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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적 사고와 비관적 사고 사이의 ‘선(線)’
김종현 ㅣ 기사 승인 2024-06-24 17  |  691호 ㅣ 조회수 : 93


김종현(기시디·24)



우리는 현대사회에 이르러 인터넷이 발전함에 따라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정보 제공자와 수용자 간의 구분이 무의미해진 사회에서 비판적 사고의 중요성은 날로 커져가고 있다. 비판적 사고의 중요성은 지난 2008년 당시의 광우병 파동을 통해 여실히 알 수 있다. 당시 한 언론사에서 사람이 미국산 소고기를 섭취하면 광우병이 발병할 수 있다는 내용을 포함한 보도를 시작한 이후로, 전국적으로 미국산 소고기 수입 전면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가 펼쳐졌었다. 하지만 16년이 지난 현재, 당시 국민들이 우려하던 만큼의 위험성은 없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국민들이 전염병과 같은 어려운 생명과학 분야의 지식을 알기는 어렵지만, 언론에 대한 최소한의 비판적 사고를 가졌었다면 그 파장이 크지는 않았을 것이다.



현재 전국 대부분의 대학에선 ‘비판적 사고’ 혹은 ‘논리와 비판적 사고’라는 강의를 개설해 학생들에게 비판적 사고법을 가르치고 있다. 일부 대학에서는 해당 강의를 교양 필수로 지정해 학생들은 학위 졸업을 위해 필수적으로 수강해야 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그만큼 비판적 사고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시기이다.



비판과 비관의 차이점은 뚜렷한 근거와 확증의 유무에 있다. 비판은 근거 있는 부정적 사고인 반면, 비관은 근거 없는 부정적 사고이다. 이 때문에 지나친 비판적 사고는 비관적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한다. 개인 및 집단 간의 상호관계를 중요시하는 우리나라 사회의 특성상 지나치게 비판적인 태도를 취한다면 염세주의자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분명 비판적 사고는 필요한데 이 비판적 사고의 ‘선’은 어디까지인지 파악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성숙하게 비판적으로 사고하기 위해선 어떤 자세가 필요할까. 이를 위해선 자신만의 뚜렷한 잣대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성악설-성선설, 헬레니즘-헤브라이즘의 예시만 보더라도 인간은 자신이 경험한 세계를 기준으로 사고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헬레니즘의 경우, 알렉산드로스가 페르시아 제국을 정복하여 만들어진 대제국은 그 규모에 있어 매우 방대했다. 현대의 그리스-페르시아-인도에 이르는 큰 영토에 알렉산드리아라는 이름의 도시를 70개나 건설했으니 그 규모는 예상하기도 힘들 정도로 컸다고 볼 수 있다. 영토가 커지며 국가 내부에서의 소통은 점차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공동체 의식은 줄어들고, 개인의 행복과 자율을 추구하는 개인주의가 발달했다. 반면, 헤브라이즘은 유대교적, 그리스도교적 세계관과 구약 성서에 근원을 두어 발전한 사상이다. 이 때문에 인간과 인간 간의 의사소통보단 신과 인간 간의 의사소통이 더욱 빈번해 신 중심적 사상이 발달했다. 이렇듯 인간의 사고엔 당대의 사회 분위기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이는 현대에 와서도 동일하다.



자신만의 잣대를 세우기 위해선 다양하게 경험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대학생은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은 편이다. 꼭 자신의 전공만을 공부하기보다는 복수전공, 부전공 제도를 활용해 다양한 학문을 공부할 수도 있고, 교환학생, 어학연수 등의 제도를 통해 해외대학에 가서 색다른 경험을 통해 세계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습득할 수도 있다. 이렇게 각자 다른 경험을 하며 자신만의 고유한 잣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자신만의 잣대를 가지고 세상을 바라본다면 비판적 사고와 비관적 사고 사이의 자신만의 ‘선’을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세상은 넓고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내 생각만이 맞다고 단정 짓기보단 여러 환경에서 살아보고, 다양한 경험을 하며 자신만의 ‘선’을 만들어 비관적 사고가 아닌 비판적 사고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대학 학우들도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선’을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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