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나 가슴속에 본인의 꿈을 갖고 살아간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쏟아붓는 노력과 열정은 대부분 아름다운 장면으로 꾸며지곤 한다. 하지만 극단적인 열정이 자신에게 더 큰 고통이 된다면 어떨까? 영화 <위플래쉬>에서 최고의 드러머를 꿈꾸는 앤드류와 그를 극한으로 몰아붙이는 폭군 같은 교수 플레처의 모습은 위 질문을 생각해보게 한다.
앤드류는 음악학교에서 드러머가 되기를 꿈꾸며 끊임없이 연습하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힌다. 그러던 어느 날, 홀로 연습 중이던 앤드류는 지휘자 플레처 교수를 만난다. 앤드류의 드럼연주를 듣던 플레처 교수의 “내일 6시까지 밴드 연습실로 와라”라는 말에 둘의 뜨거운 만남이 시작된다.
플레처 교수는 앤드류의 연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엄청난 욕설과 모욕을 하는 방식으로 그를 대한다. 심지어 의자를 던지거나 드럼을 부수는 폭력적인 행위도 주저하지 않는다. 플레처의 거친 지도 방식으로 엔드류는 점차 자기 자신을 잃어갔고 오직 드럼만을 향한 집착을 보여준다.
결국 영화에서는 최고의 드러머가 되겠다는 앤드류의 열정과 완벽한 밴드를 만들려는 플레처 교수의 열정은 충돌과 갈등을 거쳐 놀라운 엔딩을 맞이하게 된다. 폭력도 마다하지 않는 플레처의 강한 코칭과 손에서 피가 나도록 본인을 몰아붙인 앤드류의 노력이 좋은 결실을 맺은 것이다.
이 영화를 보면 ‘앤드류와 플레쳐의 광기어린 열정이 과연 옳은 것인가?’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또 영화 속 앤드류의 행동을 보며 ‘본인의 꿈을 위해 연인과 가족을 멀리하면서 까지 노력을 하는 것이 가치 있는 일인가?’, 플레처 교수가 앤드류를 대하는 방식을 보며 ‘어디까지가 폭력이고, 앤드류를 위한 일인가?’, ‘예술에서는 성공을 위해 어느 정도의 광기까지 허용되는 것인가?’ 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영화에서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주지 않는다. 그 대신 앤드류와 플레처는 서로를 파괴하지만 역설적으로 서로를 완성시킨다는 점에서, 영화 <위플래쉬>는 단순히 주인공의 성장 영화가 아닌 예술의 광기와 성공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작품으로 남는다.
이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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