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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를 자꾸 숨기려는 어른들을 위해
홍도희 ㅣ 기사 승인 2019-10-06 11  |  622호 ㅣ 조회수 : 1037



홍도희 기자

(문창·19)



  “울음은 나를 진정시켜주고 삶 속의 고민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줘”라는 대사는 피트 닥터 감독의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 중 슬픔이의 대사이다. 이번 기자수첩을 통해 가자는 기자의 인생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에 대해 소개하려 한다.



  주인공인 11살 소녀 라일리는 미네소타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이사를 하게 되면서 정든 집과 오래된 친구들, 익숙한 생활을 잃게 된다. 그럼에도 라일리는 밝고 활기차게 지내기 위해 노력한다. 이것은 모두 감정컨트롤본부에 있는 기쁨이의 노력 덕이다. 하지만 라일리는 종종 기분이 우울해지는 것을 느끼는데 이것은 슬픔이가 라일리의 기억을 건드려 슬픔으로 물들였기 때문이다. 전학 첫날, 기쁨이의 지휘하에 라일리는 좋은 기분으로 학교에 가게 된다. 결국 자기소개를 하다 도중 슬픔이가 라일리의 기억을 다시 만지게 되고 라일리는 다시 우울함을 느낀다. 그러다 자기소개를 하던 중 고향과 친구들이 그립다며 눈물을 흘린다. 이러한 상황에 기쁨이는 슬픔이를 말리려다 오래된 기억들을 저장하거나 폐기해버리는 기억저장 공간으로 떨어지게 된다. 기쁨이와 슬픔이는 기억저장 공간을 헤매다 라일리의 추억 속의 친구 빙봉을 만나게 된다. 토끼의 얼굴을 했다가 고양이의 얼굴을 하기도 하고 주머니에서 사탕이 퐁퐁 나오는 라일리의 상상의 친구 빙봉은 기쁨이와 슬픔이에게 본부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을 안내해 준다. 빙봉과 기쁨이, 슬픔이는 생각의 기차를 타고 본부로 돌아가기 위해 여기저기서 출발하는 기차를 타려 기억저장 공간을 헤맨다. 기쁨이는 그저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만 앞서는데 때마침 꿈나라 청소부가 나타나 빙봉의 수레를 쓰레기장에 버린다. 기쁨이는 밝음과 긍정적임으로 어떻게든 빙봉을 위로하려 하지만 잘되지 않는다. 그때 슬픔이가 나타나 빙봉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위로해주고, 빙봉은 슬픔이와 이야기하며 한바탕 울어버린다. 그렇게 빙봉은 다시 기운을 차리고 기쁨이와 슬픔이를 기차역으로 안내해 준다.



  기자는 어릴 적부터 눈물이 많았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반에서 제일 잘 우는 아이였다. 조금이라도 슬픈 영화나 드라마를 봐도 울고 중학교 시절에는 북극곰 다큐멘터리를 보고도 울었던 적이 있다. 그렇다고 슬픈 일에만 울지 않고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곧잘 울었다. 그만큼 감정에 대해 솔직하게 살아왔다. 그러던 기자가 시간이 흘러 고등학생이 되고 성인이 되면서부터는 잘 울지 않게 됐다. 울지 않았다기보다는 울 수 없었다. 눈물을 흘린다는 것은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지 못한다는 뜻이고 어른스럽지 못한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던 기자에게 〈인사이드 아웃〉의 슬픔이는 우는 것은 나를 지켜주고 삶의 여러 고민들로부터 벗어나게 해준다는 것을 알려줬다. 슬픔이란 감정 역시 기쁨, 화남, 사랑과 같은 감정의 일부인데 슬픔이라는 감정만 너무 많이 감춰온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슬픔만이 줄 수 있는 위로가 있다. 영화에서 수레를 잃어버리고 절망하는 빙봉에게 위로가 된 것이 기쁨이가 아닌 슬픔이인 것처럼 말이다. 이렇듯 슬픔에게 위로를 받는 장면은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도 다시 등장한다.



  기쁨이는 기억저장 공간에서 감정컨트롤본부로 기억을 보낼 때 사용하는 튜브를 발견하게 되고 이를 타고 가기로 한다. 기쁨이는 튜브 공간이 겨우 한 명만 이동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라일리가 행복하려면 자신이 가야 한다며 슬픔을 두고 가버린다. 하지만 기쁨이가 탄 튜브가 고장 나면서 기쁨이는 쓰레기장으로 떨어진다. 이 모습을 보게 된 빙봉이 기쁨이를 쫓다가 함께 쓰레기장으로 떨어진다. 기쁨이는 쓰레기장에 버려진 빙봉의 빗자루와 수레를 발견하고 어릴 적 라일리가 빙봉의 수레를 타고 노래를 부르면 마치 날아가는 것과 같은 상상을 했던 기억을 재현해 탈출을 시도한다. 기쁨이와 빙봉은 노래를 힘차게 부르며 수레를 날렸지만, 탈출에는 계속 실패한다. 마지막 도전 때 수레가 날아오르는 순간 빙봉이 스스로 수레에서 뛰어내리며 무게가 줄어 기쁨이는 탈출에 성공한다. 그렇게 탈출에 실패한 빙봉은 사라지고 기쁨이는 잊지 않겠다고 말하며 그렇게 빙봉과 작별한다. 기쁨이는 이 일로 삶에는 기쁨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슬픔이와 우여곡절 끝에 상상의 나라의 트램펄린을 이용해 본부까지 돌아온다. 기쁨이 돌아옴과 동시에 그동안의 일을 이유로 가출을 하려고 했던 라일리는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향한다. 집에서 부모님과 라일리가 마주한 순간 기쁨이는 슬픔이만이 지금 상황을 해결할 수 있다며 슬픔이에게 핵심 기억을 넘겨준다. 라일리는 부모님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그렇게 라일리는 원래대로 돌아오고, 새로운 형태의 핵심 기억과 함께 다양한 섬들을 탄생시키며 성장한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빙봉과의 이별을 계기로 기쁨이는 결국 슬픔이를 이해하고 둘은 화합한다. 기자는 커가면서 기쁨이라는 감정이 슬픔이라는 감정보다 우위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슬픔의 감정을 억누르며 티 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영화 〈인사이드 아웃〉을 통해 감정은 동등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슬픔은 누군가를 위로할 수도, 성장시킬 수도 있는 중요한 감정이다. 물론 슬플 때마다 모두 표현하고 표출하는 것이 옳은 방법란 것은 아니다. 그래도 가끔 슬픔이가 우리의 핵심 기억을 조정할 때는 눈치 보지 말고 솔직해져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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