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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과에 입학하고 전공 강의를 들으며 가장 많이 접했던 키워드는 ‘AI 인공지능’과 ‘4차 산업혁명’이었다. ‘챗-GPT’ 같은 생성형 AI부터 번역을 손쉽게 해주는 ‘파파고’까지. 기술은 이전보다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제는 해외에서도 번역기를 활용하면 외국인과 원활하게 대화할 수 있고, 복잡한 문제도 AI가 해결책을 알려준다. 이처럼 편리한 시대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왜 여전히 책을 읽어야 할까?
EBS 교육방송 진행자로 활동했던 복주환 저자가 집필한 「생각 정리 독서법」에서는 AI 시대에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첫째,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사고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AI 덕분에 삶은 빠르고 편리해졌습니다. 하지만 AI에만 의존한다면 인간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점점 잃게 될 겁니다” 책을 읽지 않고 AI에만 의존하게 되면 인간의 사고력과 창의력은 점차 약해질 수밖에 없다. 사고력과 창의력은 단번에 길러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다소 소요되더라도 책을 읽어가는 과정을 통해 점진적으로 발전하는 능력이다. AI가 제공하는 방대한 정보를 정확히 이해하고 활용하려면, 인간이 스스로 생각하고 정리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이며 이러한 독서 과정이 쌓일 때 AI를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
필자는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했을 때 조직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회사는 이제 막 사회에 뛰어든 신입사원에게 업무를 하나하나 가르쳐 주는 일이 드물었다. 모든 일을 스스로 책임지고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회피하지 않고 조직 문화에 적응하려는 마음으로 해답을 찾기 위해 책을 찾아 읽었다. 책 속에는 작가가 오랜 사회생활을 통해 얻은 통찰이 담겨 있었다. 누구도 쉽게 알려주지 않는 회사 생활의 기본적인 태도와 문제 해결 방식을 배울 수 있었다. 단순한 정보 습득을 넘어 실제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지혜를 얻었던 경험이었다.
아이돌 그룹 아이브의 장원영 역시 단 몇 초의 짧은 영상만으로 대중의 평가를 받아야 하는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그러나 그녀는 작년 최고의 유행어였던 ‘럭키비키’의 장본인이 되며 긍정적인 사고로 어려움을 극복하는 태도를 보였다. 장원영은 유튜브 ‘살롱 드립’에 출연해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와 공자의 「논어」를 읽었다고 밝혔다. 쇼펜하우어의 염세적인 철학에서 위로를 받고, 논어의 ‘군자는 떳떳하고 소인은 늘 근심한다’는 구절에서 마음의 안정을 얻었다고 전했다. 그녀가 확실하지 않은 정보로 악플에 시달리던 시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타고난 기질도 있겠지만, 책을 통해 삶의 지혜를 얻고 내면을 단단히 다졌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생각 정리 독서법」에서는 책을 ‘사람’처럼 여기면 책 읽기가 한결 쉬워진다고 조언한다. “책을 어떤 주제에 대해 깊고 넓게 이야기해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보세요. 책이 단지 종이와 글자로 이루어진 물건이 아니라, 나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친구라고 여겨보는 겁니다” 철학 책을 읽을 때는 인생의 조언을 얻기 위해 철학적 견문이 많은 지식인을 찾아간다고 생각해 보자. 시사 책을 읽을 때는 세상 돌아가는 일이 궁금할 때 전문가에게 조언을 듣는다고 여겨보자. 이렇게 접근하면 책에 대한 장벽이 한층 낮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