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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스완(Black Swan)과 회색 코뿔소(Grey Rhino)
백재완 ㅣ 기사 승인 2021-10-04 18  |  650호 ㅣ 조회수 : 55



블랙 스완(Black Swan)과 회색 코뿔소(Grey Rhino)



  지난 9월 30일(목)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서울 은행회관에서 개최한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가계 부채 문제를 ‘회색 코뿔소’에 비유하는 발언을 했다. 경제 용어에 왜 이렇게 동물이 등장한 걸까? 경제 및 주식 관련 신문이나 기사를 읽다 보면 경제적 상황을 동물로 비유한 여러 경제 용어들이 쓰이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중에는 대표적으로 ‘블랙 스완(Black Swan)’과 ‘회색 코뿔소(Grey Rhino)’ 등이 있다.



  블랙 스완(Black Swan)은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일, 상상하기 힘든 일이 갑작스럽게 우리 곁에 일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1697년 네덜란드 탐험가 윌리엄 드 블라밍(Willem de Vlamingh)은 호주에서 기존에 봤던 흰색의 백조와 다른 ‘검은 백조(흑고니)’를 발견했다. 검은색 백조를 본 일이 없는 유럽인들에게 ‘백조는 희다’라는 경험상의 법칙이 깨지며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일이 실제로 나타난 것이었다. 이후 ‘검은 백조’는 ‘존재하지 않으리라고 여겼던 것’ 또는 ‘불가능하다고 인식됐던 것’이 실제로 발생하는 상황을 은유적으로 표현할 때 사용되게 됐디. 그리고 2007년 월가 투자전문가인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Nassim Nicholas Taleb)가 『블랙 스완』이라는 책을 발간하며 대중화됐다.



  회색 코뿔소(Grey Rhino)는 계속된 경고로 이미 알려져 있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위험신호를 무시하고 간과하다가 큰 위험을 겪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세계정책연구소 대표이사 미셸 부커(Michele Wucker)가 2013년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처음 발표한 개념이다.



  회색 코뿔소 현상은 회색 코뿔소의 서식 환경과 특징에서 유래했다. 아프리카 초원에는 위험한 동물들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 위험한 동물에는 사자나 하이에나 등의 육식동물이 떠오르지만 이에 못지않게 위험한 동물이 바로 회색 코뿔소다. 특히 회색 코뿔소는 2t에 육박하는 거대한 몸집을 가지고 있어 멀리서도 잘 보인다. 움직일 때의 진동도 커서 코뿔소가 달리면 멀리서도 땅의 흔들림을 감지할 수 있다. 코뿔소가 달려올 경우 충분히 도망갈 수 있지만 두려움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거나,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해 큰 피해가 도래한다. 이처럼 위험하지 않을 거라 간과하고 무시한 회색 코뿔소의 위험성에서 착안한 경제 용어가 회색 코뿔소 현상이다.



  블랙 스완의 대표적인 예로는 ▲미국의 9·11사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브렉시트 ▲코로나-19가 있으며, 회색 코뿔소는 주로 중국 경제에 사용된다. 금융당국의 건전성 규제를 받지 않는 ‘그림자 금융’을 비롯해 ‘부동산 거품’과 ‘기업 부채’ 등이 대표적인 중국 경제의 3대 회색 코뿔소로 여겨진다.



  최근 부채가 350조 원에 달하는 중국의 대형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恒大集団)’의 파산 위기가 높아지며 세계 증시가 휘청이고 있다. 이 헝다그룹 사태는 대표적인 회색 코뿔소인 중국 경제의 부동산 업계 부채 리스크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 사태로 인해 부동산 업계 전반의 디폴트 도미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공식 연설에서 여러 차례 블랙 스완과 회색 코뿔소를 언급한 바 있다. 2019년 1월 공산당 중앙 당교 세미나에서 “국제 정세가 예측하기 어렵고 주변 환경은 복잡하고 민감하다. 따라서 블랙 스완을 고도로 경계하고 회색 코뿔소도 예방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2021년 1월 28일(목) 공산당 중앙정치국 집단학습에서 “각종 위험과 도전을 잘 예측해야 하며 각종 회색 코뿔소와 블랙 스완 사건에 잘 대비해야 한다”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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