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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하부터 옥탑방까지, 주거 빈곤 세상은 어디서 왔나
서나연 ㅣ 기사 승인 2025-02-17 18  |  700호 ㅣ 조회수 : 34

▲ 어떤 고시원은 책상 아래 침대를 놓아 편하게 잠을 잘 수 없는 구조다. 고시원 이용자는 그래서 '다리에 멍이 많다'고 했다. 자는 동안 부딪히기 때문이다.



 서울에 노동 인프라가 초집중된 현실과 한국 사회의 유구한 부동산 열풍은 도시 생활자들에게 고시원, 반지하, 옥탑방을 ‘애증’의 공간으로 만들었다. 이러한 주거 환경에서 살아가는 청년들을 보호할 장치, 비인간적인 환경을 규제할 시스템이 한국 사회에 충분히 마련돼 있을까?



 행복주택을 비롯한 사회적 지원책은 존재하지만, 이는 오히려 청년들을 ‘가난 줄 세우기’에 내몰 뿐, ‘인간답게 살아야 할 공간’에 대한 논의를 확산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주거 빈곤 시설은 단순한 열악한 환경 그 이상이다. 이는 누군가에게는 어쩔 수 없는 ‘보금자리’이기도 하다. 다중생활시설에서 노년을 맞이한 이들, 혹은 청년 시절부터 벗어나지 못한 이들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이처럼 주거 문제는 특정 계층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친 구조적 문제로 접근해야 할 사안이다.



 다시, (구)최고 권력자의 ‘방’을 들여다보자. 지난 19일 그는 피의자 대기실을 나와 일반 수용동 독방에 수감됐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해당 독방은 3.67평 규모로, 일반 수용자 56명이 생활하는 방을 개조한 것이라고 한다. 필자는 그가 더 열악한 환경에 가야한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문제는 특정 개인의 수감 환경이 아니라, 무고한 시민들이 그보다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논의해야 할 것은 특정인의 처우가 아니라,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인간다운 생활 공간’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변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주거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지원책을 넘어, 보다 근본적인 정책 개선과 제도적 개혁이 필요하다. ‘인간다운 생활 공간’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에 대한 논의가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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