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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사람에겐 걷는 게 휴식이다
김도현 ㅣ 기사 승인 2022-12-05 16  |  668호 ㅣ 조회수 : 341

뛰는 사람에겐 걷는 게 휴식이다





김도현 (전정·22)



 기자는 비교적 자유분방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기에 그동안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한 거 같다. 기자가 엎지른 물을 닦기 위해 책임을 지기 위해 다른 사람들보다 더 열심히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학교를 온 것은 너무 좋은 성과지만, 기자랑 비슷하게 노력한 사람들과 멈추지 말고 다시 경쟁해야 한다. 이런 현실은 처음엔 기뻤으나, 점점 기자를 힘들게 만들었다. 걷지 않은 기자가 갑자기 전력 질주를 했으며, 쉬고 싶은 순간이 와도 멈추지 말고 계속 달려야 했기 때문이다. 우리의 인생은 보통 무한 달리기, 마라톤 등에 많이 비유되고 있다. 어릴 때부터 기나긴 마라톤(여정)을 위해 몸을 충분히 풀고 긴장시켰으며, 총성이 울린 순간 달려 나가는 것이다. 사실 시작점 또한 다를 수도 있으며, 왜 달리는지, 어디로 달리는지는 각자의 선택이든 아니든 우리는 책임을 져야 한다.



 우선 달리고 봐야 한다. 멈추는 순간 도태되니까. 도태되지 않으려면, 걷더라도 멈추지 말거나 아니면 하루빨리 대열을 벗어나 종목을 바꿔야 한다. 그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가끔 쉬어도 괜찮다느니, 조금은 멈춰도 된다느니 하는 달콤한 위로에 기대서는 안 된다. 달콤함은 당수치를 높이고, 그것에 빠져들면 오히려 급격히 힘이 빠진다.



 목표를 높게 잡는 사람에게 있어 그러한 달콤한 힐링은, 멈추지 않기 위한 수단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 감성에 젖어 정말로 멈추면, 자신이 잡은 목표로부터 멀어지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방법은 누구나 알고 있다. 자신이 목표로 하는 관련 분야의 책을 읽고, 대학원에 가고, 배움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에는 정도가 없다고 생각한다. 평일에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거나, 휴일에 낮잠을 자다 부스스 일어나면 드는 무언지 모를 죄책감이 느껴질 수 있다.



 혹시라도 도태될까 하는 불안함이 마음 깊은 곳에 자리 잡혀있을 수 있다. 현대사회에서 의무교육을 잘 받은 사람이라는 것을 은연중 알아차린 순간이다. 나가 걷기도 귀찮았는데, 가만히 있는 게 습관이 돼 산책하러 나가는 것도 귀찮아했었는데, 더 넓은 세상으로 나와 보니 달리는 사람들이 갑자기 많아 보였다. 하루하루 그저 그렇게 살고, 그럭저럭 사는 사람들만 바라보진 살아오진 않았나 생각이 든다. 문득, 연구실의 동료와 선후배, 다른 공간에서 열심히 자기의 길을 개척해가는 나의 친한 친구들이 떠올랐다. 기자의 상상 속에서, 그들은 뛰고 있었다. 꾸역꾸역 걷는 기자를 제치고, 아니 어쩌면 기자보다 앞에 있음에도 무자비하게 더 앞으로 달려 나가고 있었다. 어떤 사람들은 분명 앞을 보며 뛰고 있을 것이다. 오늘 걷지 않으면 내일은 뛰어야 한다.



 이것은 우리가 사는 세상에 강하게 적용돼 있다. 그렇게 각박하게 살아야 할까 싶지만, 현대사회인 아니 어쩌면 인간으로서 다른 사람보다 더 잘 살고 싶다고 원하는 사람이라면 현실은 받아들여야 한다. 자신의 욕심을 받아들이고, 어떻게 하면 멈추지 않고 걷고 뛸까. 현명하게 쉴까를 고민하는 게 정신 건강에 좋다. 그게 아니라면 자신의 욕심을 낮춰 마음 편히 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잠시 힘들어 멈춰 있든 걷고 있든 달리고 있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나이를 먹으면 더 달리고 싶어도 체력적으로 받쳐주지 못해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할 날이 반드시 온다는 것이다. 지치고 힘든 순간이 있지만 최소한 걷고 있어야 몸이 말을 듣지 않는 순간에 움직이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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