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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 100년을 기억하며 (1)
기사 승인 2021-05-24 12  |  646호 ㅣ 조회수 : 98

중국 공산당 100년을 기억하며 (1)







유현정(기초교육학부 강사)







  오는 7월 23일은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이하는 날이다. 1992년 8월 수교 이래 한중 두 나라의 관계는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무역규모, 인적교류, 정기항공노선의 양적 팽창은 굿이 수치로 쓰지 않아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비록 2016년 사드 배치 이후 양국 관계가 경색 국면에 접어들었고 최근에는 문화 기원을 둘러싼 논쟁이 더해져 양국 관계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인접한 최대 교역 상대국 중국에 대한 관심은 어떤 경우라도 식을 수 없다. 1921년 창당, 1949년 건국의 주역으로 중국공산당은 우리를 포함한 20세기 동아시아를 이해하는 키워드이다.



  여러분에게 중국공산당은 어떻게 기억되고 있을까? 아마도 역사책이나 신문 기사, 또는 대중 매체를 통해 마오쩌둥을 필두로 하는 몇몇 인물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필자도 어린 시절 몇 권의 책을 통해 중국 공산당을 처음 접했고 그 독서의 경험은 중국 공산당과 청년 학생을 끈끈히 연결시켜 주었다. 나는 여기에서 책 한 권을 소개하고 싶다. 잊을 수 없는 한스 반 드 벤(Hans van de Ven)의 《친구에서 동료로》(From Friend to Comrade, 1991)가 그것이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나는, 중국 공산당 창당과 관련한 무언가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기대했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 중국 공산당의 창당 과정은 이상하리만치 평범하였다. 독서클럽 친구들이 책을 통해서 현실을 고민하고 미래를 도모하는 와중에 결국 공산당 창당으로 나아가게 되었다는 것이다. 창당 당시 41세의 천두슈와 32세의 리다자오를 제외하면 중국 공산당원들은 모두 20대의 청년 학생들이었다. 정말 책 제목 그대로였다. 여러 독서클럽의 친구들이 공산당의 동지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독서클럽은 왜 만들어지게 되었을까? 중국 역사 속에서 이들은 갑자기 튀어나온 것이라기보다는 필연적인 것이었다.



  19세기 중반 아편전쟁 이후 영국을 필두로 한 서구 제국주의 국가들은 중국을 반식민지 상태로 내몰았다. 당시 청나라 조정의 무능한 대처에 실망한 중국인들에게 “망국멸종, 나라가 망하고 민족이 멸망할 것”이라는 위기감은 곧바로 국가의 자주독립을 쟁취하고 부국강병을 달성해야만 한다는 열망으로 타올랐다. 이것이 1911년의 신해혁명의 배경이다. 그 결과 진시황 이래 정치체제의 정점을 이뤘던 황제 지배체제는 붕괴했고, 1912년 난징에서 동아시아 최초의 공화제 국가 “중화민국”이 건국했다.



  이러한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임시 대총통 쑨원을 중심으로 한 혁명 세력들은 당시 군사력을 장악하고 있었던 베이양 군벌 위안스카이에게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설상가상 1916년 위안스카이는 다시 황제가 되어 그간의 혁명적 성과를 무위로 돌려버리는 역사의 유턴을 자행하고 말았다. 석 달 만에 황제는 취소되었고 곧이어 위안스카이도 사망했지만 휘하의 군벌은 혼란의 주역이 되어 중국의 각종 이권을 열강의 손에 넘기는 매국 행위를 자행했다.



  국가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는 공화국을 경험한 중국인들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제 중국인들은 새로운 출로를 찾아야 했고 이것은 1915년의 신문화운동으로 나타났다. 천두슈, 리다자오, 후스, 루쉰과 같은 지식인들은 중국인의 의식을 바꿔야만 공화제를 제대로 실현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즉, 중국인들의 의식 세계를 지배하는 유교로 대표되는 전통을 타파하고 ‘과학’과 ‘민주’라는 새로운 가치와 신문화에 기반한 새로운 중국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신중국 건설은 청년이 앞장서야 한다는 것이었다. 중국 역사에서 청년이 전면에 내세워지는 역사적 순간이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러한 신문화운동 과정을 통해 부각된 청년운동은 5.4운동을 통해 더욱 성장하게 되었다. 5.4운동은 중국에 사회주의를 전파하는 강력한 촉진제이자 중국 공산당 탄생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러한 청년들이 바로 독서클럽에서 독서를 통해 활동가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그 중에는 리다자오의 지도로 성장한 청년 학생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1921년 7월 23일 중국 공산당 제1차 전국대표대회가 상하이 프랑스 조계 왕즈루에 있는 보아이 여학교에서 개최되었다. 중국 공산당 성립이 공식적으로 선포된 이 행사에 마오쩌둥도 고향 창사의 대표로 참석했다. 청년들의 독서모임에서 성장한 중국공산당은 어떻게 신중국 건설의 주역이 되었을까? 이 이야기는 2편에서 이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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