다는 것
갓난아기로 태어나서 어린이가 되고, 청년이 되고, 아줌마 또는 아저씨가 되고, 할머니 또는 할아버지가 돼서 죽는 것이 인간으로 살다가 가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누군가는 어떤 사고로 죽기도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한다. 인간이 생전에 어떤 인생을 살았든, 죽고 나면 결국 인간의 몸은 무덤에 들어가거나 한 줌의 재가 되고 영혼은 우리를 떠난다. 죽고 나면 어떤 세계가 기다리고 있을지는 적어도 살아있는 사람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기자 역시도 자세히 논할 수는 없다.
누구나 ‘한 번뿐인 인생’이라는 단어를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죽고 나면 다른 생명으로 환생을 한다든지, 천국이나 지옥에 간다든지 등의 이야기 역시 많이 들어봤겠지만 종교적인 느낌만 강하고 아무런 실체가 없을 뿐이다. 기자는 열심히 대학 생활을 하면서 이런저런 일을 겪던 중, 문득 “다음 생이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살아온 날들을 생각하며 슬퍼하다가 다시 태어나서 잘해보고 싶다는 생각까지도 들었다. 하지만 고뇌한 끝에 다음 생이란 있을 수 없다는 확신이 들었다.
오늘날 세상에는 안타까운 일들이 정말 많다. 무고하고 선량한 시민이 억울하게 죽는 일도 많고, 자신에게 들이닥친 시련을 이겨내지 못하고 좋지 않은 선택을 하는 일도 많다. 스스로 선택한 죽음도, 시련도 아닌데 안타깝게 떠나는 사람이 왜 이리 끊임없이 생겨날까? 그렇게 죽은 사람 중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이 있겠지만 생전에 인생을 열심히 살아가며 희망찬 미래를 꿈꾸던 이들도 있을 것이다. 이런 것을 보면 사람 목숨이란 정말 부질없다는 생각도 들고는 한다.
성공한 삶에 대해서는 모두가 다른 생각을 가질 것이다. 물질적인 것을 많이 쟁취하는 것도 성공한 삶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기자의 경우 죽고 나서 날 기억해주고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이 성공한 삶이라고 생각한다. 돈, 권력, 명예 같은 것들은 당연히 많을수록 좋겠지만, 죽고 나서도 가져갈 것은 아니지 않은가.
내 곁에 있는 사람을 사랑해주고 아껴주는 것은 매우 기쁘고 행복한 일이다. 거창한 것도, 어려운 것도 아니고 소박하게 실천해나갈 수 있다. 이 글을 읽는 우리대학 학우들의 경우에는 부모님께 그동안 키워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며 예쁜 선물을 해드리고, 하루를 열심히 살고 온 친구나 선후배에게 오늘 하루도 고생 많았다고 격려해주고, 애인이 있다면 오늘도 사랑하고 내 곁에 있어 줘서 고맙다고 말하는 정도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뜻하지 않게 젊은 나이에 죽어도, 순탄하게 살다가 늙은 나이에 자연사해도 죽는다는 사실은 똑같다. 기자 역시 아무리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다고 간절히 기원해도 당장 내일 사고로 죽을 수도 있고, 어느 순간 예상치 못한 시련에 무너질 수도 있다. 많은 사람이 죽음을 두려워하고 기자 역시도 죽음을 막연하게 두려워했다. 하지만 사랑을 베풀며 산다는 것의 기쁨을 깨닫고, 이제는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 또한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
죽음이 있다는 사실은 오히려 우리의 삶을 더욱 빛나게 만든다. 인생은 단 한 번뿐이라고 했을 때 ‘마음껏 즐기다 가자’라는 생각이 많이 들 것이다. 즐기며 살아야 한다는 말도 결국 끝에 죽음이 기다리고 있기에 할 수 있는 말이다. 기자는 언제 어디서 죽더라도 행복했던 순간을 하나라도 떠올릴 수 있다면 그것이 진짜 의미 있는 삶이라고 말하고 싶다. 행복은 생각보다 사소한 것이고 가까이 있다. 우리대학 학우들도 언제나 사랑이 넘치는 멋진 인생을 살다가 마지막 가는 순간에는 행복했던 순간, 기뻤던 순간을 마음껏 떠올릴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