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아시안컵
김계완 (전정·17)
2022 카타르 월드컵(이하 이번 월드컵)은 아르헨티나의 36년 만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월드컵은 노동자의 인권 및 무리한 겨울 개최 등으로 월드컵 개막 전부터 논란이 많았으나, ▲대한민국의 선전 ▲언더독들의 반란 ▲리오넬 메시의 완벽한 ‘라스트 댄스’ 등으로 흥행을 끌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많은 사람은 4년 뒤에 열릴 2026 북중미 월드컵을 기대할 것이다. 그러나 독자는 올해 혹은내년 뒤에 열릴 제18회 아시안컵을 기대한다. 이 대회는 2023년 6월에 열릴 계획이지만, 개최국이 중국에서 카타르로 변경돼 2024년 1월에 개최될 수 있다. 이번 월드컵이 기후로 인해 겨울로 옮긴 만큼 아시안컵도 겨울에 열릴 가능성이 높다. 아시안컵이 어떤 대회인지 알아보기 전에 국제 축구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FIFA(국제축구연맹)는 전 세계의 축구 국가대표 경기인 A매치를 포함해 ▲월드컵 ▲대륙별 컵 ▲연령별 월드컵 등 국제축구대회를 주관하는 스포츠 단체이다. 축구 경기는 엄밀히 말하면 국가 간의 경기가 아닌 ‘협회’ 간의 경기다. 그래서 월드컵 대표팀 유니폼에는 국기가 없고 협회 마크가 있으며, 올림픽 축구 대표팀 유니폼에는 국기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인해 홍콩처럼 독립국이 아니더라도 축구협회가 있다면 FIFA에 가맹할 수 있다.
축구 경기는 FIFA가 주관하는지에 따라 중요도가 달라진다. 월드컵은 FIFA가 주관하는 가장 큰 대회며, 다음은 대륙별 컵이다. 대륙별 컵은 쉽게 이야기하면 한 대륙끼리만 치르는 월드컵이다. ▲유럽의 유로 ▲남아메리카의 코파아메리카 ▲아시아의 아시안컵 등이 있다.
또 연령 제한이 있는지에 따라 중요도가 달라진다. 월드컵과 아시안컵은 연령 제한이 없지만,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은 나이 제한이 없는 3명의 와일드카드 선수와 만 23세 이하 선수들이 참여하는 연령별 대회인 셈이다. 이런 이유로 손흥민이 2018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지만, 커리어에 공식 대회 우승은 없다고 평가받는 경우가 많다.
아시안컵은 FIFA가 주관하는 대회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인기가 많지 않다. 왜 그럴까? 가장 큰 이유는 병역 혜택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병역법 제33조에 따르면 올림픽 3위 이상 입상자와 아시안게임 1위 입상자는 대체 복무가 가능하다. 4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사회로 돌아와 봉사활동을 하는 것으로 병역을 마무리한다. 이런 이유로 흔히 병역 면제라고 부른다. 월드컵과 아시안컵은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16강 진출 기념으로 예외적으로 병역 특혜를 준 적은 있다. 자연스럽게 언론과 국민은 아시안컵보다는 올림픽 축구와 아시안게임의 축구에 더 관심을 가진다. 선수들도 마찬가지일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아시아의 호랑이’로 불리며 아시아 최강이라고 평가받는다. 그러나 아시안컵에서의 성적은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 아시안컵 우승은 총 2회로 최다 우승국 일본(4회)과 이란, 사우디아라비아(이상 3회)에 밀려 4위에 머물러있다. 우리나라의 마지막 우승은 1960년에 기록한 것이며 60여 년 동안 아시안컵 우승이 없다. 2015년에 기록한 준우승도 27년 만의 오른 결승일 정도로 결승전에 가는 것조차 어려웠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다가올 아시안컵에서 우승할 수 있을까?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부정적인 면 또한 존재한다. 이번 월드컵에서 16강에 오른 기세와 손흥민 등으로 이루어진 선수 구성은 충분히 경쟁력 있어 보인다. 그러나 4년 넘게 지휘했던 파울루 벤투 감독(이상 벤투)과의 재계약에 실패했다. 새로운 감독을 선임해 감독만의 색깔을 입혀 성과를 거두기에는 시간이 충분치 않다. 벤투는 2018년 8월에 부임해 2019년 1월 아시안컵에 참가한 적이 있다. 자신의 축구를 보여주려 노력했지만, 8강에 머물렀다. 최근 일본 등 아시아 국가의 가파른 성장세도 우리나라의 우승을 힘들게 한다.
최근 감독 선임과 관련해 각종 루머가 쏟아졌다. 대한축구협회(이하 KFA)는 부인했지만, 팬들의 불안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KFA는 벤투를 이을만한 최적의 감독을 선임하길 바란다. 국민과 여론이 아시안컵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우리나라가 아시안컵 최다 우승국으로 등극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