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없다’, ‘하루가 너무 짧다’ 현대인들이 밥먹듯이 하는 멘트다. 야심차게 하루를 계획하고 시작하지만 시간이 어디로 다 새어나가는지, 오늘도 결국 할 일을 다 끝내지 못하고 하루를 마무리한다. 이러한 하루하루가 반복되다 보면 할 일들을 해내고야 말겠다는 초반의 열정은 온데간데없고 어느새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를 보며 현실을 회피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모두에게 똑같이 24시간이 주어진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벤자민 프랭클린의 ‘3-5-7-9 법칙’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3-5-7-9 법칙에 의하면 하루 24시간은 자기계발을 위한 3시간, 여가시간 5시간, 수면시간 7시간, 노동(학업)시간 9시간으로 구성돼있다. 3시간, 5시간, 7시간, 9시간을 모두 더하면 24시간으로 하루는 끝이다.
여기서 한 가지 유의해야 할 점은 여가시간 5시간이 마냥 노는 시간이 아니라는 것이다. 여가시간 5시간 안에는 식사하는 시간, 씻는 시간도 모두 포함된다. 자기계발과 수면, 노동 혹은 학업으로 사용하는 시간이 아닌 시간은 모두 이 5시간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염두에 두고 하루를 살아보며 도출한 결론은 ‘우리의 하루는 생각보다 짧다’는 것, 그리고 더 나아가 ‘쓸데없이 낭비했던 시간들은 나의 자기계발 시간 혹은 수면시간으로부터 빚진 시간’이라는 것이다. 다음은 3-5-7-9 법칙을 적용한 하루의 시뮬레이션이다.
오전 0시가 되자마자 잠에 들어 오전 7시에 기상한다(수면시간 소진). 아침을 먹고 씻고 나와 8시에 지하철에 탑승한다(남은 여가시간 4시간). 지하철을 타고 1시간 30분 걸려 공릉역에 도착한다. 이 시간은 온전히 독서에 사용했다(남은 자기계발 시간 1시간 30분). 공릉역에서 연구실까지 이동하고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할 때까지 30분이 걸린다(남은 여가시간 3시간 30분). 오전 10시에 업무를 시작하고 21시에 퇴근을 한다. 11시간 중 9시간은 노동(학업)시간으로 사용했다(노동 및 학업시간 소진). 그리고 2시간은 각각 점심시간 1시간, 저녁시간 1시간으로 사용했다(남은 여가시간 1시간 30분). 정리하고 나와서 공릉역에서 지하철을 타는 순간까지 30분이 걸린다(남은 여가시간 1시간). 지하철을 타고 1시간 30분 걸려 자택인 일산역에 도착한다. 이 시간 또한 온전히 독서에 사용했다(자기계발 시간 소진). 일산역에서 집으로 이동하고 씻고 조금 쉬다 보면 1시간이 흐른다(여가시간 소진). 이로써 하루가 끝나고 오전 0시가 된다.
우리의 하루가 이렇다.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 24시간이 결코 풍성하게 주어진 시간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떠한 형태로든 시간을 낭비하면 3-5-7-9 중 하나에서 그 시간을 빚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어떠한 형태로든 시간을 절약하면 3-5-7-9 중 하나에서 그 시간이 확보된다. 위 하루에서 지하철 이동 시간을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보는 데 사용해버리면 그 하루에서 자기계발 시간은 없는 것이다. 위 하루에서 집에 돌아와 씻고 새벽 2시까지 휴대폰을 보고 있으면 그날의 수면시간 중 2시간을 빚지는 것이다. 위 하루에서 점심시간과 저녁시간으로 각각 1시간이 아닌 30분만 사용한다면 1시간의 여가시간이 생기는 것이다. 위 하루에서 충동적으로 친구를 만나 계획에 없던 술을 먹게 된다면 그날 학업 시간에서 3시간을, 혹은 다음날의 수면시간 중 3시간을 빚지는 것이다. 씻는 시간과 꾸물거리는 시간을 단축한다면 그만큼 여가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매번 시간을 빚지면서 시간이 없다거나 하루가 짧다고 불평하며 그대로 주저앉을지, 아니면 시간을 확보하며 자신을 끝없이 성장시킬지는 전적으로 나의 선택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