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려움이 없는 낭만의 세계를 바라며
서나연 (문창·22)
우리는 많은 사람을 만나며 살아간다. 어떤 사람은 오랫동안 곁에 남아 새겨지기도, 또 어떤 사람은 금방 스쳐 지나가는 인연으로 지워지기도 한다. 우리는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또 지나 보내는 과정 속에서 새로운 이들을 계속해서 마주한다. 그리고 기자는 새로운 타인을 마주하면 그에게 항상 바라는 것이 있다. 이 사람과는 나를 보여주는 데 두려움이 없는 관계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이다.
기자를 처음 만난 사람들은 기자를 매우 외향적이고 개방적인 성격의 사람으로 바라본다. 그렇기에 알 수 있다. 첫 만남에도 유독 활발해 보이는 사람들은 사실 관계를 이어나가기 위해 아등바등한다는 것을 말이다. 이들은 되려 타인을 어렵게 생각하고 관계를 이어나가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들은 유독 사람들 사이에서 잊히지 않기 위해 혹은 어색함을 풀기 위해 낙관적이고 즐거움만을 좇는 것처럼 행동한다.
하지만 보이는 것과 달리 이들은 사실 가볍지 않고 감정적으로 깊은 관계를 맺고 싶어 한다. 문제는 대다수의 사람은 이들의 겉면을 보고 착각을 해버리기 때문에 그들이 진짜 내면을 보이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다. “생각보다 조용하네”, “오늘은 왜 가만히 있냐”는 식의 말을 내뱉으며 말이다.
자신의 단점을 숨기기 위해 사람들은 아직 자신을 잘 모르는 상대에게는 본인을 감춰버리고 다른 이를 연기한다. 이는 두려움에서 비롯된 행동이다. 사람에게 미움받기 싫어서 사랑을 얻고자 아등바등 애쓴다. 그래서 우리는 상대가 알고 있던 모습에서 벗어난 면모를 보였을 때 실망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사람의 단점은 장점을 모방하고 있다. 숫기가 없는 사람은 사람을 조심히 다루려고 하고, 남에게 피해를 받기 싫어하는 사람은 남에게 피해를 안 주려고 하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는 부족하다. 부족하다는 말을 부정적으로 마주하지 말고 특별함으로 생각해보자. 사람들은 모두 저마다의 모양으로 부족하다. 그렇기에 자기와 딱 맞아떨어지는 사람을 찾기란 어렵다. 자신의 부족함을 채울 사람을 계속해서 찾아가며, 이 사람이 내가 찾던 사람이길 기대하는 마음을 우리 삶의 낭만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나의 단점이 상대에게는 장점으로 받아들여지며 함께 완벽을 만들어내는 순간. 이는 삶을 살아가면서 꿈꿀 수 있는 낭만의 최종 형태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그들은 자신과 다른 점이 있어서 배워나가야 한다고 하지만 막상 그들의 다른 점을 보고나면 그들을 기피하고 만다. 그리고 그런 사람을 ‘이상한 사람’이라 부른다. 이런 태도야말로 ‘이상한’것이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우리는 처음부터 자신과 비슷한 사람만을 찾아 만나려고 한다. 이러는 편이 자신의 단점을 드러내는 데 있어 더 쉽기 때문이다. 우리는 여기서 벗어나 자신과 다른 모습의 사람들을 만나며 좀 더 다채로운 모습으로 채워나가야만 한다. 삶은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사람을 만나며 완성해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자가 원하는 ‘나를 보여주는 데 두려움이 없는 관계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내 부족한 모습을 봐도 실망하지 말고 채워주세요’ 라는 바람을 내포한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본래 내 모습 그대로를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나기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는 내 부족함을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나는 순간, 비로소 누구보다 끈끈하게 삶을 낭만으로 채워나갈 수 있다는 뜻도 된다.
남들이 나한테 조금 실망하면 어떤가. 못난 모습을 보이면 어떤가. 그것에 대해 너무 부담감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런 부담감을 내려놓는 것만으로도 우리 주변이 얼마나 낭만으로 가득 차있는지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을 읽은 독자들도 이제부터는 상대를 실망시키는 일에 두려움을 떨쳐 내고 낭만의 세계를 향해 나아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