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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언젠간 늙는다
기사 승인 2021-09-13 14  |  649호 ㅣ 조회수 : 33

우리도 언젠간 늙는다





이재현(안전공·18)



  오늘날 인구 고령화 현상은 전 세계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UN은 10월 1일을 ‘세계 노인의 날’로 지정했으며 한국 또한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켜온 노인들의 노고를 위하기 위해 10월 2일을 ‘노인 학대 예방의 날’로 지정했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노인학대는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고 사회에서의 노인에 대한 공경은 점점 없어져 간다.



  과거 수락산 부근 양로원과 요양원에 봉사활동을 다니던 필자는 이곳에서 여러 마음 아픈 상황들을 목격했다. 새로 입소하는 어르신이 신발을 제대로 신지 못하자 마구 타박하는 자녀들이 있는가 하면 부모의 장기요양등급을 속이면서까지 값싼 요양원에 입소시키려는 사람들도 있었다. 또한 몇몇 직원들은 종종 거주하시는 어르신들과 싸우기 일쑤였고 이것이 과해지면 어르신이 몰래 대문으로 나가버리는 심각한 상황도 벌어졌다. 이런 것들을 보며 필자는 왜 이렇게까지 노인에 대한 대우가 밑바닥을 기게 됐는지 고민해 봤다.



  우리나라의 60대 이상 어르신들은 광복 이전에 태어나 국가적, 정치적, 사회적으로 매우 어렵고 혼란스러운 시대를 살아오신 분들이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당시에는 숱한 모멸과 생명의 위협 속에서 생존과 조국을 위해 싸워오셨고, 근현대에 들어서는 정치적 혼돈과 압박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우리 세대를 위해서 청춘을 바치셨다. 이러한 사실들은 한국사를 조금만 공부했다면 모두가 알고 있는 것들이고 그렇기에 그들은 공경받고 대우받아야 마땅하신 분들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 급속히 진행된 산업발전과 이에 따른 개인주의가 퍼져나가며 많은 노인은 대접과 존경을 받기는커녕 무관심과 냉대 속에서 힘들게 살아간다. 이에 따라 삶을 비관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어르신들이 점점 늘어가는 것이 슬픈 현실이다.



  필자가 감명 깊게 읽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단편소설 『나무』 속 『황혼의 반란』이라는 단편에서 잊지 못할 한 장면이 있다. 특정 나이를 넘으면 그 사람들을 죽이는 사회에서 노인들이 제 몸을 지키기 위해 산속으로 들어가 아랫세대와 싸운다는 것이 이 소설의 내용이다. 자신을 죽이려는 한 젊은 청년을 향해 황혼의 주인공이 ‘너도 언젠간 늙게 될 거다’라는 대사를 외치며 저주하는 것이 꼭 이 사회의 소외된 노인들이 우리 세대에게 하고 싶은 말 같았다. 과연 윗세대의 사람들을 공경하지 않고 짐짝 취급했던 우리들이 훗날 우리 다음 세대 사람들에게 존경받을 수 있을까? 노인 복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나라는 반드시 망하게 된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었다. 자신이 나중에 나이가 들었을 때 제대로 대접받지 못할 것이라고 느끼고는 애국심이 사라지게 된다는 것이 이유이다.



  개인주의 사회에서 예전만큼 웃어른을 대접하기는 어렵다. 공공장소나 길거리에서 우리의 상식선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노인들을 한 번쯤은 봤을 것이다. 이런 것들이 우리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예전과 달리 많은 것이 달라졌다는 것도 고려할 부분이고 애초에 우리와 다른 삶을 살아온 분들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들을 이해하려 노력해야 하고 도와야 한다. 또한 우리가 웃어른을 대접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아랫세대는 무엇을 배우겠는가. 그들은 우리가 했던 것처럼 우리를 소외시키고 냉대할 것이다.



  우리도 언젠간 늙는다. 그렇기에 우리는 우리 자신을 위해서라도 노인을 공경하고 대접해야 한다. 세대 간에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이 사회에서 다 같이 서로 노력해 윗세대와 아랫세대가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사회가 되기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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