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파민 중독, 우리는 어떤 쾌락을 찾아야 하는가?
김가희(문창·24)
우리는 어떤 본능을 가지고 있을까? 식욕, 수면욕, 배설욕과 같은 매우 기본적인 욕구들을 비롯해 종족 번식이나 미(美)를 추구하는 본능도 있을 것이다. 이런 본능을 따르다 보면 우린 자연스레 안정감을 느끼고, 때로는 그 이상의 행복감을 느끼기도 한다. 행복이란 삶 속에서 손쉽게 찾을 수 있음과 동시에 우리가 중요시하는 최고의 가치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행복과 쾌락을 추구하는 당연한 현상을 우리는 ‘도파민 중독’이라고 말하곤 한다. 필자는 이런 도파민 중독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인간이라면 살면서 한 번쯤 짜릿함을 경험해 봤을 것이다. 열심히 공부해서 시험을 100점 맞았다든가, 돈을 열심히 모아 사고 싶던 물건을 산다든가, 좋은 노래를 듣는 등의 흔히 말하는 이상적인 짜릿함부터 좋아하는 사람과 교제하게 된다거나 롤러코스터 꼭대기에서 밑으로 곤두박질치는 순간, 그리고 요즘에 예시로 많이 보이는 숏폼(short-form)이나 연애 프로그램을 볼 때 느끼는 순간적인 짜릿함까지. 우리는 아주 많은 요소를 통해 흔히 도파민 중독을 언급하곤 한다.
도파민 중독의 도파민은 흔히들 ‘행복 호르몬’으로 알고 있듯, 우리의 행복, 기억, 인지 등에 관여한다.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이것이 너무 부족하거나 많다면 치매, 우울장애, ADHD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도파민이 이런 영향을 주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짧은 시간에 자극적인 내용을 가득 담은 숏츠나 틱톡, 릴스 등에 익숙해지며 더욱 강력한 쾌락을 찾는 자신을 스스로를 도파민 중독이라고 말하며 디지털 디톡스를 해야겠다고 웃어넘긴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이것은 아주 어린 아이들도 마찬가지이다 못해 더 큰 문제를 낳는다. 아이들은 문제를 풀며 뇌 발달과 동시에 성취감을 얻게 되고, 그때 도파민 신경이 자극되어 학습에 대한 좋은 기억을 심어줄 수도 있다. 그러나 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어린 아이들이 이른 나이에 쉽고 간단하게 쾌락을 얻게 되어 발달에 좋지 못한 영향을 준다.
그러한 예시로 도파민 중독의 가장 대표적 키워드인 숏폼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숏폼이 발달하며 자극적인 소재를 앞세워 조회수를 늘리기 위해 과격한 말을 쓰거나 눈살 찌푸려지는 표현을 쓰고, 혐오적 표현을 활용한다. 보통 10대 청소년부터 20대 초중반을 겨냥한 유행인데, 오히려 젊은 세대에 대한 이미지를 부정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예를 들어 24년도 상반기에 유행한 ‘MZ세대’ 밈이 그렇다. 젊은이들의 개인 활동이나 자신의 이득에 맞춰 행위하는 배려 없는 모습을 보여주게 되어 한동안 MZ세대에 대한 소소한 논란이 있었으니 말이다. 또한 공공장소에서 촬영하는 댄스 챌린지 영상이나 그와 관련한 양산형 챌린지 노래들은 단순한 반복과 더불어 저질이라고 느껴지도록 만든다. 그것에 재미를 느끼다 보니 점점 10대~20대의 이미지는 나빠지고 앞선 유행들보다 더 자극적인 것을 찾는다고 느껴진다.
도파민 중독은 실제로 도파민에 중독되는 것은 아니다. 도파민 신경을 자극하는 요소들에 중독되는 것과 같다. 그 자극에 중독되며 점점 무뎌지고, 다시 그 행복감을 느끼기 위해 더 큰 자극을 찾는다. 세상은 너무나 날카롭고 바쁘다. 그런 세상에서 우리는 가만히 앉아서 책을 읽고 뜨개질을 하는 등의 여유로운 쾌락을 느끼는 건 꽤나 어려운 일이기에 가장 빠르고 확실한 쾌락들을 찾게 된다. 그러나 헬렌 켈러는 이런 말을 했다. “세상은 고통으로 가득하지만, 그것을 이겨내는 일로도 가득 차 있다.” 그녀의 말처럼 우리는 값싸고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쾌락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쾌락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행동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