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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 『마음』
꾸준히 편지를 주고받는 스승과 제자가 있다. 나의 일상을 누군가와 공유한다는 일은 꽤 설레는 일이다. 『마음』은 화자인 ‘나’와 선생님이 주고받은 편지들로 구성된 책이다. 독자는 화자의 마음에 이입되어 선생님은 어떤 분이실까, 또 어떤 답장을 보내실까 궁금해하며 책장을 넘긴다.
상대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이란 모두에게 쉽지 않을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정성스레 마음을 담은 글을 쓰고 뜯어고친 끝에 상대에게 보낸다. 우리는 상대가 부담을 덜 받도록, 더 많은 이야기를 끌어내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전해진 내 마음을 그는 어떻게 생각할까. 너무 가볍지는, 혹은 너무 무겁지는 않을까. 우리는 고민한다.
오랜 고민은 때로 적절한 시기를 놓치기도 한다. 어떤 걱정을 하며 어렵게 마음을 전하든, 상대의 마음마저 바꿀 수는 없다. 우리가 걱정을 하든, 하지 않든 답장은 상대의 몫이다. 때론 큰 결정을 마쳐야 다음 순서로 넘어가 다른 과정을 밟을 수 있을 것이다. 부디 당신의 마음이 그에게 가서 온전히 닿기만을 기도하겠다.
김민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